뵈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뵈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이리 인사를 올리면서, 요즈음 저에게는 이 인사 말씀이, 너무나
감동이요
참으로 아름답고 귀하고, 가슴을 울리는, 절절한 싯귀(시구 詩句)!
아니 한 편의 시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고 정답고 살가운 분들이 세상을 뜨셔서, 이런 인사를
드리고 싶어도 그리 못 하는 안타까움이 있어서입니다.
바로 지금처럼 여기 귀하신 분들을 뵈면서, 인사를 올릴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한지 모릅니다.
어디서 언제든 반가운 분들을 만나면, 직접 밖으로는 표현 못 하는 경우라도,
속으로는,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합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여서 귀하신 분들 좋은 사람들을 많이 자주 뵙고 만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다짐하는 저의 한해의 아주 중요한 계획은 노래를 많이 부르는
것입니다.
건강의 활력소인 엔돌핀 다이돌핀은 노래를 부를 때에 불끈불끈 솟는다
합니다. 밝고 고운 소망의, 감동을 불러오는 노래를, 간절한 신앙의 찬송을
부르고 싶습니다.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하고 더욱이 요즈음 고심하는 그 고약한 치매를
멀리 할 수 있어서입니다.
이 병은 젊은 사람들도 많이 앓는다 합니다.
좋은 시들의 노래 서른 곡쯤 골라서 달달 외워서 시간 나는 대로 부르고
부를 것입니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였습니다.
이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새롭고 훌륭한 시들을 읊게도 될 터입니다.
분명히 그럴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도 있습니다.
치매도 예방하고 좋은 시도 짓고, 혼자 생각으로도 아주 좋고 그럴 듯
하여 웃습니다.
연습으로, 잘 아시는 정지용 선생님의 제법 긴 시 “향수”를 골랐습니다.
그냥 외우려면 어려워도 노래로 하면 수월하고 재미도 있습니다.
이제 제가 지은 시 한 편과 “향수”를 들려드립니다.
치매예방 (이찬용)
노시인께선
세계 산들의 이름을 모아
무시로 외우셨단다
그 많은 산들을 찾으시다
워낙에 시인이시라
웅장한 산들의 열병
마침내
후미진 골짜기 흐르는 물
소슬한 바람 소리까지 헤아리시고
휘도는 산의 정기
시심으로 함빡 채우셨으리
그러나 이제는
너무 멀리 계신다
별이 빛나는 밤
회오리쳐 솟아오르는
빈센트 반 고흐 의 훗훗한 숨결
오 휘황한 별자리
소리치는 별
저들의 이름을 부르며
꿈 많던 뒤안길을 짚어 볼까나
그런데 어쩌나
오늘은
잔뜩 심술이 나서 내내 희부연 하늘!
월간문학 ('09.5월)
치매는 좀 어려운 병입니다.
분명 살아는 있으나 사는 것 같지 않고, 본인은 물론이요 함께 하는 모두를
힘들고 못 할 일을 겪게 합니다.
한번 잡히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반드시 미리 막아야 하는 병입니다.
예방의 최선의 방법은 머리를 놀리지 말고, 현명하게 자꾸 써야, 굴려야,
사용하여야 한다 합니다.
서정주 선생님은 세계 산들의 이름들을 모아 두시고는 시간 있을 때마다
외우셨다 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아름다운 그림 "별이 빛나는 밤" 그 별들의 이름을 외우며
부르며 머리를 회전시켜도 좋을 것입니다.
우선 저는 시 “향수”의 좋은 점을 살펴보려 합니다.
정지용 선생님은
우리나라 현대시의 새로운 장을 열은 시인이라 합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시 언어의 마법사라고도 합니다.
이 시인이 만들어 낸 우리말 한글 시어의 맛깔은 기가 막힙니다.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이런 훌륭한 시인들이 모두 이 분의 추천을 받아서
성공들 하셨습니다.
향수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의 하나입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참으로 아름답게 잘도 그렸습니다.
1.내용이 아주 좋습니다.
친근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다수운 이야기들을 주욱 담았습니다.
2.표현방법
은유 상징 활유 시각 청각 촉각 운동의 또 이들이 어우러진
공감각의 기발한 묘사는 우리로 사뭇 놀라고 감동하게 합니다.
몇을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희망의 상징)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활유, 운동감각)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소리를 시각으로)
(공감각)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소리를 의인 은유 운동감각)
엷은 졸음에 겨운 (시각)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만질 수 없는 햇살을 등에 지는 시각 촉각으로)
함부로 쏜 화살 (추억 동경의 이미지)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의인 은유) (꿈결 같은 이미지)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별의 흐름을 의인화)
3.가슴을 울리는 가락이 있습니다.
모든 흐름이 그러하나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기찬 이 후렴의 반복은 애틋한 그리움으로 휘둘리게 합니다.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 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 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1927)
좋은 시들을 외우시고, 감동의 노래 간절한 찬송을 부르시면서,
오는 한해, 건승하시고 행복으로 충만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찬용 시인님의 세상을 사랑하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자신의 맑은 마음을 엿보이게 한 글입니다.건강하세요.그래야 더불어 건강하고 오래 삽니다
감사합니다!
향수는 언제 읽어도 감동입니다. 그 시절에 저런 감성과 시어가 존재한다는 극사실주의가 놀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