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해양레저특구 회생 가능한가?
구덕포 송정해양레저컨트롤하우스 사업자 변경 주민설명회
지난 6월 8일 오후 3시, 송정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송정마리나 사업자 변경에 따른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2009년 10월 수영강, 동백섬, 송정 죽도와 함께 해양레저특구로 지정된 구덕포 지역에서 ‘송정해양레저컨트롤하우스’를 운영해오던 ㈜한국해양레저스포츠가 강제경매에 의해 ㈜한국해양레포츠송정마리나(이하 송정마리나)로 사업자가 변경되었다.
한국해양레포츠송정마리나의 전장표 이사는 그동안 경영관리의 실패로 해양레저 스포츠타운의 역할을 못했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사계절 해양레저 상품을 개발하여 송정 지역의 해양레저문화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구덕포의 해양레저특구 사업자는 2007년 7월 선정되었으나 10년 만인 2017년 6월에야 민간자본 100억이 투자되어 송정해양레저컨트롤하우스를 개장했지만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1년 9개월 만인 2018년 3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는 듯했으나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2019년 5월 강제경매 개시가 결정되어 2020년 5월 새 인수자가 결정되었다.
관련 법에 의거 사업자가 변경되면 주민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열도록 되어 있다. 이날 송정동의 주민자치위원과 개발위원, 서핑협회원, 일반 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가 열렸다. 오랫동안 구덕포 해양레저특구를 둘러싼 회사 내부의 분쟁 과정과 그 내용은 제삼자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다소 왜곡이 있을 수 있으나, 회의장에서 오고 간 토의 내용을 가감 없이 정리해 보았다.
•송정 주민공청회 열려
▲송정개발위원회 부위원장 : 계속 사기꾼만 들어오는 통에 해양레저는 사라져 버렸다. 차라리 썩어빠진 시설을 다 덜어내면 좋겠다. 6년 동안 장사도 못하고 주변 관리가 엉망이다. 그전에 운영하던 업체들 중 일부는 10억을 투자하고 일부는 40억을 투자했다는데 제대로 운영을 못했다고 들었다. 새 운영사가 20억을 투자해서 잘 되겠는가?
▲사업자 측 : 부채 문제는 앞선 사업자들의 문제인데 현황을 잘 파악해 다수 선의의 피해자들과 협의하겠다. 합법적으로 법인을 인수해서 운영하는데 법적 책임이 있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겠지만 법적 근거 없이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강경옥 해운대구 문화관광과장 : ‘더베이101’외에 3개의 특구사업은 전부 잘되지 않고 있다. 사업자 변경의 속내는 잘 모르겠지만 현 사업자가 잘 해보겠다고 하니 일단 믿고 지적할 부분은 하고 도와주어야 할 부분은 도와서 해양레저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 그동안 옆에서 지켜봐 온 송정 주민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송정 주민 : 인수업체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인수받아 운영을 준비 중이라는데, 법인이 변경되는 데 따른 공청회 전에 주민간담회가 선행됐어야 했다. 법인 인수 과정에 법 절차상 문제가 있어 피해자들이 해운대경찰서에 고소하여 조사 중인데 구청에서는 확인도 하지않고 공청회를 열었다. 비정상적인 마인드를 갖고 운영하면 안 된다.
▲해운대라이프 기자 : 설명 내용을 들어보니 더베이101처럼 해양레저보다 객실이나 식당 같은 부대시설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아닌가 염려된다.
▲사업자 측 : 지하에는 안전시설과 계류장을 잘 만들어 바다카약이나 서핑 등 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1층에는 VR체험과 공유오피스, 촬영장비를 갖춘 해양레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신설해 해양레저 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이다. 해양 치유, 생존수영, 해양응급 및 레포츠 자격증 관련 클래스도 만들어 해양레저스포츠 관광의 메카로 만들 것이다.
▲해운대서핑협회 고문 : 송정해수욕장은 서핑숍이 주도하여 서핑문화를 잘 형성해왔다. 2018년 태풍 피해를 입은 이후 송정마리나를 비경험자나 비해양인들이 운영하다 보니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운영 부분을 어떻게 할지? 서핑숍은 영세업자로 서로 협업을 기대한다.
▲사업자 측 : 앞선 사업자들이 여름 한 철 임대를 주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직영 위주로 전부 직원들이 직접 운영할 것이다. 체험학습, 해양레저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고 숙박객도 해양레저를 하는 사람들만 받을 예정이다. 룰을 지키며 서핑협회 등 기존 송정 업체들과 의논 하에 협업화하는 상품개발도 진행 중이다.
▲송정동 주민자치위원장 : 임금을 못 받은 사람들과 공사대금을 못 받은 공사업체들에 대한 피해 보상도 필요하고 서핑 업체를 비롯해 송정 주민들을 위한 상생방안이 필요하다.
▲자치위원회 고문 : 미역 양식장과 해녀들도 많이 있는데 상의했는지 배려가 필요하다.
▲송정 주민 : 당초 해양레저컨트롤하우스로 이름을 지은 이유가 무엇인지? 해양레저특구법에 의해 한국 1호로 해양레저특구로 지정되었는데 목적 사업에 맞게 운영되도록 구청에서 관리 감독해야 한다. 더베이101도 목적 사업에 맞지 않게 영업하는 걸 방치하면 공무원들의 직무유기다. 자본금 백만 원짜리 회사가 경매에서 낙찰을 받아 운영사로 나선 것은 문제가 많다.
▲강경옥 과장 : 공무원들이 순환보직으로 업무가 바뀌다 보니 여기 있는 송정동 주민들보다 내용을 더 모를 수 있다. 구청에서는 사업이 잘 되게 격려하고 지원할 계획이지만, 주민들도 언제든지 문제점과 의견이 있으면 알려주기를 바란다. 송정마리나 사업체 등기이사들의 내부 분쟁으로 인해 사업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에 몰려 불법적인 방법으로 경매를 통해 법인이 바뀌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따른 형사고발 건이 어떻게 결말날지 모르겠지만, 복잡하게 얽힌 송정 구덕포 해양레저의 정상화는 불투명해 보인다. 2007년 의욕적이고 창의적으로 추진되었다고 하는 4곳의 해운대구 해양레저특구사업 중 한 곳도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곳이 없다. 과연 해양레저 해운대는 멀기만 한 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