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부고장이 날아오다니 이 무슨 일입니까?
정말이란 말입니까?
어찌된 사연인지 직접 물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원장님을 만난 지는 삼사년되었지요.
제가 살고 있던 충효 이안 아파트에 가게를 열고 난 뒤 얼마 안되었을 겁니다.
박준수 피부 미용이라고 적혀 있는 간판을 보고 들어갔습니다. 당연히 원장님은 남자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고운 여자 원장님께서 저를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습니다.
조카 결혼식을 가기 위해서 피부를 좀 다듬고 싶다, 이쁘게 하고싶다고 그랬더니
알겠습니다.
답하면서 설명을 하며 두 손으로 차근차근 정성스럽게 만져 곱게 다듬어 주셨죠.
그리고 조카결혼식에 다녀오고 저는 주기적으로 피부를 관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열흘에 한 번 이렇게 관리를 받았습니다.
그 때마다 원장님은 얼굴 뿐만 아니라 어깨에서부터 손가락끝까지 온몸이 불편한 나를 위해서 정성스럽게 만져 주었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부자되라고 친구도 소개했습니다. 친구와 나란히 누워 밀린 이야기도 하면서 원장님의 케어를 받았습니다.
처음이나 끝까지 한결같이 두손으로 직접 관리하던 원장님이었습니다.
나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원장님 손으로 그렇게 힘들게 일하다 나중에 팔을 못 쓰면 어떡하죠?
걱정됩니다. 손을 부디 아끼십시오.
저도 손이 가끔아픕니다, 하며 해맑게 웃었지요
그래도 제 욕심이 먼저 앞섰죠. 정말 나는 원장님의 케어를 계속 받고 싶었어요.
코로나도 무사히 넘어갈 때 제가 동생 암 케어하느라고 바빠서 규칙적으로 다니지 못했습니다. 어쩌다가 내가 시간여유가 생겼을때 톡하면 시간을 조정하여 관리를 해주신 원장님 참으로 고마우신 원장님이었습니다.
근데 4월 시간이 나서 연락을 했더니 답이 뚝 끊겼죠.
웬일인가 가게 문을 닫았나 이런 생각을 하고 그래도 이유가 있을거라 믿으며 연락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근데 이런 연락을 받다니요. 어찌하면 좋나요?
그 자랑하던 예쁜 딸 어찌하나요?
따뜻한 밥이라도 한 끼 벌써 대접했어야 되었는데...
벌써 저의 팔과 어깨는 원장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데 누구한테 부탁을 하면 좋을까요?
비는 주룩주룩 내립니다. 아내와 엄마를 보내야 하는 상가의 분위기는 어떠할지 염려스럽습니다.
그래도 남은 사람들은 살아가겠지요.
하늘에서 따님을 위해서 남편을 위해서 우리들을 보살펴주던 그런 마음으로 챙겨 주시겠죠.
어쨌든 여기 땅의 일은 잊으시고 하늘나라에 거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곳에서
편안하게 이때까지 고생했던 두 손을 휴식하시길 바랍니다.
많이 그리울 겁니다!!! 영면하소서.
첫댓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분게서~
편안하게 다음 세상으로 가셨겠지요.
원장님의 영혼과 유족과 이웃사촌인 릴리선생님께 애도와 위안의 말씀을 전합니다.
고인의 극락왕생을 빌면서 반야지혜(불생불멸)를 표현한 틱낫한스님 시를 올려봅니다.
I still come and go in freedom, 나는 여전히 오고 감에 자유로우니,
being and non-being are not a question. 존재와 비존재에 걸림이 없네.
Arrive home, my child, with relaxed steps, 아이야! 느긋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오렴!
Only one moon, 단지 하나의 달이니,
not waning nor waxing. 이지러지지도, 차지도 않네.
Do you know the wind is still here? 바람은 여전히 여기에 있는 줄을 아느냐?
When distant rain reaches nearby clouds 먼 데 비가 구름 곁으로 다가오고
drops of sunshine fall from on high 햇살이 높은 곳에서 쏟아질 때,
so the earth can see the always-clear sky. 대지는 늘 청정한 하늘을 볼 수가 있지.
우리 카페 <음악의 뜨락>에 노래가 올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