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딸이 귀갓길에 사들고 온 붕어빵
올 들어 처음 먹어보는 붕어빵이 진짜 겨울을 알린다
그날이 마침 12월 1일이었으니 겨울로 들어가는 첫날에 어울리는 겨울의 시그니처 간식이 맞네
붕어가 다 크지 않은 어린 새끼붕어다
예전엔 통통하니 크기도 제법 커서 손으로 꽉 잡고 먹을 정도였는데
올해엔 손가락 끝으로 집고 먹어도 되겠다 히잉
더 작은 미니붕어빵은 따로 있음
올해도 고심 끝에 달력을 골라 구입했다
클림트, 고흐, 모네, 모지스, 등의 작품이나
여행 중 갤러리에 들렸을 때 구입한 달력을 주로 걸었는데
올 여행은 갤러리가 빠진 여정이라 빈손으로 돌아왔다
세상에
뉴욕 센트럴파크 근처의 그리도 많은 갤러리를 다 놔두고 그냥 오다니...
올 해엔
우리 주변의 순간을 남긴 사진이 들어간 달력이다
직장인들은 빨간 글씨 휴일을 먼저 챙겨보겠지만 나는 휴일에 대해선 무덤덤하다
평일이 휴일인 사람이니까
올 달력은 외롭게 1장 남았다
우리 가족은 중요한 스케줄을 서로 볼 수 있게 달력에 표시하는데
깜빡 잊고 표시를 안 하면 서로의 스케줄에 격려나 관심을 받지 못해 난감할 때가 있다
중요한 일로 세수하고 화장하며 분주한데 오늘 왜 갑자기 세수를 해? 하는 질문을 받으면
영락없이 스케줄을 적어놓지 않은 거다
서로의 스케줄을 보면서 당일의 일에 잘 다녀와 혹은 오늘 좀 힘들겠네 하는 격려와 인사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새 달력에는 친절하게도 올 11월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14장의 달력 페이지가 담겨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지만 누군가의 눈엔 어느 순간이 벅차게 아름다울 수 있고
가슴을 뛰게 하는 동력이 담길 수도 있을 것다
내년 달력을 미리 걸자니 겨우 한 달 남은 올해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한 켠에 그냥 눕혀놨다
2024년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달력 자리는 곧 크리스마스 리스가 차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