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2(일)
전날 하루종일 오락가락 비가 오는 바람에 뒤숭숭해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던 중 다음 주부터는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 일기예보를 접하니 얼마전 <민물어>님께서 경남 고성에서 가시납지리를 잡은 적이 있으시다며 위성지도에 깨알같은 정보를 적어 메일을 보내준 바가 있어 찌푸드드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시납지리를 찾아 떠났읍니다. 집사람은 아들녀석의 기말시험공부를 감시해야한다며 같이 동행해주지 못함을 미안해하며 얼음물 한통만 봉지에 담아주네요. <민물어>님이 정말 상세하게 정보를 보내주신 덕분에 단번에 탐어지를 찾아낼 수 있었읍니다. 처음 도착한 곳은 폭이 4미터쯤 되는 콘크리트로 형성되어 바다로까지 이어진 농수로였는데 물색이나 깊이로 볼 때 가시납지리가 살고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포인트였읍니다. 50여미터 간격으로 통발 4개를 던져두고선 대기하는 동안 수심이 얇은 곳에서 구석구석 족대로 탐색을 하였더랬읍니다. 잡히는 거라곤 참붕어, 줄몰개, 미꾸라지, 붕어치어랑 생이새우뿐이라 깊은 곳에 던져둔 통발에 기대를 걸었으나 두번의 투입결과는 줄몰개와 참붕어뿐이라 두번째 포인트로 이동하였읍니다.

< 제 1 탐어지 전경 >

< 줄몰개>

< 초롱초롱 아기붕어 >
두번째 탐어지는 바다로 연결되는 하천의 최하류부인데 유역이 넓은 관계로 퇴적물들이 쌓여 나무와 풀이 자라는 부분이 마치 섬처럼 이어지고 끊어지고 하여 형성된 큰 웅덩이인데 붕어낚시꾼들의 출입이 잦은 듯 쓰레기가 만만찮게 많은 곳이었읍니다. 물가로의 접근이 쉽지않아 낚시꾼들이 자리한 곳을 찾아 두군데에 두개씩의 통발을 던져두고선 또 주변의 수로를 확인하는 작업을 시작하였읍니다. 세군데의 간략탐어결과는 송사리 십여마리가 전부였고 무지막지한 모기떼로 인해 노출된 곳은 거의 피범벅에 울퉁불퉁 부어올라 더이상 탐어를 계속할 순 없었읍니다. 혼자 왔었기 망정이지 집사람이랑 같이 와 제 모습을 봤다면 아마 틀림없이 3일간은 곁에 오지 말라고 했을 겁니다. 기진맥진 돌아와 통발을 걷어보니 역시나 "꽝". 바로 앞부분의 수심이 한길정도는 될 듯 싶게 깊은 곳이라
새우도 한마리 담겨있지 않았더군요.

< 제 2 탐어지 전경 >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고 하늘은 약간 갠 듯하여 담배를 한개 피워 물고는 주변에 들를만한 곳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예전에 붕어낚시를 한창 헀을 즈음에 납자루류가 많이 낚여 귀찮을 지경이었던 문산의 한 저수지가 생각나 혹 그때 애를 먹였던 녀석이 가시납지리였나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게 아니겠어요? 제법 크고 통통했던 걸로 기억나 그길로 지인에게 저수지의 이름을 물어 문산으로 향하였읍니다.

< 모기들의 천국이었던 제 3 탐어지 전경 >
원래 낚시터였던 곳은 그 동안에 수자원공사에서 제방공사뿐만 아니라 아래동네에서 저수지로 연결되는 주변 도로공사까지도 말끔히 해놓아 처음엔 잘못 찾아갔나할 정도로 어리둥절해질 지경이었읍니다. 물가로 진입할 수 있던 통로는 나무를 심어 완전히 차단해놓았고 낚시및 물놀이를 금지하는 플래카드를 여러 곳에 설치해놓고선 마을주민인지 관리인인지 알 수 없는 분이 나서서 접근하면 안된다고 주의까지 주더라구요. 디행히 이 저수지는 윗부분에 또 하나의 저수지가 있어 거기로까지 올라가니 낚시하는 분이 서너명 텐트를 치고 계신게 보여 구석에 차를 댄후 통발 두개를 살그머니 던졌드랬읍니다. 기다리는 동안 물가를 내려다보니 출새우랑 밀어가 발아래에서 먹이를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게 보여 손으로만 줄새우를 수십마리 채집할 수 있었읍니다. 낚시꾼들이 건드리지 않은 탓인지 사람의 손길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 녀석들이 신기할 지경이더라구요. 20여분후 묵직한 손맛까지 선사하며 올라온 통발에는 큰납지리와 참붕어가 잔뜩 들어있더군요. 아마 여기는 큰납지리가 단일종으로 번식해 저수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모양이었읍니다.

< 제 4 탐어지 전경 >

< 큰납지리 >
아직도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오늘은 가시납지리와의 인연이 없는 것으로 마음먹고 서둘러 철수하여 집으로 돌아왔읍니다. 집사람이 왠일로 이렇게 일찍 돌아왔나며 반색하며 씻고 있는 동안에 안주를 만들어 내놓는 바람에 하루의 허망함을 소주 한병으로 달랠 수 있었읍니다. 얼근히 취한 머리로 장마기간동안 수조도 정리하고 준비도 하여 또다른 곳으로의 여정을 꿈꿔봅니다.
첫댓글 나비님 은근히 고집스러우신 분인가 보네요
제가 두번에걸쳐 가시납지리 채집방법과 서식지 환경을 아주 자세히 말씀올렸건만
이번에도 제말을 무시하셨군요
가시납지리는 저의 경우에도 채집망에는 단 한마리 그것도 저녁해질녂에 설치후 익일 아침해뜨기전에 수거한 새우망에 단한마리 들었었구요
나머지는 모두다 조용히 물에입수후 반두로 수초쪽으로 몰아서 잡은것임을 다시한번주지 해주시고요
서식지 조건도 농수로 넓이 4~5미터, 깊이 어른허리정도, 물가에만 수초가 밀생한 농수로입니다
위사진보면 한군데도 제가 채집가능했던 서식지와 조건이 맞는곳이 없군요
여하튼 열심히 하시니 언젠가 성공하시길 빕니다
제 경우에는 1박2일의 탐어일정을 잡기가 힘들어 짬나는대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관계로 귀하의 말씀을 좇기가 곤란한 점이 있으니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가시납지리를 잡아보기는 여수에서 통발로 다섯마리 채집해본 게 전부라 탐어지에 대한 정보나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노하우가 없읍니다. 귀하처럼 제 글을 보신 회원분들이 애정이 가득한 정보를 주시는 바람에 이곳저곳 다녀와보는 수준이니 너무 노여워하시지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귀하의 성의를 마음 깊이 새겨서 성공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도록 하겠읍니다.
@nabi1961 에고고 제가 나비님을 원망하는건 아니였구요 단지 너무 고생만하시는거 같아 민망해서 드린말씀이니 섭섭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ㅠㅠ
@쿠울쿠울가이 귀하께서 그토록 세심하게 코치를 해주셨는데도 이 모양이라서 마음이 많이 상하셨을까봐 걱정하였는데 또다시 용기를 주시니 그저 죄송스럽기만 하네요. 전 무지 더럽거나 무릎이상 빠지는 곳에는 잘 입수하지 않는 편인데 다음달 서천에 다시 갈 때에는 귀하의 말씀을 성실히 좇아 결실을 만들어보도록 하겠읍니다. 제게 너무나 많은 호의를 베풀어주심에 대해 거듭 감사드립니다.
쿠울가이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강하시죠?
@빈집 네 사정상 눈팅만 하며 지냅니다 잘지내시길 빕니다
제목을 딱 봤더니 이번에도 꽝이시구나....하고 짐작이 가네요. 하하하. 괜히 저는 속으로 계속 꽝이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야만 나비님의 탐어기를 계속해서 읽고, 볼수가 있읉체니까요. 여하튼 이번에도 좋은 사진, 글, 안타까운 심정 잘 봤습니다. 가까운데 사시면 탐어가실때 함께 헤멧으면 참 좋겠다 싶네요. 꼭...꼭...성공하셔서 성공기를 읽게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하도 가시납지리 꽁무니만 좇아다니다 보니 이젠 탐어결과에 대해서는 개의치않는 수준(?)에까지 오른 듯 한데 그동안 이녀석을 찾아헤맨 관성에 따라 시간이 날 때마다 저도 모르게 탐어길에 오르는 것 같읍니다. 동행해주는 집사람이 있는 덕분에 시리즈가 끊기지 않고 계속되나 봅니다.
가시 납지리..
왕창 잡아서 택배루 보낼까유?
가시납지리가 나비님을 많이도 훈련시키는 듯 합니다.
그게 탐어의 재미 인듯 하네요..^^
저희 쪽에 가시납 정말 많은데요~ 검색해보니 나비님께서 시즌2에 다녀가셨더라고요!^^ 즐거운 탐어 되세요!
역시 형님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