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참을수 없어 음악의 힘으로 극복을 해보고자 힘든 발걸음 결심했습니다.
누구 만나러 간다한다는 핑계대고 예술의 전당 다시 찾았습니다. 2번 부활과 그때 아름다우신 분과의 데이트로 잠시 미뤘던 대지의 노래 볼려구 갔습니다.
가는 길에 옛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12년전 고 1때 슈베르트 물방앗간의 아가씨중 '시든꽃' 따라부르고 차이코프스키 가곡에 빠져 풍덩풍덩하다가 말러를 알고부터 생활의 변화가 일어났지요.
당시의 음악하던 친구들 사이에서도 말러를 이야기하면 지금의 왕따를 당할때였고 큰 레코드 방에도 거의 LP조금 있을때였습니다.
음악적 왕따 생활 군제대후 학교복학으로 마감을 했습니다.
2학년때 학교에서 하는 영어회화 시간에 이름도 기억합니다. Brenda Faust라는 미국 여자분이셨는데 미국서 브레히트 희곡에서의 심리해석(정확히 기억이...? 그때는 영어 못해서리... 아직도)과 관련된 논문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던 분입니다. 아시아에 관심이 많아 여러나라 거쳐서 왔더군요. 제가 사는 부산과 가까운 진주에 있는 진양호에 갔이 여행갔을때입니다.
같이 호반위에 보트를 단둘이(그분의 약 20세 연상!!) 노저어 가다 음악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때 말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분 보스턴에서 공부하실때 오자와의 말러부활 2번에서 알토로 노래를 하셨다더군요. 그리고 말러와 바그너를 참 좋아하신다 했습니다. 그 당시 영어가 짧아 더 많은 이야기 못나눈게 아쉽네요. 오자와에 대한 칭찬이 대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분 1년후 연세대에 가신다고 하던데...
그리고 4학년이 되고 또 다른 학원에서 미국 뉴요커 영어선생 한명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Jeff Schneider!! 사촌이 번스타인 재임시절의 뉴욕필 바이올린 주자였다더군요.
번스타인의 말러 2번 부활 연주 봤답니다.
근데 말러를 별로 안좋아해 별 이야기는 안해주고 난타가 Stoms 카피한것 같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이분이 좀 성격이 저처럼 더리한 영감쟁이거든요...
그리고 제 전공 교수님입니다.
말러, 브르크너, 바그너 골수팬이셨습니다.
일본 유학시절부터 수집한 LP, CD, VHS,LD 없는게 없으셨던 분입니다. 정말 음악을 좋아하시던 기계공학자였습니다.이 카페에 초대하고 싶지만 아직 제가 회사다니는줄 아시기 때문에.... ^^;;
그리고 이제 말러를 이야기 할수 있는 곳은 이곳뿐입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
글이 상당히 길어질것 같습니다.
전당에 도착하고 솔잎 음료수로 정신을 맑게 한후...
번스타인의 런던필 연주의 LD 부활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뻥쪘습니다.
왜 그런지...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로만 듣다가
화면과 함께보는 1악장이 왜 그리 낯선지요...
갑자기 이해가 안되는 겁니다.
음악은 음악 그 자체로 즐겨라는게 제 음악 신조인데...
1악장에서 얼굴이 일그러지며 뭔가 모른 상념에 사로잡혔습니다. 쓰러져가는 하강과 굵은 저음의 콘트라베이스의 숨막히는 음들뒤에 왜 갑자기 랜들러가 나오고 환한 빛이 쏟아지며 다시 왜 또 억압의 음악이 나오는지...
벨에포크 시대에 부흥해서 장대화 할려니 휴지부분이 부족해서 그랬는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Dancer in the Dark의 주인공과 코플란도의 영감처럼 갑자기 들려오는 주위 환경의 미메시스인지... 아님 평소 말러의 변덕처럼 몸속에 다른 세개의 서로 다른 자아가 충돌을 일으켰는지...
데꼬바주가 없는 연주의 장면이라서인지 끊어지는 시각이미지 때문에 번스타인의 음악도 다 해체되어 보였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다는 가시나무의 느낌이였구요...
어지러운 상념을 잠 재우기 위해 어쩔수 없이 저만의 유치한 작위적 해석을 해버렸습니다.
그냥 말러의 태어남과 죽음의 일렬에 1악장부터 5악장 코랄까지 맞추어봤습니다. 태어남의 원죄와 고통... 그리고 어린시절 형제의 죽음... 그리고 기억나는 동네의 민요...까지가 1악장이며... 2악장 3악장은 살아가는 과정중의 번뇌,바쁜 지휘자로서의 생활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사는 과정... 4악장 원광은 단란한 가정에의 축복과 삶의 희망...다른 이들의 고통도 돌아보는 교회에서의 여유...5악장은 두딸의 죽음과 다시 되살아나는 죽음에의 공포... 중국 피리소리와 함께 어떤 깨달음... 그리고 신으로의 귀향과 부활...
음악은 음악으로만 들어야 하는데 이런 유치한 생각을 다해봅니다. 텍스트가 없으니 영 이해하고 묻어두기 힘들어서요... 음악을 텍스트 범주에 넣을려는...표제음악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제 능력이 안돼서...
연주 이야기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리로만 듣던 자넷 베이커 여사 어찌그리 노래를 잘하시는 지요... 그리고 세일라 암스트롱 소프라노처럼 은복이 가득한 얼굴로 노래하는 이 못봤습니다. 하늘의 기쁨이 가득한 얼굴로...
아... 그리고 번스타인 실황반을 듣다보면 나무부딪히는 쿵 소리가 나는데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번스타인 흥분하면 지휘대를 껑충 뛰더군요.. 하하하
마지막 코랄... 저도 가사 외우는데까지 따라 불렀습니다.
저의 무한한 감동이 머리 끝에서 하늘로 올랐습니다.
뉴스보고 뻐근한 목뒤가 다소 많이 풀렸지요...
대지의 노래 보기전에 잠시 바람쒸러 나왔습니다.
따스한 봄바람과 온몸을 감싸는 햇살이 지친 마음 달래기에 충분했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던 조각상들 보다가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조각가 류인님의 '부활' 상을 보았습니다.
나무 등결에 솟아오른 어떤 기운에 인간 두명이 등부터 배까지 찔려 하늘로 솟고 있었습니다.
정말 놀랬습니다. 최근에 읽고 있는 '지장보살본원경'에 똑같은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무간지옥은 성둘레가 팔만여 리가 되고...그곳에 있는 백천 야차와 악한 귀신들의 어금니는 칼날과 같고, 눈빛은 번개와 같으면, 손은 구리쇠 손톱입니다. 그들은 죄인을 끌고다니며 창자를 빼내어 토막쳐 자르며, 어떤 야차는 큰 쇠창으로 죄인의 몸을 찌르거나 입과 코를 찌르며, 혹은 배로부터 등까지를 꿰뚫어 공중에 던졌다가 도로 받아 평상위에 놓기도 합니다." 무섭지요? ^^ 착하게 살아야합니다. 하하
한편은 류인 선생님이 이 말러 교향곡 2번을 들어보셨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살기 위해 죽으리라..." 시궁창에 버려진 더러운 육신속의 영혼이 구원받아 하늘로 오르는 모습같이도 보였구요.
부활의 조건이라 했던가?
다시 들어가 대지의 노래를 봤습니다.
그때 저의 데이트 신청 받아주신 분 덕에 두번씩이나 볼수있는 기회가 생겼지요.
연주는 그때 이야기 다해버려서... 드릴 말씀이...
이걸보다가 중국 회화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만 일단... 담에 이 말러카페에 그림 올립죠.
아 그리고 제가 앉은 자리가 13번이였고 17번에 앉은 사람이 뭐 보는가 다 보이는데 말러 3번과 2번을 보시더라구요. 염치 예의 불구하고 감상중이신데 다가가서 여쭈었습니다. 역시나 말러카페 분이셨습니다.
가입하신지 얼마안돼신 분인데 아마 조만간 인사 하시겠지요. 도리안님 팬이랍니다. 하하 좋은시겠네요. 도리안님...
그리고 이틀전 번개에서 새벽 끝까지 남아 저의 술주정을 받아주신 구스타프, 도리안, 김종일님께 죄송했다는 것과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라미네스님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후말러님 부럽습니다.
전당에서 나와 저녁에 다시 뉴스를 보니 또 울화통이 터집니다. 전 아직 인격수양이 덜되었나 봅니다.
차라리 국제적으로 관심받고 구제역 예방접종 맞는 마냥 먹는 즐거움의 돼지가 행복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