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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싸움축제로 잘 알려진 경북 청도군은 물 맑고 공기 맑고 인심 좋은 곳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아늑함과 단층으로 이어지는 농가의 지붕선, 곳곳에 자리한 고택과 문화유산들이 어우러져 단아한 도시정취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 한겨울 매서운 추위도 아랑곳 않고 봄을 전하는 공간들이 있다. 연중 봄날 같은 온도를 유지하는 와인터널과 때 이른 제철을 맞이하는 미나리마을, 한재이다.
화양읍 송금리에 자리한 와인터널은 1904년 대한제국 말기에 경부선 철도용으로 만든 터널이다.
100년이 넘도록 사용하지 않던 터널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한 것은 감와인을 개발한 청도감와인(주)이다. 터널 안으로 들어서면 붉은 벽돌을 둥글게 쌓아올린 터널의 구조를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벽돌 곳곳이 검게 그을린 것은 100년이 넘은 세월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 이 터널을 오가던 증기기관차가 내뿜은 연기의 그을음이 묻어서이기도 하다고.
연중 13~15도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는 터널 안쪽은 붉은 벽돌로 마감되었다. 1km가 넘게 이어지는 터널에서 저장·숙성시킬 수 있는 와인은 약 10만병.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하는 와인숙성고로는 최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이곳에서 숙성되고 있는 감와인은 과즙이 풍부한 청도반시를 재료로 한다. 탄닌성분이 많은 감으로 만들어 와인을 마신 후 숙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심장병과 노화방지에도 좋다고.
감와인을 만드는 가장 큰 기술은 숙성단계에서 쉽게 식초로 변하는 감을 와인상태에서 발효를 멈추게 하는 것이란다. 청도감와인(주)는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만 5년의 시간을 투자했다한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감와인은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대표단 환영만찬주로 선정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2006년 2월 중순부터는 와인터널에 시음장을 마련해 일반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청도읍 평양리는 미나리의 특구이다. ‘한재’라 불리는 화악산 자락 고갯길을 넘으며 초록빛이 언뜻언뜻 비치는 비닐하우스 물결을 만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재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가 미나리농사를 짖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 이처럼 많은 미나리농가들이 모여 있는 것은 차고 맑은 물이 있어서이다. 해발 933m의 화악산에서 흘러내리는 차디찬 물이 미나리를 농약 없이도 키울 수 있게 해주는 것.
게다가 산중의 큰 일교차는 질기지 않고 아삭한 식감을 가진 미나리를 키울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준다. 거기에 구매 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암반수로 깨끗이 씻어 출하해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생산자들의 노력이 더해져 한재미나리는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는 건강식품이 되었다.
미나리는 줄기를 베고 나면 새싹을 또 올려 보내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졌다. 한재미나리작목반은 생산된 미나리를 이용하여 새롭게 상품화하고 있는 미나리효소와 미나리 샴푸 등 미나리가공품의 원료로도 사용하고 있다. 한재의 미나리 농장들은 미나리를 구입한 후 바로 맛볼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단, 미나리 이외의 모든 재료는 직접 준비해가야 한다.
청도에는 볼거리 체험거리도 많다. 화양읍 유등리에 자리한 천연염색공방 꼭두서니는 감물이 빚어낸 다양한 색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주인인 김종백 씨가 동네 할머니들에게 전해지던 전통의 감물염색법과 천이 사각거리도록 풀 먹이는 방법을 배워 꼭두서니만의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통의 염색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발효시킨 감물에 천을 넣어 잘 주무른 후 짜서 널어 말리기만 하면 되는 것. 그 다음은 햇빛과 바람의 몫이다. 하지만 고운 갈색을 천에 남기려면 같은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만 한다. 사람의 정성이 더해져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염색체험을 해볼 수 있다.
청도읍 원리 화악산 자락에 자리한 적천사는 신라 문무왕 4년인 664년에 창건된 사찰이다. 운문사처럼 화려한 절집 규모를 갖추진 않았지만 그 역사만큼은 뒤지지 않는 이곳을 찾으면 제밀 먼저 오랜 세월을 담고 선 나무가 반긴다. 800여 년을 살아온 은행나무이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 적천사를 찾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런 까닭일 것.
그렇다고 해서 다른 계절의 적천사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늘 푸른 소나무가 사찰을 둘러싸고 있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절집풍경을 만날 수 있는 것. 가장 아름다운 절집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은 부도전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언덕에서이다. 흙길을 걷다 문득 뒤돌아보면 큰길에서 불과 10여분을 올라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하고 단아한 절집이 보인다.
이곳에는 높이 25~28m, 둘레 11m나 되는 천연기념물 제402호 은행나무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은행나무 뒤쪽에서 묵묵히 절집을 지키고 있는 적천사목조사천왕의좌상(경북유형문화재 제153호)과 대웅전(경북문화재자료 제321호), 괘불을 걸어놓기 위한 당간지주 등이다. 사천왕상의 복장유물에서 조선 숙종 16년인 1690년에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어 정확한 제작연도를 알 수 있는 유물.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진 이 사천왕상은 크기도 제법 크다. 높이가 3.4m∼3.8m나 되는 것. 사천왕상의 발밑에는 반성의 표정이 없는 악귀들이 놓여있다. 대웅전 앞에 세워진 당간지주도 살펴보자. 만들 당시의 상황을 기록해 놓은 글자들이 당간지주 옆면에 새겨져 있다.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청도군청 www.cheongdo.go.kr
- 청도감와인(주) www.gamwine.com
○ 문의전화
- 청도군청 문화관광과 054)370-2378
- 청도감와인(주) 054)371-1904
- 꼭두서니공방 054)371-6135
- 적천사 054)373-0307
○ 대중교통 정보
[ 기차 ]
무궁화 : 서울역-청도역, 하루 16회 운행, 4시간 20분 소요
KTX : 서울역-동대구역(환승)-청도역, 하루 24회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 문의 철도공사 1544-7788, www.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서울-청도]
경부고속도로 → 동대구JC → 대구부산고속도로 청도IC → 밀양방향 → 모강사거리 직진 → 유호리 지나 한재미나리 이정표 따라 902번 지방도로 우회전 진입 → 평양리 한재미나리특구 / 청도IC → 남성현·대구방향 → 송금리교회 앞에서 좌회전 진입 → 와인터널
[광주-청도]
호남고속도로 → 고서JC → 88올림픽고속도로 고령JC →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풍방향 → 현풍IC → 5번국도 마산 방향 → 1034번 지방도 대합․성산 방향 → 20번국도 청도․풍각 방향 → 청도읍 → 밀양방향 → 모강사거리 직진 → 유호리 지나 한재미나리 이정표 따라 902번 지방도로 우회전 진입 → 평양리 한재미나리특구 / 청도IC → 남성현·대구방향 → 송금리교회 앞에서 좌회전 진입 → 와인터널
[부산-청도]
대구부산고속도로 청도IC → 밀양방향 → 모강사거리 직진 → 유호리 지나 한재미나리 이정표 따라 902번 지방도로 우회전 진입 → 평양리 한재미나리특구 / 청도IC → 남성현·대구방향 → 송금리교회 앞에서 좌회전 진입 → 와인터널
○ 숙박정보
- 운문산자연휴양림 : 운문면 신원리, 054)371-1323, www.huyang.go.kr
- 후레쉬모텔 : 운문면 신원리, 054)371-0700(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 용암웰빙스파 : 화양읍 삼신리, 054)371-5500, www.yongamspa.co.kr
○ 식당정보
- 미나리사랑 : 청도읍 평양리, 미나리음식, 054)371-7031
- 코보식당 : 화양읍 화양리, 돼지수육, 054)373-5588
- 알미뜽 : 화양읍 유등리, 생오리숯불구이, 054)373-5246
- 우미식당 : 화양읍 동천리, 복어탕, 054)371-0890
- 니가쏘다쩨 : 이서면 양원리, 짬뽕과 피자, 054)373-9889
○ 축제 및 행사정보
- 청도소싸움 : 2011년 3월중, www.청도소싸움.kr
○ 주변 볼거리 : 석빙고, 척화비, 운문사, 운강고택, 용암온천, 오누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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