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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홈에서 주전일부가 빠진 수원을 2-0으로 완파하여 유리한 위치를 점령했다.(사진 김병준) |
2004년 여름 FC 바르셀로나가 내한해 수원 삼성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수원의 1-0 승리. 의외의 결과였다. 경기 후 일부 축구팬들은 수원과 서포터 ‘그랑블루’ 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바르셀로나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러 왔는데, 수원 선수들의 강한 압박과 그랑블루의 격한 응원 때문에 바르셀로나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랑블루는 당당했다. 그들에겐 친선경기냐 정식경기냐는 구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수원의 홈구장 ‘빅버드’를 거쳐가는 모든 팀들을 ‘적’으로 간주했다. 전쟁에 임하는 전사들이었다. 바르셀로나의 레이카르트 감독은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 데포르티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들 컨디션이 60~7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심판 판정에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오늘 패인은 무엇보다 골문 뒤쪽에 있던 엄청난 서포터들의 응원 때문이었다. 이 정도의 열기는 스페인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 런던에서 첼시의 서포터로 활동했던 김범석(31,사커라인 필진) 씨는 “수원 서포터가 여느 유럽의 서포터와는 다른 특성이 있다”고 말한다. 김씨는 “수원 서포터들의 연령 분포를 살펴보면 40대 이상의 중년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팀에 대한 열정과 충성도가 가장 높은 시기인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젊은층 위주로 구성돼 있다. 잉글랜드에선 한국처럼 젊은층끼리 소모임으로 뭉쳐서 경기장을 찾는 경우보다는 아버지나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온 후 서포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10여 년에 불과한 K리그 서포터 역사가 현재의 특성을 만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수원 서포터들의 젊은 혈기와 열정은 플레이오프를 앞둔 원정팀 포항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2004년 수원과의 챔피언 결정전에 선발 출전했던 포항 미드필더 황지수는 “골문 앞에서 수원 서포터들의 엄청난 함성과 구호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분위기는 선수생활하면서 처음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에 대한 걱정도 덧붙였다. “수원 원정 서포터들이 많이 온 10월 29일 홈경기에서 희철(박희철)이는 엄청나게 긴장하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분위기에 눌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올시즌 수원은 월드컵 이후 재개된 경남과의 컵대회(7월 15일)부터 홈경기에서만 6승 3무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수원 역시 포항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포항은 올시즌 수원전에서 컵대회를 포함해 3전 전승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한 친정팀인 수원을 상대하는 수비수 조성환을 비롯해 김성근, 오범석, 황지수, 박원재, 황진성, 김기동 등이 2004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수원 홈경기를 치러 봤기에 다른 팀보다는 경기장 분위기 적응이 빠를 수도 있다.
수원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모든 미디어와 공식 접촉을 차단한 채 클럽하우스에서 준(準) 합숙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11월 8일 고양KB와의 FA컵 준결승까지 치러야 하는 부담스러운 일정에 차범근 감독이 내린 용단이다.
이동국이 복귀한 포항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이다. 포항 수비수 황재원은 “힘든 원정이 되겠지만 올시즌 수원에 한번도 지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자신감에 넘쳐 있다. 마인드 컨트롤만 잘한다면 평상시 경기력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점도 밝혔다. “이상하게 우리 팀은 후기리그 들어 원정에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후기리그 원정경기 무승을 기록 중이지만 수원전에서는 3전 전승을 거둔 포항. 그리고 후기리그 홈경기 무패를 기록 중인 수원. 수학적으로는 풀기 어려운 예측 불허의 명승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중원을 장악하는 자 게임을 얻는다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은 SPORTS2.0과의 인터뷰에서 “플레이오프는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관리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포항의 미드필더 황지수는 “감독님이 이관우에 대한 수비를 강조했다. 공격보다는 경기 초반 수원의 허리를 봉쇄하는 작전을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진패스를 강조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파리아스 감독이지만 이 경기만큼은 수비를 강화한 후 역습을 취하는, 다소 조심스러운 경기운영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관우는 “나에게 집중마크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주위엔 백지훈과 김남일 등 나를 도와주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SPORTS2.0 이용수 편집위원은 “수원은 홈에서도 중요한 경기엔 공격적인 팀 색깔을 보이는 팀이 아니다. 오히려 수비를 두텁게 한 이후에 빠른 패스전환으로 역습하는 것이 수원 공격이 가장 잘 될 때의 모습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최순호 전 포항 감독은 수원의 미드필더들에게 손을 번쩍 들어줬다. “전반적으로 수원 미드필더들의 기량이 포항보다는 한 수 위다. 김기동도 나이가 많아 파워가 많이 떨어졌고, 황진성은 탄탄한 수원 수비를 뚫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에 응한 포항 관계자와 선수들은 프로 13년차의 K리그 최고 베테랑 김기동의 역할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황지수는 “기동이형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컨디션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우리 팀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신적 기둥”이라고 말했다. 김기동은 1971년 1월생이다. 그에게는 이번 플레이오프가 K리그 마지막 도전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기에 포항팬들은 황지수의 마지막 한마디가 현실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항상 스포츠영화 끝 장면에선 백전노장 선수들의 감동적인 피날레가 있잖아요. 기동이형이 아마 일 저지를 것 같은데요."
선택의 갈림길
중요한 고비에선 누구나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특히 두 팀은 공격라인에 이런 고민이 집중돼 있다. 수원 세 명의 공격수 중 올리베라와 김대의가 선발 출전할 것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남은 한자리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이용수 편집위원은 실바의 경험을 높게 샀다. “컵대회처럼 이관우가 윙 포워드로 올 수도 있다. 그러나 큰 경기에서는 UEFA 챔피언스리그 같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실바가 해결해 줄 수 있다. 아직 K리그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KBS SKY 김대길 해설위원은 “실바는 아직 선발 출전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다. 이현진은 경험부족에서 나오는 실수가 눈에 띈다. 예전처럼 송종국을 김남일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고 이관우를 스리톱에 가동시키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김대의와 이관우가 많은 움직임을 통해 포항 수비진을 교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항의 공격라인 구성에서도 이견을 보였다. 이위원은 “프론티니는 항상 후반에 교체투입될 때 좋은 모습을 보였다. 내가 감독이라면 황진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후 고기구와 이동국 투톱 라인을 선발 출격시키고 싶다”고 했다. 반면 김위원은 “이동국을 선발 출전시키는 것은 자칫하면 경기를 망칠 우려가 있다. 그에겐 부담감을 덜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고기구, 프론티니, 황진성 라인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 선택의 책임과 권한은 모두 감독에게 있다. 특히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려 있는 FA컵 준결승(11월 8일, 수요일)을 앞둔 차범근 감독은 파리아스 감독보다 더 깊은 고민을 해야만 한다. 차감독은 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모두 욕심부리다 리그 전체를 망쳐버린 경험이 있기에 쉽지 않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다.
SPORTS2.0 제 24호(발행일 11월 6일) 기사
장지현 기자
첫댓글 하지만 올해 스틸야드도 빅버드못지않게 무덤이라는거
스틸야드에선 경기가 없다는거...
그랑블루의 응원이 더 기대되는데 ㅋㅋ 슈주나 보러 오는 빠순이들 그랑보고 반하겠다 ....
빠순이들 흡수하삼 ㅋㅋㅋㅋㅋㅋㅋ 백지훈도 있겠다 결혼햇지만 이관우도 있겠다 남일킨도 있겠다 ㅋㄷㅋㄷ그랑블루에 멋진 오빠들 이용하는것임 ㅋㅋㅋ 하지만 슈주가고 다 떠나가면 안습 ㄱ -
Vani.님//김주장님 못나와요..........ㅠㅠ
중요한건 그 무덤에서 수원은 올해 포항에게 계속 졌다는것 ㅋㅋ.
기필고 포항잡는다!!!!아자수원~~~~
그리고 포항 팬들도 빅버드에 많이 간다는거... 아싸....
그랑이 응원하면 E석 의자가 울리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정말 ㄷㄷㄷ임 홈어드밴티지가 무엇인지 그랑을 보면 알게 됩니다....04년 후기리그 우승 - 챔피언결정전 승리 ^^ 올해도 공식은 계속됩니다~~ ㅋㅋㅋ
하지만 올해는포항이 우승한다는거 아셔야죠..^^포항의 올해 수원삼성전 3전3승이잖아요..수원삼성은 우습죠.../^^
포항팬들 많이 와봤자 서포터는 200- 300명 뿐이라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