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깡패 되자” 2002년생 등 MZ조폭 66명 검거
20대 조직원들 모여 ‘전국회’ 결성
SNS로 勢과시… ‘두목’ 대신 ‘회장’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8명 구속
충남경찰청이 검거한 이른바 ‘MZ 조폭’ 조직원들이 문신을 보이며 뒤돌아 서 있다. 충남경찰청 제공
‘전국구 조직폭력배가 되자’며 결성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조폭 조직의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붙잡혀 검찰에 넘겨졌다. 충남경찰청은 18일 특수상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0대 조직원 66명을 붙잡고 이 중 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58명은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이 중 2002년생으로 구성된 MZ 조폭 34명은 지난해 12월 30일 경기 안양시에서 “전국구 깡패가 되겠다”는 목적으로 ‘전국회’를 결성하고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첫 모임 당시 술에 취해 지나가는 시민을 폭행했으며, 충청지역 조직원과 경기지역 조직원이 서로 싸우고 주점 내 집기류를 파손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모임을 주도한 안양지역 조직원을 구속했다.
전국회는 각 지역 MZ 조폭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락하면서 생겼다. 새 조직 결성 후에는 기존의 몸담고 있던 조직에서 습득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및 대포통장 유통 등의 범죄 수법 등을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회는 ‘두목’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기성 조직과 차별화하기 위해 ‘회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폭력조직 이름을 문신으로 새겼고, 조직 운영자금은 조직원이 각자 냈다.
전국회의 존재는 경찰이 인터넷 도박장을 운영하다 붙잡은 충남 논산시 A파 조직원의 압수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국적 네트워크를 포착해 수면에 드러났다. 경찰은 A파가 운영하던 220억 원 규모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서 벌어들인 범죄수익금 5700만 원에 대해 처분할 수 없도록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를 취했다.
김경환 강력범죄수사대장은 “MZ 조폭은 SNS를 통해 세를 과시하는 게 특징”이라며 “신규 MZ 조직의 배후 단체까지 철저히 수사해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범죄조직을 해체시키는 등 엄정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