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반 90분동안의 집중력은 레알 마드리드가 더 좋아보였다. 하지만 정규시간이 다 지나고 나서 승리를 확신했던 것인지 한 순간 방심했던 것이 승점2점을 깎아 버렸다.
챔피언스리그 탈락, 카펠로 경질설 등 레알 마드리드는 이 경기가 상당히 중요했다. 만약 엘 클라시코에서도 패한다면 앞으로 남은 리그 경기에서 팀 분위기는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역시 챔피언스리그 탈락과 최근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어떤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고, 엘 클라시코는 그런 계기로 삶기에는 더없이 좋은 경기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부상으로 빠진 칸나바로와 카를로스로 인해 수비라인을 토레스-라모스-엘게라-살가도로 구성했고, 미드필더 라인은 구티-가고-디아라를 플랫으로 세우고, 그앞선에 라울과 이구아인을 그리고 원톱에 반 니스텔루이를 배치하면서 4-3-2-1 형태의 포메이션을 보였는데, 구티의 위치변화에 따라서 4-2-3-1의 형태를 유동적으로 사용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지난 리버풀전에서의 실패(물론 경기는 승리했지만, 전술적으로는 레이카르트가 베니테즈에게 졌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3-4-3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올레게르-튀랑-푸욜이 쓰리백을 구성했고, 이니에스타-마르케즈-샤비-데코가 미들라인을 그리고 공격 진영에는 R-E-M라인을 가동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왜 레이카르트가 3-4-3을 사용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의 4-3-3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물론 전방의 호나우딩요나 중원의 데코가 막혀버리면 좀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그럼에도 그 팀 구성원의 특색을 가장 잘 살려주는 전술이라고 생각한다. 벨레티나 지오, 실빙요가 부상인줄 알았는데 오늘 교체 투입된 실빙요, 벨레티를 보니깐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왠지 벤치에 앉혀 두기엔 너무 뛰어난 재능을 보유한 이니에스타를 활용하기 위해서 전술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듯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오늘 경기는 일찍이 반 니스텔루이의 골이 터지면서 난타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이구아인의 크로스를 튀랑이 걷어냈는데 이것이 공교롭게도 반 니스텔루이의 발 앞에 떨어졌다. 비교적 먼 거리였지만 반 니스텔루이는 골문 구석으로 강하게 차 넣으면서 선제골을 성공시킨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결국 메시가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물면서 카시야스와 1대1 상황에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지난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도 후방에서 공급되는 스루패스에 의해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던 레알 마드리드는 또다시 수비라인에 균열이 가면서 적지에서 리드를 잡은지 5분만에 실점을 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구티일 것이다. 구티는 팀 전술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공수를 조율했고, 재치있는 드리블로 상대의 파울과 다수의 옐로우 카드를 양산해 냈다. 그리고 팀의 2번째 골도 그가 만들어낸 페널티 킥을 반 니스텔루이가 성공시킨 것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는 메시가 있었다. 첫번째 동점골을 성공시켰던 메시는 또다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왼쪽 측면에서 호나우딩요와 에투의 콤비플레이로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은 무너지면서 호나우딩요에게 슛팅을 허용했으나 카시야스가 선방해냈다. 하지만 이 볼은 문전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메시에 의해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후에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라인은 또다시 오프사이드 트랩이 무너지면서 메시에게 찬스를 허용했으나 메시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나 옆 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전반전이 이렇게 마무리 되나 싶었는데, 오늘 경기의 터닝 포인트가 나왔다. 구티에게 페널티 킥을 내주면서 옐로우 카드를 받았던 올레게르는 다시 가고에게 거친 파울을 하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쓰리백 중 한명이 퇴장당하면서 바르셀로나는 정비가 필요했고, 하프타임 동안 레이카르트가 내린 결정은 실빙요를 투입해서 포백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에투를 빼고 실빙요를 교체 투입하면서 포백으로 전환했고, 전방에는 스트라이커를 두지 않고 개인기가 좋은 호나우딩요와 메시를 적극 활용하겠다라는 듯이 보였다.
수적 우위를 점한 레알 마드리드는 구티를 중심으로 패스 게임이 살아나면서 점차 볼 점유율을 높여갔고, 찬스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이 시점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은 단연 반 니스텔루이와 발데스가 1대1로 맞선 장면인데, 반 니스텔루이의 칩샷을 발데스가 한 손으로 겨우 막아냈다.
그리고 카펠로는 수적 열세에 놓인 상대를 흔들겠다는 생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라울을 빼고 호빙요를 투입한다. 호빙요는 전방의 이구아인, 반 니스텔루이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골찬스를 만들어 나갔고, 호빙요가 이구아인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반 니스텔루이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넣었는데 이어진 슈팅 또한 발데스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에 비해 다소 지루하다고 느껴질 시점에 레알 마드리드의 3번째 골으 터졌다. 레알 마드리는 페널티 라인에서 좀 떨어진 곳에 프리킥을 얻었고, 구티가 문전으로 올려준 것을 라모스가 푸욜의 경합 끝에 백헤딩으로 골을 뽑아냈다. 이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프리킥을 하기 전에 카메라가 라모스와 푸욜의 자리 싸움하는 것을 비쳐주면서 바로 이어질 장면을 암시하는 듯한 것이었다.
오늘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과 미들라인이 A학점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면, 수비라인은 D에서 후하게 줘야 C정도 줄수 있겠다. 그나마 카시야스가 있어서 F가 아닌 것이다. 수적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시와 이니에스타에게 잇따라 뚫리면서 슈팅을 허용했다. 특히 마르케즈의 드롭슛은 상당히 날카로웠는데 카시야스가 갓까스로 막아냈다.
수적 열세에 있는 팀이 득점을 하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세트 피스일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세트 피스 상황에서 구드욘센이 헤딩으로 떨궈준 볼이 호나우딩요 앞에 떨어지면서 결정적인 찬스를 맞는듯 했으나 카시야스가 한발 앞서 볼을 걷어냈다.
그렇게 경기가 종료되나 싶은 90분.
메시는 페널티 라인을 대각으로 움직이며 공간을 찾아 들어갔고, 이를 포착한 호나우딩요는 메시 발앞으로 볼을 빠르게 패스한다. 메시는 재치있는 동작으로 엘게라를 벗겨내고 골을 성공시키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주장 완장을 찬 엘게라는 유니폼을 찢을 듯이 잡아당기며 자책을 했고, 메시는 왼쪽 가슴에 달린 엠블렘에 연신 키스를 했다.
결국 양팀의 치열한 공방전은 3-3으로 승부를 내지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아쉽게 승리를 놓치긴 했으나 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경질설, 사임 압박을 받던 카펠로 감독도 한 숨을 돌리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앞으로 남을 일정동안 라 리가 타이틀에 도전할 것이라면 반드시 수비라인을 재정비 해야할 듯 싶다. 지난 바이에른 전에서와 마찬기자로 측면과 중앙 할 것 없이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원정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도 홈에서 승점 쌓기에 실패했기 때문에, 홈인 베르나베우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레알 마드리드는 올시즌 8승 2무 4패로 라 리가에서 가장 좋은 원정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좋지 못한 경기를 치루며 세비야에게 결국 선두자리른 내준 바르셀로나는 라이벌 전에서 패하지 않은데에 의의를 두어야 겠다. 지난 가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졌던 올시즌 첫 엘 클라시코에서도 패했던 바르셀로나는 자칫 올시즌 스윕을 당할 뻔 했으나 메시의 활약 덕분에 치욕을 벗을수 있었다. 부상 복귀 이후 리버풀 전까지 이렇다할 활약이 없던 메시는 오늘 컨디션을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줬고, 데코, 샤비, 이니에스타는 여전히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호나우딩요가 꾸준함을 찾고, 에투도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다면 다시 강력한 공격력을 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경기 동안 3-4-3 포메이션을 쓰면서 바르셀로나는 특유의 패싱게임과 날카로운 측면 돌파가 사라져 버렸다. 과연 레이카르트는 잠브로타가 돌아오는 다음 경기에도 3-4-3 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이 간다.
첫댓글 구티가 컨디션 좋은 날이면 나타나는 지단 모드였군요 못본게 아쉽습니다
레알을 응원했지만...역시 메시는 ㅎㄷㄷㄷㄷㄷㄷ.....메시 아직 20살도 안되지 않았나요??다치지만 마라 세계최고는 메시의 것...!!
생각해보니..메첼더 영입한 레알 잘했군요..메첼더도 자동문되나?ㅋㅋ참 레알가면 수비수들 자동문된다는..
잘 봤씁니다~~ 글 잘 쓰셨네요
잘봤다니 고맙습니다,,,ㅋㅋ 처음에 섰다가 오류로 다 날라가서 다시 섰었는데,,,ㅋ
가고 정말많이맞고다닌다는ㅋㅋ 카펠로전술 꼭! 독일월드컵의 이태리같더군요 구티가 게임조절딱딱하고 타겟들로 승부내고 수비위주경기운영
리뷰 멋집니다^^ 아..비겨서 그런가 레알과 바르샤 입장이 참 다른것같네요. 경기끝나고 박수치던 레알선수들에게 압박..ㅎ 그만큼 바르셀로나에서 이기기는 힘드니까요..메시아니었으면 정말 완전 안드로메다갈뻔. 진거나 다름없다고 하네요 ㅎ 여담이지만...같이보던누나에게 *제가만으로 20살입니다.ㅋ 메시가 19살이니까 . "평생동안 일해도 메시가 지금번돈 벌수있을까"하니 정말 망설임없이 아니 하네요 ㅎㅎㅎ 그래도 반박을 못했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