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던 조세혁... 모두가 놀란 ‘윔블던 14세’ 우승
아시아 랭킹1위로 참가… ‘주니어 14세부’ 초대 챔피언에
예선 3전 전승으로 준결승 올라 불가리아·美 선수 차례로 꺾어
“상상만 하던 곳에서 우승했어요” 유망주 키우는 유럽투어팀 합류
박강현 기자
입력 2022.07.11
조세혁은 올해 신설된 윔블던 테니스 14세부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테니스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사진은 작년 말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IBK 요넥스 14 주니어 대회에서 경기하는 모습. /프리랜서 김도원
한국 남자테니스는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맹렬하게 라켓을 휘둘렀다. 이형택(46)이 US 오픈 16강 진출(2000, 2007)과 같은 성과를 만들어 낸 ‘선구자’였고, 호주 오픈 4강 진출(2018)을 달성한 정현(26)과 지난해 ATP투어 아스타나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권순우(25)가 뒤를 이었다. 이들을 이을 또 하나의 신예가 등장했다. 조세혁(14·남원거점스포츠클럽)이 그 주인공이다.
조세혁은 10일(현지 시각)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14세부 남자 단식 결승에서 1시간 32분 혈투 끝에 미국의 커렐 오브리엘 은고노에(14)를 2대0(7-6<7-5> 6-3)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윔블던 14세부는 올해 처음 열렸다. 제이미 베이커 대회 디렉터는 14세부 신설에 대해 “미래의 꿈나무들에게도 완전한 윔블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윔블던 14세부 남자 단식에선 총 16명이 4명씩 4조(A, B, C, D)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가 준결승에 진출했다. 조세혁은 D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3전 전승으로 준결승에 올랐고, 1번 시드 이반 이바노프(14·불가리아)를 2대1(7-6 1-6 11-9)로 눌러 결승 코트에 섰다. 그는 결승에서 3번 시드 은고노에까지 격파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은 그동안 윔블던 주니어(18세 이하) 대회에선 1994년 여자 단식에서 전미라(44), 2013년 남자 단식에서 정현이 각각 준우승을 차지했다. 윔블던에선 이형택이 3회전에 진출(2007년)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조세혁은 2008년 4월 1일생으로, 전북 전주에서 테니스 선수 출신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현 전북테니스협회 조성규 사무국장이다. 조씨는 “세혁이가 6살 때 처음 라켓을 잡았다. 건강을 생각해 시켰는데, 이후 재미있어 하더니 스스로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윔블던 남자 단식 4회 연속 우승자 노바크 조코비치(왼쪽)와 기념 촬영하는 조세혁./대한테니스협회 제공/연합뉴스
조세혁은 일찌감치 테니스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초등학교 2학년이던 2016년 제20회 한국초등연맹 회장기대회 새싹부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면서 국제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작년 아시아테니스연맹(ATF) 이덕희배 요넥스코리아 14세 국제주니어대회와 이형택재단 아시아 14세부 국제주니어대회 남자 단식에서 각각 정상에 섰고, 현재 ATF 14세 이하 남자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조세혁은 랭킹 1위 자격으로 이번에 신설된 윔블던 대회 14세부에 출전했다. 국제테니스연맹(ITF) 주니어 세계 랭킹은 1079위다. 아버지 조씨는 “올해 세계 랭킹 500위, 내년에는 200위권에는 들어야 성인 선수로서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뚜렷한 목표를 향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아이”라며 “이제 중학교 2학년 나이인데, 그 흔한 ‘중2병’도 없다”고 웃었다.
당당한 체격(181㎝, 69㎏)인 조세혁의 테니스 우상은 이번 대회 우승자인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다. 그의 강력한 스트로크 능력과 열세에서도 승부를 뒤집는 강인한 정신력을 배우고 싶다고 한다.
조세혁은 “상상만 하던 윔블던에서 우승해 기쁨이 두 배”라며 “최종 목표는 세계 100위 안에 드는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북 전일중에 재학 중이던 조세혁은 지난달 학교를 자퇴했다. 세계적인 선수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테니스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조세혁은 프랑스 낭트로 이동해 ITF 14세부 유럽 투어링팀에 합류한다. 투어링팀은 ITF가 그랜드슬램 선수 발전 기금을 활용해 전 세계 유망주를 선발·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14세부 남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조세혁(14·남원거점스포츠클럽)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박강현 기자
--------------------------------------------------------------------------------------------------------------
100자평
5
도움말삭제기준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성호철
2022.07.11 23:32:52
훌륭하네요. 호남인들도 이렇게 스스로 노력해서 부와 명성을 얻도록 해야 합니다. 대대손손 호남소외론 들먹이며 혈세나 이권 더 가져가려고 하지말고. 소외된 걸로 따진다면 강원도가 자원도 부족하고 휴전선으로 개발 제한도 심해서 가장 소외된 지역이지 호남이 가장 소외된 지역이 아니지요.
답글2
182
15
홍원기
2022.07.12 03:24:14
대단합니다. 앞으로 성인으로서 계속 최고의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 기자님 한국테니스의 선구자는 이형택선수 전에 이었습니다. 80년대에 메이저대회 16강올랐고 그리고 당시 세계 1위를 이긴경력이 있는 이덕희 선수가 아닐까요?
답글작성
67
1
이근상
2022.07.12 02:28:15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니까 세계 적인 인물이 많이 태어나는 한국..미래가 밝다..
답글작성
58
5
형남민
2022.07.12 07:21:39
'테니스 선수 출신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부모'를 높여 '부모님'이라 이른다. 화자(話者)의 말은 '부모님'이라 인용하지만 기자의 말에서는 '부모'라 했으면 좋겠다.
답글작성
6
1
이화승
2022.07.12 14:53:08
이제 영어도 배워서 인터뷰도 훌륭하게 소화하자.....운동 뿐아니라 매너도 일류가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