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은 고작 2년정도밖에 재위하지 못하고 단명한 임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38세정도 살았고 당시 평균연령이 40세정도인걸 감안하면 그닥 단명한 편도 아닙니다.
다만 아비인 세종이 너무 오래 해먹었다는게 흠이죠.
15세기 중반은
태종,세종부터 잘 닦여진 국가의 기틀을 비로소 활짝 열수 있던 시기였고
문종과 단종은 아비와 할아비를 뛰어넘을수 있는 아주 훌륭한 자질을 갖춘 인물들이었죠.
우리가 대중미디어를 통해서 보는 문종과 단종은
병약한 군주이고
어린나이에 쫓겨난 불쌍한 소년이지만
역사에 기록된 두 인물은 다릅니다.
문종의 경우엔 조선 임금중 최초의 적장자출신입니다.
누구보다도 정통성이 있는 임금입니다.
정통성이 있다는것은 그만큼 강력한 왕권을 구축할수 있다는 얘기죠.
실제 문종이라는 인물은 文이라는 묘호와 달리 실제로는 武에 아주 관심이 많은 밀덕후였습니다.
병서를 직접쓰고 강연하는걸 넘어서 직접 무기를 개발하고 그랬죠.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같은거에 아주 관심이 많아서 농업기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끼쳤고
장영실의 작품으로 유명한 '측우기'도 문종의 아이디어와 명에 따라 개발된 기구입니다.
세종이 아파 드러누운 치세 말기는 세자였던 문종이 직접 대리청정을 했죠.
사실상 세종후기의 업적들은 '문종'의 업적으로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2대 임금 '정종'대의 업적들이 죄다 태종의 업적으로 여겨지듯이 말입니다.
나중에 조카와 동생들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수양대군마저도 문종의 카리스마에 눌려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고 하죠.
우리가 드라마나 기타 미디어를 통해 보는 '문종'의 모습은 너무나도 왜곡이 심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말년에 아파서 드러눕기는 했어도 결코 병약하고 어질기만했던 임금은 결코 아니거든요.
그 이은 노산군, 단종은 아비인 문종을 뛰어넘는 최강의 적장자입니다.
원손으로 태어나 세손이 되고 세자가 되고 임금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정통성이 강하다는 문종마저도 태어날때 원손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 세종이 세자가 되기전이라 귀한 왕족대우는 받았지만 후대 임금감으로 태어난건 아니었죠.
하지만 단종은 태어날때부터 '왕'자리가 예정된 최강의 적장자였습니다.
단종은 어릴때부터 총명해서 할아버지인 세종으로부터 아주 큰 예쁨을 받았습니다.
뭐 왕자님 치고 어릴때 총명하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노산군일기, 즉 단종실록이 '세조'시대에 쓰여졌다는점을 감안한다면 그 신빙성은 더욱 커질수밖에요.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서는 노산군을 무능하고 멍청했던 소년으로 기록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산군일기에 꽤 총명하고 자기주관이 뚜렷한 어린군주로 기록됐다는것은 꽤 인상적입니다.
안타까운것은 단종의 어린시절을 지켜줄수 있는 웃어른의 부재였습니다.
어린나이에 왕위에 오를경우 대게 전대 임금의 중전, 즉 대비가 수렴청정을 하는데 단종의 경우엔 태어남과 동시에 어머니가 사망하는 바람에 지켜줄 어른이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종은 즉위 몇달만에 대신들을 모아놓고 소리도 치고 꾸짖기도 하는 등 꽤 카리스마 있는 소년군주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수양대군이 말한것처럼 그저 대신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약한 소년이 아니었다는거죠.
이방원은 적장자가 세자가 되지 않았다는 명분이라도 있었지, 수양대군은 그런게 전혀 없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단종은 원손-세손-세자를 거친 조선 유일의 적통입니다.
3,4년정도 단종의 어린시절을 지켜줄수 있는 어른이 있었다면
우리 조선의 역사는 세종-문종-단종을 잇는 황금시대가 도래했을겁니다.
더불어 이번 드라마에서 그동안 역사의 패배자로만 기록되던 이인임,최영,정몽주같은 사람이 재조명되듯이
문종과 단종 역시도 다시 한번 재조명되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네요.
첫댓글 문종이 조선시대 왕 치고는 딱히 단명한것도 아니죠. 25년 동안 제위했던 성종보다 오래살았으니;
재위기간이 2년반밖에 안되는데다 아들인 단종이 어렸을때 죽어서 단명했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 39살까지 살았으니 조선시대로 치면 그냥 평균적으로 살다 가신분...
보통 세자쯤 되면 18살에는 왕손을 생산해야 하는데 2번이나 이혼하고 3번째 마누라랑 결혼하고 나서야 28살에 겨우 아이를 가졌으니....
문종이 좀더 오래살았다면 세종대왕 못지않은 업적을 이뤘을테죠. 아버지 못지않은 먼치킨이었다고 봅니다. 아버지인 세종을 그대로 복사해 놓은듯한 인물-_-;; 생산능력 빼고...
사실상 세종후반기의 업적 대부분은 문종이 하거나 문종과 세종의 합작품이라고 봐야함. 문종 재위기간이 2년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10년이 넘음. 세종은 재위후반기에는 거의 모든 업무를 문종에게 맡겼음.
@제이슨키드 어찌되었든 세종치세의 업적들은 세종의 업적으로 기록되니깐요...
문종이 세종말기 섭정을 10년정도 해왔지만 어찌되었든 공식적으로 문종의 업적으로 기록되진 않죠.
문종이 오래살았으면 다른부분도 잘했겠지만 특히 군사부분은 엄청나게 강화되었을것 같습니다.
문종 스스로 당대 최고의 군사 이론가 였으니-_-;
문종, 세종이 경연에서 신하들 가지고 놀던 수준이었다고 하더군요. 문종은 사실 윗글대로 세자시절 이미 왕의 대리역할을 많이 해보았고, 단종은 자질이 있다는 것은 들었는데 재위기간이 짧아서 아쉽다고 하더군요..
잘 읽었습니다. 유전적인 요소를 감안하면 세종 라인의 적장자들이 계속 왕위를 이었으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수양대군도 세종 둘째 아들인데, 솔직히 유전적인 요소는 단종보다 더 물려받지 않았을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세종도 오래 해먹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미디어에 나오는 병약한 이미지의 문종도 주로 이미 왕이 된 이후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니 그닥 왜곡이 심하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문종이 35세에 임금이 됐으니 조선역사에서는 아주 늦은 나이였죠. 몸이 약했던것은 사실이나 미디어에 보여주는것처럼 동생 수양대군을 두려워하거나 견제같은건 하지 않았어요. 실제로 문종대까지 수양대군은 별 존재감없는 왕자에 불과했거든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마치 문종이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을 우려하는것처럼 나오는데 실제로는 그런 우려는 거의 하지 않았죠. 그게 악수였지만요..
세종이 건강이 안좋아지면서 문종한테 정사를 맡기고 본인은 거의 훈민정음 창제에만 주력했다고 어디서 본거 같네요. 훈민정음이 거의 세종이 혼자 만들었다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런 글 자주 올라왔으면 좋겠네요ㅎㅎ
오 몰랐던 조선의 역사였네요.. 잘 읽었씁니다!
조선시대나 옛날 평균수명으로 보통 이만큼 단명이다 아니다 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는게, 평균보다 중앙값이 더 정확합니다. 그땐 유아사망률이 너무 높아서
0세 때 1/5가 죽고 그랬죠........아 사망률이 하도 높아서 살아서 2,3년 이후 호적 등록한 경우가 많았는데, 조선시대에는 당시 통계로잡히지 않은 유아 사망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지요.
즉 50 50 50 50 0 이렇게 되도.......평균은 40세입니다. 참고로 조선시대 임금 평균 수명은 47세입니다.(단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므로 38세면 단명인 편이지요.
최대값에는 영조같은 임금도 포함되있죠. 게다가 예종헌종같이 20대에 죽은임금도 꽤되구요. 문종과 비슷한 나이에 사망한 효종 성종같은 임금은 단명했다고 하지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