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끝난 뒤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수임 사건이 격감하는 바람에 느느니 잠이요 잡념입니다. 이렇게 머리는 복잡해지고 몸이 한가할 때면 저는 만사 때려치고 그냥 운동을 합니다.
할일 없이 사무실에 늦게까지 죽치고 앉아 있는 것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에도 집에 돌아와 그냥 운동을 합니다.
제가 벌건 대낮에 운동을 하는데 일조를 하는 것이 자전거 타기입니다. 이것저것 챙겨 입고 뒤집어 쓰고 한강고수부지를 거쳐 하남시를 찍고 돌아오면 족히 두시간은 보낼 수 있지요. 온몸으로 차가운 칼바람을 맞아 가며 페달을 돌리다 보면 머리속이 맑아지기도 하고 난마처럼 꼬여있던 복잡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경우도 있지요. 그야말로 망외의 소득입니다.
어제, 그러니까 월요일 저녁도 일찍 퇴근해서 막 체육관에 갈 채비를 하는데 '딩동'하고 문자메세지가 들어옵니다.
-'뭐야'?
-'오늘은 학교에서 교과서 ...휴관 어쩌구 저쩌구...'
에이 ...'씨~~아~~앙'
입던 체육복 다시 집어 던지고, 가만히 탁자에 앉아 고민을 합니다.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면 ...뭘하지??
~~~~~~~~~
오늘까지 이틀간 교과서 배부를 이유로 체육관이 휴관을 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시간에 뭘 하셨습니까? 동네한바퀴 뛰셨나요? 아니면 어부인 손 잡고 영화구경을 하셨나요?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소파에 앉아 티브이보다가 꾸벅꾸벅 조셨나요?
저는 그야말로 아주 재미있는 저만의 시간을 가졌답니다. 저는 제가 무지무지 아끼는 애장품하고 놀았거든요. 그것은 결코 비싼 것은 아니지만 정말 구하기 힘든 것...그래서 그 나름대로의 희소가치가 매우 높은 제 애장품은 다름 아닌 180기가 바이트의 외장하드입니다.
몇해전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제 외장하드는 약5만곡의 노래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꿍짝꿍짝 트로트부터 귀청을 찢는 하드럭 음악까지... 5만곡이 저장되어 있으니 왠만한 곡은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 설연휴, 우연히 '세시봉'클럽 방송을 보다가 이장희가 출연한 방송을 보았지요. 방송으로 흘러나오는 '그건 너',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등 이장희의 히트곡뿐 아니라 윤형주의 '비와 나그네', 송창식의 '애인'등등 흘러간 포크송을 들으면서 저는 30여년전 그 노래를 듣던 중학교때 제 모습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서툰 기타 솜씨에 노래책을 무릎에 끼고 앉아 기타를 튕기던 그 시절 말이지요.
어제와 오늘, 체육관이 휴관한 덕에 저는 오랫만에 외장하드를 꺼내어 흘러간 포크송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쉐그린도 있고, 추자누나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님은 먼 곳에'도 있고, 영사운드의 ' 달무리, 정든배'도 있습니다. 물론 가요계가 낳은 기린아(?) 배호의 삼각지도 있구요.
그 시절의 가수들은 비록 환갑을 넘긴 인생의 황혼기를 지나고 있지만, 그 가수들이 불렀던 그 노래는 언제나 저를 70년대의 어느 날로 이끌고 갑니다. 유난히 노래부르기를 좋아했던 까까머리 중학생의 기억과 함께 말이지요.
**저작권 시비로 인하여 배경음악을 첨부하지 못함을 너그러이 이해하여 주시옵셔서~~
첫댓글 한잔 살테니 외장하드 함 빌려주시지요
술(?) 한잔으로는 제가 까딱도 하지 않거든요?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보심이 가할 줄 아뢰오~~ㅎㅎㅎ
세시봉시청후 음악도 물론 좋았지만 오랜동안의 우정으로 빚어내는 하모니가 더 마음에 와닿더군요. 서로에게 삶의 에너지를 줄수있는 친구가 있다는건 모두에게 값진 자산인거같아요
빙고~. 운동 후 밤12시쯤 티비 다시보기로 쎄시봉을 봤습니다. 근데 중간에 멈출 수가 없더라구요. 결국 끝까지 보다가... 잠 안 자구 뭐하냐구 마눌한테 혼났습니다.ㅠㅠ
숙제(?)를 하시고 보셨어야지요~~오~~ㅋㅋㅋ
좋은티비 보시내여..다시보기도 되궁구럼 사춘기때도 볼수있는거쥬
나도 다시 보기 하고싶당
가슴 찡 한 사춘기의 감성이 음악을 타고 전해오는군요 책관도 한번씩 파업()을 해야... 그간 잊고 지냈던것도 찾궁
그러니까
저도 보는 내내 가슴에 찡하는 울림이 있더라구요.
배경음악은 돈내두 안 되나요?
돈 내시면 직접 불러 드립니다. ㅎㅎㅎ
에~이~. 듣기 거북할 게 뻔하니 부르는 사람이 내야지요.ㅎㅎ
모처럼 기분 좋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다음날 2부까지 다 시청하였지요!!
쎄이하이님 참 멋진분.....
포스타님께서는 더 멋진분이십니다. ㅎㅎㅎ
무슨 말쌈........
쎄이하이 반도 못따라 가는디요.......
동년배 세대들과 방송 다음날 회사에서 세시봉 감상평을 장황하게 하는데 , 젊은넘들은 희한한 표정으로 선배들을 보더라고요..ㅠㅠ 세월이 흘러 HOT나 베이비복스 등 아이돌이 시간지나서 나오면 젊은 세대들이 지금의 우리감정을 느낄까??
그래요?20대 울 아들은 불후의 명곡들이라며 동생이 안보니까 애닳아 하던뎅...
요즘 제가 밤무대(?) 생활을 접다 보니 샤이니, 소녀시대를 모르겠더라구요. 노래도 세대간의 소통이 필요할 듯. ㅋㅋㅋ
늦게나마 첵관 휴관덕에 이케 장문의 명필을 읽게되네요. 17일부터 20일까지 또 쉰다는데 속편들을 기대할께여 ㅎㅎ
다음 속편은 아마도 요 아랫글(배워서 남주냐) 수준일텐데... 그게 더 기대되시지요? ㅋㅋㅋ
ㅎㅎ 벌떠 흥분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