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청이 지난 5월부터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의 카톨릭병원 파업 사태에 관해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입장을 전달, 국내 카톨릭병원 파업사태가 지구촌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21일 가톨릭중앙의료원 장기파업사태 해결과 가톨릭병원의 노조탄압, 병원폐업 해결을 위해 이탈리아 로마로 원정을 떠났던 민주노총 로마 원정단 (단장 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4일 파리와 로마에서 진행된 로마원정대 1차 원정 활동을 마무리짓고 귀국 보고대회를 가졌다.
민노총 로마원정단은 '지난달 24일 로마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와 1차 면담을 갖고 가톨릭병원의 노조탄압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고 교황청이 적극적으로 사태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며 '로마교황청은 가톨릭병원 사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교황청 국무성에 보고해 내부절차를 밟아 처리한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6일 민주노총 로마원정단에 따르면 이탈리아 현지 3개 노총과 PSI, UNI 등 국제산별노동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로 로마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와 1차 정식 면담을 가졌다. 이탈리아 3개 노총은 로마원정단 동지들의 숙식과 면담일정 등에 대해 연대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로마원정단이 귀국한 후에도 로마원정단을 대신하여 이탈리아 언론에 로마원정단 투쟁을 알리고 한국의 투쟁상황을 파악하여 바티칸에 구체적인 해결노력을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탈리아 3개 노총은 특히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와 2차 면담이 성사되도록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로마원정단이 귀국한 이후 한국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이 계속 지연될 경우 로마 교황청과의 2차 면담 주선은 물론 성탄절까지 이어지는 무기한 투쟁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아니라 이탈리아 3개 노총은 민주노총과 공동명의로 한국 가톨릭병원의 장기파업사태의 해결과 직권중재 철폐를 권고하는 공동서한을 국제자유노련과 OECD 노조자문위원회 앞으로 보내, '병원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직권중재조항이 악법조항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직권중재 철폐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프랑스 CFDT 노총 또한 한국 가톨릭병원의 장기파업과 노조탄압 사태를 전세계에 알리고 보건의료노조 투쟁에 대해 지지하고 사태해결과 직권중재 철폐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로마원정단은 "한민족 유럽연대가 로마원정단이 귀국한 이후 11월 6일부터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유럽사회포럼에 참가하여 한국 가톨릭병원 사태를 알리는 선전전 및 사진전을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교황청과의 1차 면담을 통해 충분히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2차 면담을 공식 요청했기 때문에 귀국 이후 로마교황청 한국대사인 모란디니 대주교와 만나 가톨릭병원 사태해결의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고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로마원정단의 교황청 방문으로 이번 장기파업의 주범인 직권중재 노동악법이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며 "한국의 카톨릭병원 파업사태에 관한 국제적인연대와 여론 형성의 틀이 만들어 졌다"고 평가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이와 관련해 로마 교황청 면담 성사, 국제 연대 강화등 이번 국제활동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대화를 통한 장기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로마교황청 한국대사, 김수환 추기경, 정의구현사제단, 천주교 인권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 천정연 등 천주교 제 단체 집중면담을 통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광주대교구의 결단을 촉구할 방침이다.
또 대선 국면에서 각 당 대선 후보와 정부, 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장기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11월 10일 명동성당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12일 가톨릭 노사관계 토론회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월 23일 시작된 가톨릭중앙의료원 3개 병원(강남성모, 여의도성모, 의정부성모병원) 파업이 168일째에 접어들었고, 목포가톨릭병원(파업 163일) 제주한라병원(파업 161일) 등의 파업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 보다 강력한 11월 투쟁을 전개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