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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지식] 인간의 행동은 모두 결정된 것일까? 스스로 결정한 의지 일까?
결정론 VS 자유의지
'데브스'라는 영화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우리의 운
명은 결정돼 있고 인간들이 미래에 내릴 행동 역시 이미
다 결정돼 있다. 물리적인 우주에서 산다는 걸 전제로 원
인은 결과를 앞서고 결과는 원인으로 이끈다. 미래는 정
해져 있다. '데브스'에서 '케이티'는 이런 예언도 합니다.
그녀는 이미 정해진 미래를 양자 컴퓨터로 모두 다 봤고
주인공 '릴리'는 늘 특정 장소로 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 '릴리'는 이 말을 전혀 믿지 않습니다.
결정론에 따르면 모든 일은 결정돼 있고 일어날 일들은
모두 일어날 일이라고 합니다. 이게 정말 사실일까? 우리
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 걸까?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
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스스로가 직접 내린 선택과 결정
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사람들은 자유 의지는 존재하며
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한다고 믿을 것입니다. 자
신의 선택은 오로지 나의 결정에 의한 것이지 운명이라
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전 세계의 약 70%의 사람들이 자유 의지를 믿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유 의지는 오늘날 당연한 개념으로 여
겨지고 있습니다. 만약에 개인의 자유의지를 부정한다면
인류는 스스로가 아니라 운명이나 다른 어떤 법칙에 의
해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결정론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 의지에 대한 바우마이스터의 실험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결정론과 자유의지론 중에 어던
것이 맞다고 할까? 이에 대해서 여러 학자들은 상반된 의
견을 제시합니다
사회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에 따르면 자유 의지
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합니다. 자유의지는 개인의 행동
이나 생각 정서를 조절하는 일종의 에너지, 의지력이라
고 합니다. 이 에너지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고갈되며.,
의지력이 충만할 때는 외부의 압력 충동에 저항하는 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의지력이 고갈되면 업무 수행이나
행동을 조절하는 게 힘들어집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1998년의 실험실 연구로 이를
증명했습니다. 실험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똑같
은 비디오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룹 1에게는 자신이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게 만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룹 2의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정서를 드러내지 않고 억누르게 했
습니다. 그런 다음 이들의 악력을 측정하였더니 자기 정
서를 억눌렀던 그룹 2의 사람들의 악력이 더 약하게 측정
됐습니다.
'바우마이스터'는 이렇게 결론 짓습니다. 그룹 2의 사람
들은 본인의 정서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의지력이 소모됐
다. 다음 행동에 사용할 의지력까지 소모시켰기 때문에
그룹 1 만큼의 악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초콜릿을 이용한 또 다른 실험도 있습니다. 초콜릿을 먹
고 싶어도 참게 한 다음 어려운 퍼즐 맞추기를 시켜봤더
니 초콜릿 먹는 걸 참아낸 그룹이 퍼즐 맞추기를 더 쉽게
포기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바우마이스터'는 초콜릿 먹
는 걸 참아내는 데 의지력을 소모했기 때문에 이후에 이
어진 과제에서는 사용할 의지력이 없는 것이라고 결론
내립니다.
'바우마이스터'의 최종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유의
지라는 것은 의지력과 같은 맥락의 합리적 의사 결정에
중요한 자원이며, 의지력의 고갈은 이후에 수행해야 되
는 행동이나 아예 무관한 다음 행동에까지 부정적인 영
향을 미칠 수 있다
벤자민 리벳'의 결정론을 주장하는 실험
그런데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미 캘리포니아 대학의 '벤자민 리벳' 교수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모든 것은
그저 뇌의 화학 작용에서 일어나는 명령이다.
그는 역시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서 자유 의지가 존재하
지 않음을 밝혀냈습니다. 그 실험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
이머 앞에 실험 참가자들을 앉혀놓고 뇌파 검사를 하는
EEG 전극, 근육의 신호를 측정하는 EMG를 붙인 다음에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 시계를 보면서 자신이 누르고 싶
은 곳에서 손가락 버튼을 누르십시오.' 그다음에 실험 참
가자들한테 자신의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고 싶은 충동
을 처음 인지하는 순간을 표시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
때 EMG로는 운동이 실제로 일어난 시점을 EEG로는 뇌
신경의 반응이 일어난 시점을 기록하고 시계에 찍힌 점
의 위치로 피험자가 의도한 시점을 기록했습니다. 만약
에 자유의지라는 것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시계에 찍힌
점이 가장 먼저 앞서 있고 그다음에는 뇌의 반응인 EEG
가 찍히고 마지막으로는 근육의 반응인 EMG가 찍혀야
합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가장 먼저 찍힌 것은
뇌의 반응을 기록한 EEG. 0.2초 후에 사람의 의지를 기
록한 시계의 점이 찍혔습니다. 그리고 0.5초 후에 근육의
반응을 기록한 EMG가 찍혔습니다. 이 실험의 결과는 행
동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인간이 스스로 인지하기 이전에
대뇌 운동 피질이 먼저 임무 수행을 위해서 준비했다는
뜻입니다.
'벤자민 리벳' 교수는 이렇게 결론 짓습니다. '주체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는 사람들의 생
각은 망상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의식은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2007년의 다른 실험도 있습니다.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에 발표된 '존 딜런 헤인즈'의 실험입니다. '벤자민 리벳
교수와 비슷한 실험입니다. 행동을 의식적으로 결정하는
순간보다 10초 전에 우리의 뇌가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라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것은 우리 인간이 생각하기
10초 전에 이미 뇌가 명령을 내렸고 사람들은 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에 사람들은 스스
로 결정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행동하도록 명
령하는 것을 그대로 수행하는 생체적 기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라마찬드란" 박사의 자유 거절
하지만 이 실험 결과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빌라야누르 수브라마니안 라마찬드란' 박사입니다. 그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신피질 안에 약 300억 개의 뉴런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일들을 우리 의식이 모두 알 수는 없습니다. 무수한 의사 결정이 신피질에 의해서 끊임없이 처리되고 있고, 신피질이 제안한 해결책 중 몇 가지만 의식적인 각성을 유발합니다. '라마찬드라' 박사는 덧붙입니다. 인간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능력은 자유 의지가 아니라 뇌의 무의식을 거절하는 자유 거절입니다
스스로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그렇다면 과연 자유의지라는 것은 정말로 허상에 불과한 존재일까? 자유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화 속의 등장인물처럼 결정된 길을 따라서 살아갈 뿐일까? 그렇다면 이미 결정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과 인간은 무엇이 다른 걸까?
결정론은 인과관계에 의한 결정으로 자유 의자가 필요.없으나 자유 의지가 있다면 결정론 또한 의미를 잃게 됩니다. 그러나 자유 의지나 결정론 둘 모두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 의지와 결정론 모두를 지키려 하는 학자들의 노력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정론과 자유 의지를 제대로 설명할 수는.없습니다. 그래서 인생이 쉽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