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느낀 엘리트스포츠와 클럽스포츠에 대해 간략히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예전에는
엘리트 스포츠라고 해서 어릴 때부터 학업은 뒤로하고 스파르타식 훈련을 강요 했었죠. 현재도 마찬가지
입니다만...
70년대 먹고 사는게 힘든 시절 올림픽 금메달이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던
시대와 요즘 시대는 많이 달라졌지요. 생활이 여유로워지면서 일반인들도 여가를 즐기게 되고 직접 즐기는 생활체육의 중요성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위키백과사전에서는
엘리트스포츠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네요.
“엘리트스포츠 (Elite Sport)란 정책적으로 특정 소수의 엘리트 선수들에게만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고 훈련을 시켜 국제대회 등에서 메달 획득의 가능성을 높이는 스포츠를 일컫는
용어이다. 이는 생활 체육 스포츠를 말하는 풀뿌리 체육 (Grass
Root Sport)와 상업주의에 입각한 프로페셔널 스포츠(Professional sport)와
구분되는 용어다.”
어릴 적(엘리트스포츠가 당연한 제도라고 생각하던 시절) 외국과의 운동경기 시합을 볼 때 가끔
“저 선수는 직업이 의사이다, 저 선수는 변호사다”라고 해설자가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의아해 했습니다. 어떻게
운동선수가 의사이고 변호사일 수 있는지…
저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때 탁구를 했습니다, 초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당시 부모님께서 제가 운동하는 걸 엄청나게 반대하시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운동하면 공부 못한다는게 이유였지요.
그러다
미국에서 석/박사 공부를 할 때 옆 친구가 자기가 농구선수라고 하더군요. 아니 어떻게? 이게 말이 되나? 분명 '운동선수는 공부를 못한다고 했는데 운동분야가 아닌 공학 공부를 하다니?' 참으로 충격이더군요. 그러나 다른 나라에 대해서 제가 몰라도 너무 몰랐던거죠. 우리나라를 기준으로만 생각을 했으니까요.
그 뿐입니까? 호주에서 야구를 즐기는데 마이너리거 선수들이 수두룩 합니다. “호주에
야구가 있어?”, "호주는 야구 못하는 나라" 라고 생각했는데 마이너리거 숫자는 한국보다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출신 마이너리거들은 엘리트교육을 받은 선수들이지만 이곳 마이너리거들은 취미로 즐긴 일반인 들입니다. 각자 직업이 따로 있지요.
(그리고 한국에서 선출은 같은 선수가 아닌 코치겠죠? 선출이라는 특별 대우도 있겠고 나이 풀리지 않은 선출들은 따로 구분되어 시합해야 하죠? 특히 미국 마이너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은 더욱 그럴 겁니다. 그러나 여기서 그들은 저와 같이 연습하고 시합도 합니다. 선출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요.)
지금은
탁구를 즐기는데 저희 클럽에 올림픽 및 코리아오픈, 차이나 오픈, 재팬
오픈 출전선수(은행원), 클럽 5인자(의사), 중국 국가대표, 중국 선출(대학생), 중국
유소년 코치, 베트남 선수 등이 저희 클럽 소속이고 저와 같이 주2회
연습하고 게임도 합니다. 한국에선 다들 탁구장 관장 또는 코치겠지만 여기선 다 같이 저와같은 일반인 선수일 뿐입니다. 미국 / 호주에서 경험을 직접 하다보니
이제야 조금씩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한 클럽 문화가 익숙해 지네요.
반면, 제 조카는 전국대회 입상경력이 있는 고등학교 펜싱선수 입니다. 그러나 벌써부터 집에선 걱정 입니다. 운동을 너무 힘들어하기도 하지만(주
6일 수업도 없이 운동만 합니다) 펜싱으로 대학교 진학을
못한다면 그 다음이 문제거든요. 우리는 선수들이 그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명성을 얻으면 괜찮지만, 부상이나 다른 이유로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을 경우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야구가 강하다고 믿고 있습니다만… 프로선수들(국가대표)로 한정짓고 싶습니다. 일반인 즉 생활체육은 미국이나 호주가 결코 약하지 않더군요. 공부하랴 일하랴 저희같은 일반인이 운동을 즐길 시간이 있겠습니까? 선진국의 경우 운동시설도 훌륭하지만, 신체조건이 우수한 서양인들에게 어릴 때부터 우리처럼 주6일
수업도 안하고 훈련만 시킨다면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거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전에 교육기관 감독이나
코치들은 소송을 당하겠지만요.
그래서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갑니다. 얘네들이 왜 올림픽 참가에 의의를 두는지, 그리고 동메달이라도 따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우리는 어떻습니까? 은메달도 실패했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 입니다. 평생을 운동만 했으니 말이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10대 무역국에 속하는 강국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처럼 변하리라
봅니다. 일부 공산국가에서나 실시했던 엘리트 스포츠.. 그리고 그 제도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문화에서도 분명 그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분들이 말씀 하시듯 변호사도 올림픽에 출전하고 회사원도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는 문화로 바뀌겠고 꼭 바꿔야겠지요.
첫댓글 그렇군요...그래서 동메달도 그렇게 소중하게 느껴지겠군요. 저도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동메달뿐 아니라 참여하는 것으로 기뻐하기도 하지요^^ 올림픽은 순수 아마츄어들이 참가하는 대회이지 않습니까.
사람들의 인식도 한몫하겠죠. 고등학교때 단체전 준우승을하고 돌아와서 교무실에서 맞은적이있습니다.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1등만 인정하고 대우해주는 현실이 엘리트체육을 더욱 망치고있는거겠죠. 성적때문에 불법으로 수업을참가안시키는 학교들이 아직 몇군데 있다고알고있습니다. 이번통합으로 뭔가 변화가 있었으면 하네요.
네. 저도 동의 합니다. 우리문화가 더욱 그렇죠. 명문대 출신은 다 잘하는줄 압니다 ㅎㅎ
어릴적 부터 문제하나 더 맞춰서 남보다 높은 곳에 올라야 하다보니...1등 1등 오직 1등에 관심이 맞춰져 있지요. 특히 운동선수들은 더욱 그렇지요. 즐기면서 하는게 아니잖아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선수들 인터뷰를 보면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내용이 많지요.
우리나라는 "법"으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확연히 구별하여 규정하고, 그에 따른 관리 및 단체설립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서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완전히 별도의 단체이니까요. 그래서 그 둘을 이번에 통합하기로 법이 바뀌었는데, 외국처럼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구분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려면 갈 길은 아주아주 멀어보입니다만, 그래도 언젠가는 되지 않겠습니까? 제 아들이나 손자 때는 되면 좋겠네요.^^
네. 더 이상 우리나라같은 강국에서 엘리트교육의 필요성을 못느끼기에 통합 되는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일본이 좋은 예가 아닐까 싶네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서 실시하니까요.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가 되어야할텐데요..좋은글감사합니다^^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만큼 서서히 바뀌리라고 믿습니다.^^
@KOTI 저희 카페에 좋은 글로 스크랩도 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