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박란
멀미해서 못 오고
딸이 고3이라서 못 오고
해외출장 가서 못 오고
다리 다쳐서 못 오고
지도교수 인사 간다고 못 오고
"큰아들 내외 왔어?" 옆집 할머니 참견에
엄마는 둘러 댄다
"일이 바빠서 새벽에 왔다 갔어"
엄마는 몇 해 전부터
굴비도
갈비도
곶감도
배도 아들이 사 왔다고
지인에게 나눠 주기 시작했다
그 아들이 이번엔 코로나로 못 온다고 했다
엄마는 밝은 얼굴로 사람들에게 먼저 말씀하신다
"요번엔 아들 못 와 코로나잖아"
카페 게시글
추천시, 산문
추석/박란
함종대
추천 0
조회 41
23.04.25 12:14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코로나라서 오히려 다행인 엄마의 아픔 마음이 헤아려지는....
저 역시 그때는 저렇게 둘러 댔었겠지요.
이제사 보니 마음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