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불초 아랑입니다.
어느덧 시즌도 후반기를 향해 치닫고 있군요.
저를 포함한 미네소타 팬들에게, 2012-2013 시즌은 잊을 수 없는 불운의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AK47, 브랜든 로이 등 굵직한 FA 영입에 루비오 부상 전까지 서부에서 플옵싸움을 벌였던 주축들 - 러브, 페코비치,릿나워,
바레아 - 등이 건재, 게다가 트레이드를 통해 체이스 버딘져라는 팀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조각을 얻었고 거기다가 곧 부상에서
돌아올 리키 루비오에 대한 기대까지. 또 시즌 초반 언드래프티 신인 알렉시 쉐베드가 소소한 돌풍까지 일으켜 주며 팬들을
들뜨게 했죠.
하지만, 시즌의 70%가 진행된 현재 미네소타의 성적은 21승 37패. 승률이 4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팬들에게는 역대급이라 기억될 만한 부상 악재가 미네소타를 덮쳤기 때문이죠. 케빈 러브, 리키 루비오, AK47, 니콜라 페코비치,
브랜든 로이 등 Best 5는 말할 것도 없고 체이스 버딘져, 알렉시 쉐베드, JJ 바레아 등 벤치의 주축들까지, 심지어는 깜짝 활약을
펼친 조쉬 하워드마저 부상으로 시즌아웃될 정도로 이번 시즌의 미네소타는 부상악령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3월 8일 현재, 미네소타의 부상자 명단은 니콜라 페코비치 - 케빈 러브 - AK47 - 브랜든 로이 - 말콤리 - 체이스 버딘져....
베스트 5 중 리키 루비오를 제외한 전원에 로이 부상 이후 주전 SG를 소화해 주었던 듀얼가드 한명, 팀의 키 식스맨...사실 액티브
로스터보다 부상자 명단 쪽이 몇 배는 더 강해 보이는 것이 미네소타의 현주소입니다. 팬 입장에서도,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도저히 지금 뛰면서 연전연패하고 있는 선수들과 코치진을 탓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불운한 상황 속에서도...미네소타 팬들을 경기장에 모이게 하는 두 선수가 있으니...
그들은 바로 팀의 두 막내, 리키 루비오(90년생)와 데릭 윌리엄스(91년생) 입니다.
두 영건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키 루비오: 13.0득점 (34.6% FG), 6.5리바운드, 9.7어시스트, 4.3스틸
데릭 윌리엄스: 18.6득점 (44.4% FG), 9.2리바운드, 0.6어시스트, 0.8블락
두 선수 모두, 특히 실망스러운 2픽이라던 데릭 윌리엄스의 최근 발전상은 눈부십니다. 야투율이 아쉽긴 하지만, 루비오가
경기당 6.5개, 데릭이 경기당 6.1개를 얻을 정도로 자유투를 많이 얻어내기에 수치에서 나타나는 것 만큼 득점효율이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루비오의 경우, 무릎부상에 대한 부담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입니다. 특유의 현란한 동선이나 적극적인 허슬이 부상 이전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습니다. 엽기적이라 할만큼 높은 그의 최근 스틸 수치는 기본적으로 수비에 임하는 자세와 우월한
신체조건에 기인한 바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폭발적인 순발력에 힘입은 바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또한 최근 부쩍 (나름) 다득점 경기가 많아지고 있는데, 점퍼 성공률이 조금 나아 지고 있는 것도 있지만 적극적인 돌파와
컨택이 그가 가장 의존하는 득점루트입니다. 돌파 후 마무리가 좀 아쉽지만, 발전하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합니다.
이지 레이업도 놓치던 예전의 루비오가 아닙니다. 최근에는 이런 묘기같은 마무리를 심심찮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루비오가
수비를 높이와 타점으로 압도할 수 있는 피니셔가 아니기에, 이렇게 기교적인 마무리 기술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죠. 마치
내쉬가 그러했던 것 처럼...
코비를 멋드러진 비하인드 백 드리블로 제쳐버리고 드와잇 하워드를 Shake & Bake 한 이 장면은, 루비오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자신감과 적극성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방송으로 보고 있던 사람마저 잠시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이런 패스는 루비오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죠.
'최근의 활약상'이라고 하면 데릭 윌리엄스도 지지 않습니다.
거의 20-10에 육박하는 최근 10경기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데릭 윌리엄스는 NBA에서 '득점을 올리는 법' 그리고 '리바운드를
따내는 법'에 대해서는 성공적으로 눈을 떠가고 있는 중입니다.
게임을 보면, 데릭은 루비오의 리딩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따르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아델만이 공격에서 데릭에게 주고
있는 롤은 거의 'Executer' 에 가까운데, 최근의 데릭은 어느 정도 그 역할을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루비오와의 연계 플레이로 생기는 오픈찬스나 미스매치 상황을 잘 이용하면서 스탯과 경기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중이죠. 특히 4번자리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기동력을 이용하여 상대 수비가 자리를 잡기 전 맹렬히 코트를 가로질러 가 상대의
백코트 요원과 미스매치를 만드는 장면은 최근 미네소타 경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러면 루비오의 적절한 패스가
들어오고, 데릭은 이를 충실히 득점 혹은 자유투로 연결하죠.
데릭은 4번으로서는 작고, 3번으로서는 가로수비에 어려움을 겪는 트위너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특성은 상대 입장에서도
수비하기가 까다롭죠. 3번으로 막기에는 크고 4번으로 막기에는 빠르니까...
아이솔레이션 상황을 만들어주면, 의미없는 드리블을 치다가 터프 점퍼를 날리던 것이 예전의 데릭의 모습인데 최근에는
어떻게든 파고들어가서 파울을 얻어내거나 여의치 않으면 가드진에게 다시 볼을 빼는, 조금은 성숙한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 10경기 뿐만 아니라, 전반기 막바지부터 데릭의 상승세는 어느 정도 눈에 띄고 있었기에 지금의 브레이크아웃이
단기적인 성질의 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드디어 '픽값'을 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 미네소타는 루비오와 데릭의 투탑 체제로 그나마 'NBA팀'으로서의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존 월 복귀 이후
14승 11패의 호조를 보이고 있던 워싱턴을 접전 끝에 잡아낸 경기는 양 팀 로스터 상황과 분위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의외였는데,
이 경기에서도 루비오와 데릭이 승리를 이끌었죠.
하일라잇에 자주 등장하고 항상 화제의 중심이 되는 루비오와는 달리, 데릭은 '여몽급' 발전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그리 언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3월 복귀가 예정되어 있는 케빈 러브가 돌아오면 다시 한번 출장시간이 줄어들며 성장 모멘텀을 놓칠
위험성도 있죠.
그러나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면, 시즌 초반 '실패한 2픽' 으로 불리며 단테 커닝햄에게 출장시간을 빼앗기던 데릭 윌리엄스는
더 이상 없다는 것입니다.
연년생 콤비인 루비오와 데릭. 루비오가 미네소타의 두뇌라면, 데릭은 미네소타의 팔과 다리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두 선수 모두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아직 어리디 어린 선수들인데다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팬으로서 이들의
미래가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저는 성질이 급한 팬이니, 당장 3월에 다음 시즌에 대한 예고편으로...다음의 두 가지를 보고 싶군요.
첫째는, 이 트리오가 호흡을 맞추는 것을 보는 것....(원래도 센터자리에서 출장시간이 적지 않았던 러브였기에, 5번 러브-4번
데릭 라인업을 써가며 프론트 코트의 4총사 - 러브, 페코,데릭,AK - 를 잘 활용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는,
이들이 건강하게 뛰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로이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하더라도, 나머지 네 명이라도 제발!!!
픽순위를 위한 탱킹보다, 현 전력이 분명 경쟁력이 있는 로스터임을 증명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항상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항상 잘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