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김미화의 ‘웃으며 사는 비법’ 공개
“미화 씨, 요즘 왜 이렇게 예뻐져요?”
40대 김미화의 얼굴엔 광채가 있었다. 피부도 너무 곱고 예뻐서 첫 만남이었지만 ‘얼굴에 무슨 짓을 하셨나요?“라고 물었을 정도다. 그녀의 미소와 호탕한 웃음은 주변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40대부터는 그 사람의 살아온 날들이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난다고 했다. 많은 아픔들을 걸러낸 ‘긍정과 행복’만이 그녀에 얼굴에 남았다. MBC 라디오 부스에서 만난 김미화는 자꾸만 예뻐지는 비결, 남편과의 닭살 애정행각, 용인에서의 전원생활 등에 대해 들려주었다.
#1. 호기심은 김미화를 발전시킨다
헬스조선 : 인터뷰가 끝나면 다음 촬영이 있고 또 곧바로 라디오 생방송 준비한다고 들었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힘들지 않나?
김미화 : 물론 힘들다. 기본적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고정적으로 맡고 있다. 오늘만 해도 아침에 행사가 있었고 라디오가 끝난 뒤에는 대학원 수업이 있었다. 바쁠 때는 하루 5개 정도의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한다. 주말에는 쉬려고 노력하지만 여름, 가을에는 행사가 많아 그것도 못 쉴 때가 많다. 정말 새벽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올 때도 많다(웃음).
헬스조선 : 일을 시작한 이래 한 번도 쉬어 본 적이 없다는 기사를 읽었다. 1983년도에 데뷔했으니 벌써 27년을 계속 일했다는 이야기인데, 이걸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궁금하다.
김미화 : 좋아하는 일이라서 가능한 거 아닐까?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지 억지로 시켰으면 못했다. 원래 모든 일에 호기심이 넘쳐 많은 걸 배우고 싶어 한다. 방송에 대해 알고 싶어 언론정보대학원에 진학했고 사회복지에 대해 알고 싶어서 다시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자연스럽게 다음 일로 넘어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다 보니 쉴 틈이 없었다. 생각해 보면 항상 나를 움직였던 건 모든 일을 좋은 방향으로 받아드리려는 ‘긍정적인 호기심’ 덕분이었던 것 같다. 코미디를 할 때도 ‘기존의 틀을 바꾸면 안 될까’라고 고민한 덕분에 동료들과 함께 ‘개그콘서트’를 만들었고, 얼마 전 성공적인 10주년을 맞이했다.
헬스조선 :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맡고 있다.
김미화 :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거나 욕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지금 대학원 다니는 것도 학위를 따기 위해서라기보다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시작했다. 남들과 완전 반대다.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도 마찬가지다. 기회가 왔고 호기심이 생겨 시작한 거다. 지금까지의 활동을 정리해 보면 내가 걸어와야 할 길을 잘 찾아 온 것 같다.
헬스조선 : 며칠 전 불우이웃돕기에서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는 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웃을 돕게 된 것에 뭔가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김미화 :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어릴 적 꿈을 실천하는 거다. 어려운 이들을 많이 보고 자랐으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난 유명한 코미디언이 되면 남을 도울 거야’라고 생각했다. 데뷔 후 쓰리랑 부부를 통해 넘치는 사랑을 받았고 너무나 감사했다. 내 능력에 비해 과도한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제 돌려드릴 차례라고 믿었다.
헬스조선 : ‘김미화’를 검색해 보니 기사의 절반이 ‘출연료 전액기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솔직히 아까울 법도 한데...(웃음)
김미화 : 하나도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일 거다. (웃음) 하지만 기부는 아까운 마음이 들면 못한다. 아까운 마음보다는 사회에 받은 걸 환원한다는 의미다. 남편도 학자이기 때문에 본인도 이 사회에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지 자주 생각한다.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둘의 생각이 잘 맞는다. 내가 무언가를 제안하면 흔쾌히 ‘돕자!’라고 말하지 한 번도 ‘하지 마’라고 한 적이 없다. 많은 금액을 낼 형편이 안 되면 몸으로 봉사하고, 형편이 되면 돈으로 기부하는 거다. 내가 남을 칭찬하는 것만큼 나도 칭찬받고 싶은 욕심도 있다.
헬스조선 :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원래부터 낙천적인 성격인가?
김미화 : 무슨 일이 있든지 심하게 비꼬아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 꽁해 본 적도 없다. 요즘 흔히 말하는 ‘쿨하다’ 하지만 성격 자체는 소심하다. 사랑받아야 하고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불안해한다. 그런 반면 내가 잘못했을 때 먼저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있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는 일기를 쓰는데 주로 원망하기보다는 뉘우치는 내용이 많다. 시간이 흐른 후 일기를 읽어보면 ‘누구에게 미안하다’. ‘이럴 때 이랬더라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게 눈에 들어오더라. 가끔 일기를 다시 꺼내보면 민망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있는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용기다. 부끄러운 것도 부족한 것도 난데 그걸 온전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밖에 고민이 있을 때는 혼자 속으로 삭히지 않고 멘토와 의논하기도 한다.
헬스조선 : 김미화의 멘토는 왠지 특별할 것 같다.
김미화 : 누구나 가능하다. 화장실 청소하는 아주머니, 봉사활동에서 만난 장애우, 두 딸들도 나의 멘토가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의견을 묻고 가슴으로 받아들여 문제를 풀어가는 편이다.
헬스조선 : 김미화의 ‘밝음과 긍정’이 타고난 성격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늘 웃는 얼굴’을 만들기 위해 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김미화 : 나쁜 일은 빨리 잊고 다른 사람 험담도 안 하려고 노력한다. 대화 중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면 ‘내가 지금 뭐하는 거람’ 생각하고 서둘러 마무리한다. 칭찬하기도 바쁜데 험담할 시간이 어디 있는가. 아, 또 한 가지 칭찬을 자주한다. 주변에 있는 우리 아이들이나 남편 또 우리 PD들, 작가들 모두에게 늘 ‘칭찬을 많이 해줘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다. 칭찬은 받는 사람도 기분 좋고 하는 나도 기분 좋은 ‘묘한’ 거다.
긍정적인 김미화의 ‘웃으며 사는 비법’ 공개
“미화 씨, 요즘 왜 이렇게 예뻐져요?”
#2. 좋은 공기와 신선한 식재료…용인 전원생활은 축복
헬스조선 :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래 하기 힘들다. 따로 특별히 하고 있는 건강관리법이 궁금하다.
김미화 : 너무 바빠 건강관리가 안 되고 있어 걱정이다.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열정이 샘솟는 선배들을 보면 부럽다. 나는 체력보다는 정신력을 발휘하는 타입이다. 하지만 한살 한살 나이가 들다보니 ‘진짜 건강이 중요하구나!’ ‘건강을 지켜야겠다!’라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결국 고민 끝에 3년 전 건강을 위해 시골로 내려갔다.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아도 이만큼 건강관리가 되는 건 모두 시골생활 때문인 것 같다.
헬스조선 : 주로 일하는 곳이 서울인 만큼 오가는 시간이 많이 걸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김미화 : 경기도 용인 집에서 여의도까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그 시간과 고생이 아깝지 않다. 집에 도착한 순간 공기부터가 다르다. 주변이 얼마나 깨끗한지 집에서 불을 꺼놓고 하늘을 바라보면 별이 쏟아질 듯 보인다. 달빛이 그렇게 밝고 아름답다는 걸 이제까지 몰랐다니까. 아이들 다 키우고 나이가 들어 정년퇴임하고 시골로 가겠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 오히려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지내야 더 오래 건강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 게다. 농약을 치지 않고 키운 채소와 같이 건강한 음식을 먹고 살아야 건강해진다.
헬스조선 : 좋은 공기를 마시고 몸에 좋은 걸 먹어서인지 피부가 너무 좋아 솔직히 놀랐다. ‘타고 났어요’라는 이야기는 빼고 비결을 말해 달라.
김미화 : 정말 관리하지 않는다. 가끔 자외선 차단제도 잊어버릴 때가 있을 정도다. 피부가 좋은 건 숲속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살기 때문인 것 같다. 또 옛날부터 술, 담배 등 건강해치는 일은 일절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소소한 습관들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을 떠나와 알게 된 건데 좋은 건 시골사람들이 다 먹는다는 거다. 도시에서는 차갑게 굳은 무정란을 먹지만 여기에선 아침에 닭이 막 낳은 따끈따근한 유정란을 맛볼 수 있다. 그 뿐이 아니다. 밭에서 막 캐낸 고구마, 감자, 고추, 오이, 가지, 토마토 등 옆집에만 가도 혼자서 못 먹을 정도의 양을 들려준다. 사먹는 거와 비교가 안 될 맛이다. 여름에 집에서 키운 옥수수를 따다 쪄 먹었는데, 그 맛이 아직도 생생하다.
헬스조선 : 바쁜 스케줄 중에 밭일하느라 식물 키우느라 손이 많이 가겠다.
김미화 : 그래서 남편과 일을 잘 분담하고 있다. 내가 바쁠 때는 아이들 남편의 몫이다.
헬스조선 : 재즈바에서 트럼펫을 부는 남편을 사랑스러운 듯이 바라보는 사진을 보았다. 여자라면 ‘너무 부럽다!’ 할 만한 분위기더라. 올해가 결혼한 지 3년째 되는 해인데 아직도 그렇게 좋은가?
김미화 : 당연하다! 이제 앞으로 쭉 사랑할 일만 남았다. 서로 결혼에 아픔이 있기 때문에 더 노력을 기울인다. 대화를 많이 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작은 섭섭함이나 오해도 바로 풀어버린다. 살다보면 의견이 다를 때가 많다. 이야기하면 조율하지 못할 것은 없다.
헬스조선 : 부부사이 싸움이 한 번도 없지는 않았을 텐데, 부부간의 긴장된 순간을 슬기롭게 넘어가는 비법이 있나?
김미화 : 이야기 중 감정이 격해질 때는 1~2시간 또는 30분 정도 쉬는 시간을 갖는다. 다른 이야기를 하는 동안 생각이 정리되고 감정이 누그러지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부부생활에 있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정이 극으로 치닫게 되면 우리 부모님에 대한 험담이나 인신공격 등으로 서로에게 상처 주게 된다. 그러기 전에 ‘일단 멈춤’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헬스조선 : 요즘 여성들, 특히 30대를 넘어 40대 중반이 되면 우울증에 걸리거나 허무함을 느끼는 일이 부쩍 느는 것 같다.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 달라.
김미화 : 아이들과 남편으로부터 떠나라! 완전 떠나라는 게 아니라 남편과 아이에게 정신적으로 기대지 말라는 의미다. 먼저 바라는 바가 없으면 섭섭함도 없다. 아이들에 대한 기대치, 남편에 대한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돌아오지 않으면 서운한 거다. 아이들이라 무시하지 말고 그들의 삶에 간섭하지 마라. 아이들에게 똑같은 말을 계속하면 대화 자체가 끊어져 버린다. 대부분의 판단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부모는 길을 잃었을 때 바른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나침반 역할만 하면 된다. 지금은 친구처럼 지내는 두 딸과도 사춘기, 이혼문제 때문에 갈등이 많았다. 하지만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고민하니 관계가 달라지더라. 남편도 마찬가지다. ‘늦게 들어오냐’, ‘어디냐’라는 말 대신 그냥 믿어주자. 사정이 있어 늦게 들어오는구나, 라고 이해하고 아침이 되면 해장국 끓여주면 된다. 의심할 필요도 없다.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 가족에게는 자칫 왜곡되어 전달될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를 가꾸자. 친구들과 연극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구청이나 시청에서 하는 공짜 프로그램을 즐겨보자. 일하는 여자를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당신도 엄마로서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니까. 자기 떡보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마치 오래 전부터 알았던 옆집 언니처럼 친근하게 대화를 이끌어 준 김미화.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은 ‘대중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였다. 그녀는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말에 책임져온 똑똑한 그녀이기에 분명 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