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림이라는 사이트의 주인장이신 오정환님을 조정환으로 불러드린 사연을 변명으로 올립니다. 무심히 정환이란 이름이 제게는 익숙한 대로 조정환으로 불렀습니다. 지금부터 8년 전에 조정환이란 5학년 아이를 가르쳤습니다. 그 아이는 농아였습니다. 학교 근처 애화학교(농아학교)에서 유치원을 다니고 일반학교로 입학한 아동이었지요. 그 아이는 선생님의 입모양을 보고 말을 읽은 독순법을 익혀서 공부를 했습니다. 언제나 나와 마주보며 수업을 했지요. 그런 아이들은 귀가 안들리니까 발음할 기회를 익히지 못해 말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강구조는 된다는 것이지요. 나는 이 말에 착안해서 조정환에게 시낭송을 연습시켰습니다. 한 편의 시를 제대로 낭송하는 데 거의 한 달을 매일 남겨서 반복 연습을 시켰지요. 그리고는 내가 소속되어 있는 우이시 시낭송회 날 특별 출연을 시켰습니다. 그 날 참석한 시인들과 아이들, 정환이의 어머니 모두 가슴에 흥건하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농아인 정환이가 시낭송을 하다니..... 그 일에 대한 의미는 그 아이에게 큰 의미였습니다. 제가 그 아이에게 주고 싶었던 것은 자신감과 인내심 그리고 성취감이었습니다. 그런 특별한 이야기가 이번 제 실수로 떠오릅니다. 오정환님! 이 이야기를 듣고는 섭섭하지 않으시지요. 미안해요. 정 섭섭하시면 목필균을 오필균이라 발음해 주셔도 좋습니다.ㅎㅎㅎㅎㅎ 참 기쁜 소식 재미교포 권태성 시인님도 그 멀리서 관심을 표했습니다. 제 게시판에 글을 읽으시고 들리셨나 봅니다. 이제 시그림이 세계화 되어 갑니다. 물론 그 전에도 관심만 있다면 그리 되었겠지만, 제 주변에 시인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지요.
<새소식>.... 1998년도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조정환이가 3월초에 제 블로그에 댓글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중학교 때 정환이 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이민갔었는데.... 십년 전에 다시 귀국하여 대학교에 진학하여 석사를 거쳐서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 있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사람은 언제 어떻게 만날지.... 언제 어떻게 소식을 들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블로그를 운영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기쁜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벅찹니다. 정환이 어머니와 반가운 통화도 하였습니다. 급히 뵙겠다는 말에 제가 말렸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정환이가 좀 한가해질 때 만나자고..... 이렇게 소식 들은것 만으로도 ... 기쁜데... 천천히 더 기쁜 소식을 듣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변했는지.... 나이들고 병약한 나를 보고 실망할지도 모르는데....
그럼요... 저도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기에 기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동창님 블로그 덕분에 저와 연락이 된 것이 아닙니까? 저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라 생각합니다. 시를 쓰는 일도, 블로그 운영도, 많은 사람들과 인연도 꾸준하게 이어오는 것... 때로는 악연도 만나지만.... 그도 거쳐야 할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댓글
정환이라는 이름의 제자는
아마 예전의 목필균 선생님 그대로를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요?
자기가 받았던 선생님의 교육과
감사함에 대한 마음을 갖고 있었으며
그걸 잊지 않고 옛스승을 찾아 준
'정환'이란 제자도 대단합니다
사연이 있는 글을 읽고 보니
두분 사제지간의 이야기가 흔치 않겠지만
널리 알려 주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문닫은지 오래된
제 블로그도 다시 열어 두면
잊혀졌던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그럼요... 저도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기에 기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동창님 블로그 덕분에 저와 연락이 된 것이 아닙니까?
저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라 생각합니다. 시를 쓰는 일도, 블로그 운영도, 많은 사람들과 인연도 꾸준하게 이어오는 것...
때로는 악연도 만나지만.... 그도 거쳐야 할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동영상에 시 낭송을 나의 육성으로 입혀보겠다고 습작을 해 보면서 들려지는 목소리가 어색하기에 쑥스러워 공개하기를 주저하고 있는데.......
세월의 착각속에 성을 조씨로 바꿔불린 오정환님의 서사는 실수를 떠나 감동의 도가니 입니다..
농아로 태어나 시인이신 목필균 담임선생님을 만나 그어려운 시낭송을 무한반복해 연습하며 드디어 공개적인 시 낭송회에서 시낭송을 하던 소년 정환의 모습이 떠올랐는데
목선생님의 바램대로 자신감 인내심 성취감을 이뤄낸 한 편의 서사에 감동하지 않을수 없네요.
시낭송이 아닌 시낭독을 하며 만들어본 습작을 세상에 내보내기가 부끄러워집니다..
인내심은 있는데 자신감과 성취감은 없어졌어요..ㅋㅋ
무슨 말씀을(?) 선배님이 계속 시도해 보신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십니다.
멋진 인생......시낭독을 추천합니다.
정환이는 성실 ,그 자체로 열심히 공부한 결과.... 바쁜 오늘을 만든 것입니다.
만남은 미루어졌어도..... 기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