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봄에는 하얀 꽃으로 시작해서
하얀 꽃으로 마감하는 것일까?
겨울이 막 지나면
매화꽃이 먼저 터져 나오고
벚꽃을 지나 뒤이어 연분홍 진달래, 개나리, 목련이 이어서 나온다.
뒤를 이어 자목련을 비롯한 주홍, 빨강, 분홍 등 화려한 철쭉이 봄날을 수놓는다. 이상하게도 하얀색 철쭉은 가장 늦게 나온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늦게 하얀 찔레꽃, 이팝꽃 등이 나오고
부처님 얼굴이라는 하얀 불두화가 참으로 곱게 나타나며
아카시아꽃이 5월을 마감한다.
나는 바바의 철학을 접하면서 작고 훌훌 날리는 하얀 꽃들에게서 시작한 봄날이 다시 하얀빛의 작은 꽃이파리의 잔치로 마감을 한다는 사실이 어쩐지 무언가를 상징하고 있는듯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만의 사색취향의 엉뚱한 소견일지 모르지만
하얀빛의 정묘한 사트바구나가 변화력의 라자구나에서 다시 흰빛으로 돌아가는 순환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작은 소견으로는 이 모든 것이 순환을 보여주는 것같다.
색의 세상은, 하양에서 출발하여 하얀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닐까?
다시 순환은 빨간 장미로부터 시작한다.
뒤이어 일 년의 한가운데 쯤, 초여름에 연꽃(유종삼매의 상징?)이 나타난다.
이상하게도 하얀 연꽃(무종삼매)의 상징은 보다 늦게 나타난다.
사트바구나의 정점인 하얀 연꽃이 끝나면
라자구나인 이파리들이 푸르러지고 가을이 오면 잎들은 노랑, 빨강으로 단풍들기 시작한다.
마지막 겨울이 오면 타모구나의 어둠으로 이파리들은 소멸한다.
이 현상 세계, 색의 세상에서는 창조(사트바), 유지(라자), 소멸(타마)의 춤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 같다.
무엇을 걱정하고 염려할 것인가?
우리 모두 이 순환의 일부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