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이 울산 최초로 야간과 휴일에도 소아 경증 환자 진료가 가능한 `1호 달빛 어린이 병원`지정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소아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소아전문병원이 문을 닫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젊은 육아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라 더욱 고무적이다. 젊은 세대를 울산에 더 많이 머물도록 하는 방법 중 하나가 육아를 위한 복지환경 조성이다. 젊은이들을 울산에 머물게 할 수 있는 유인책 중 일자리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다. 울산과 인접한 기장군 내 정관 신도시로 젊은 세대들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양질의 육아 서비스환경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울주군의 1호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추진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울산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가 직접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했음은 물론이다. 이제라도 울산시가 제도적 정책적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울산 관내 5개 구ㆍ군 지자체마다 적어도 1개 이상의 달빛어린이병원이 확보돼야 함이 바람직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법정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때, 면역에 취약한 영유아와 청소년들에 대한 부모들의 경각심이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보다 밀착형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욱이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상황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진료받을 수 있는 소아과 전문병원마저 부족해 아이들 병원 진료가 부담으로 여겨지게 만든다면 출산 기피현상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발 더 나아가 인구정책 당국이 추진하는 각종 출산장려 정책들마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전락될 수도 있다. 지난 24일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에 있는 햇살아동병원이 울산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울주군에 신청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18세 이하 소아ㆍ청소년 경증 환자가 평일 야간이나 토ㆍ일요일, 공휴일에도 응급실이 아닌 소아ㆍ청소년과 전문의의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ㆍ도가 지정하는 의료기관을 말한다. 울산은 경상북도와 강원특별자치도와 함께 지정된 달빛어린이병원이 없는 광역지자체에 속한다. 그동안 울산의 각 구ㆍ군 보건소가 나서 지역 의료기관에 달빛어린이병원 신청을 독려해 왔으나 요건이 까다로워 지정에 참여하는 기관이 없었다. 여기에다 소아ㆍ청소년과 전공하는 전문의가 갈수록 줄고 있어 소아ㆍ청소년과를 유지하는 병원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그 같은 상황에서 큰 용단을 내려 준 햇살아동병원 측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맞벌이 가정 경우 자녀들이 아파도 직장 때문에 평일 낮에 병원을 이용하기 힘들다. 퇴근 후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야간진료를 하는 청소년과가 없어 평소 불편을 감수해 왔다. 이제 범서읍 천상리 일대 부모들의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소아ㆍ청소년기에는 병치레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젊은 부모들에게서 육아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는 차원에서 야간진료 기관 확충에 울산시는 물론 구ㆍ군에서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