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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제르에서 반서방·천러시아 성향의 군인 주도 쿠데타 발생
◦ 니제르 군부 쿠데타 발생, 대통령 구금
- 7월 26일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대통령경호대 사령관 압두라하마네 치아니(Abdourahamane Tchiani) 장군이 이끄는 쿠데타가 발생해 모하메드 바줌(Mohamed Bazoum) 니제르 대통령을 구금하고 정권을 장악했다. 치아니 장군은 군부의 권력기구인 국가수호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으며, 니제르 군부는 치아니 장군이 새 국가원수라고 선언했다. 군부는 야간통금을 선언하고 국경을 전면 폐쇄했으며 의회 모든 국가기구의 기능을 정지시켰다.
- 치아니 장군은 니제르가 몰락으로 나아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쿠데타가 필수적이었다고 주장하고 바줌 대통령이 안보 악화에 따른 수많은 인명 피해와 난민 발생, 치욕, 좌절을 숨겨왔다고 발표했다. 치아니 장군은 또한 바줌 대통령이 막대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진압하고 안보를 회복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 바줌 대통령과 치아니 장군의 갈등, 쿠데타의 원인으로 분석
- 1960년 니제르가 독립한 이후 이번 쿠데타까지 총 5번의 쿠데타가 발생했다. 이번 쿠데타는 2021년 대선에서 당선되어 니제르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로운 정권 교체에 성공한 바줌 대통령과 치아니 장군의 갈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마하마두 이수푸(Mahamadou Issoufou) 전(前) 대통령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바줌 대통령의 행보가 이수푸 대통령 시기부터 대통령경호대를 지휘해온 치아니 장군을 자극한 것이 쿠데타의 원인이 되었다.
- 특히 바줌 대통령은 대통령을 위협할 수 있는 군부의 영향력과 독립성을 견제하기 위해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왔고, 이는 군부의 위기감을 자극시켰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니제르 전문가인 폴 멜리(Paul Melly)는 쿠데타가 발생하기 며칠 전에 바줌 대통령이 치아니 장군을 해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전했다.
☐ 국제사회, 니제르 군부에 조속한 문민정부로의 권력 이양 촉구
◦ 미국과 프랑스, 쿠데타 비난...군부는 외부 압력 거부하고 니제르에서는 친군부 시위 조직
- 사하라사막 지역의 극단 이슬람주의 무장조직 근절을 위해 니제르와 협력해오던 미국과 프랑스는 즉각 쿠데타를 규탄했다. 쿠데타 이후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Economic Community of West African States)가 니제르 군부에 대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자, 프랑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ECOWAS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8월 4일 토니 블링컨(Anth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은 니제르 정부에 대한 일부 원조를 중단하며 문민정부에 즉각 권력을 이양할 것을 촉구했다.
- 8월 7일에는 빅토리아 눌랜드(Victoria Nuland)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니제르를 방문해 군부 지도자를 만났다. 눌랜드 차관보는 바줌 대통령과 치아니 장군을 만날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고 군부 지도자들과 어려운 대화를 하고 있으나 미국은 협상과 대화를 통해 정치 위기를 해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 ECOWAS가 니제르에 경제제재를 가하고 무력 개입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8월 2일 치아니 장군은 TV 연설을 통해 외부 세력의 압력과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군사 행동이 이루어질 경우 니제르 국민은 단결해 저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니제르 수도 니아메이(Niamey)에서는 군부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나타났으며, 8월 6일에는 니아메이의 3만 명 규모 경기장에서 군부를 지지하고 외부 개입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는 군부 지도자들도 참여해 외부의 개입과 위협을 비판했다.
◦ 서아프리카 국가, 쿠데타 반대국과 지지국으로 분열
- 쿠데타 이후 ECOWAS는 군부에 8월 6일까지 바줌 대통령을 복귀시킬 것을 요구하며 니제르에 경제제재를 가했다. 이에 따라 니제르의 전력 70%를 공급하는 나이지리아는 니제르를 향한 송전을 중단했다. ECOWAS는 또한 요구 기한까지 군부가 물러나지 않을 경우 무력 개입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 그러나 니제르 군부가 ECOWAS의 경고를 무시한 채 시한이 지났음에도 ECOWAS는 무력 개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ECOWAS 국가의 실제 행동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고즈윌 악파비오(Godswill Akpabio) 나이지리아 상원 의장이 니제르 파병을 반대하는 등 서아프리카 최대 국가인 나이지리아도 국내 치안과 안보 불안으로 실제 군사력을 움직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니제르에 앞서 쿠데타로 문민정부를 붕괴시키고 권력을 잡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군부는 니제르 군부를 지지하고 ECOWAS의 무력 개입 시사를 허풍이라고 일축했다. ECOWAS 회원국이 아닌 차드와 알제리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고 니제르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서아프리카 군부, 반(反)서구 감정 속 러시아와 밀착
◦ 니제르 군부, 러시아 바그너그룹에 지원 요청
- 8월 6일 AP통신은 니제르 군부 지도자인 살리푸 모디(Salifou Mody)가 말리에서 러시아 용병그룹인 바그너그룹 인물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니제르 군부는 ECOWAS 측의 무력 개입에 대비해 바그너그룹에 의존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니제르 군부는 프랑스와 니제르 사이에 체결되었던 안보 협정을 파기했다. 니제르에는 프랑스군 1,500명이 주둔해 있다.
-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러시아나 바그너그룹이 쿠데타의 배후에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니제르의 혼란이 러시아와 바그너그룹이 아프리카에서 입지를 확대할 기회 부여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8월 8일 예브게니 프리고진(Yevgeny Prigozhin) 바그너그룹 수장은 니제르 군부가 요청하면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 서방에 대한 반감, 러시아에 대한 지지로 표명
- 군부와 쿠데타를 지지하는 니제르 시위대는 러시아 국기를 들고 프랑스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서아프리카 사헬(Sahel) 지역 국가 내에서 반(反)서방, 친(親)러시아 감정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니제르를 방문한 말리 군부 대변인은 리비아에서 서방 국가가 벌인 위험한 모험으로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모두가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 니제르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전략문제연구소(Institute for Security Studies)의 올루월레 오제왈레(Oluwole Ojewale) 연구원은 니제르 청년을 중심으로 과거 식민지배를 받던 아프리카 국가를 착취하는 프랑스가 빈곤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반프랑스 감정이 증폭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영국 요크대학교 강사인 레미 아데코야(Remi Adekoya)는 프랑스와 서방에 대한 서아프리카 지역 주민 사이에서 서방에 대항할 경쟁자로서 러시아에 대한 지지 여론이 발생했으며, 이러한 반서방 감정을 이용해 아프리카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러시아에 서방 정보기구가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BC, Niger coup: Wagner taking advantage of instability - Antony Blinken, 2023. 08. 08.
Al-Jazeera, US diplomat visits Niger to meet coup leaders, push for Bazoum’s release, 2023. 08. 07.
Reuters, Insight: Behind Niger's coup, a feud over the former president's legacy, 2023. 08. 07.
Al-Jazeera, Niger coup: Divisions as ECOWAS military threat fails to play out, 2023. 08. 06.
Al-Jazeera, Thousands in Niger rally in support of coup leaders, 2023. 08. 06.
AP, Niger’s junta asks for help from Russian group Wagner as it faces military intervention threat, 2023. 08. 06.
Al-Jazeera, US pauses some foreign aid to Niger as it reiterates support for Bazoum, 2023. 08. 05.
France24, France supports ECOWAS intervention in Niger, foreign minister says, 2023. 08. 05.
Al-Jazeera, Niger coup leader defiant as Nigeria cuts power, ECOWAS mulls action, 2023. 08. 03.
CNN, Africa’s latest coup is a headache for the West and an opportunity for Russia, 2023. 08. 03.
France24, Niger junta chief rejects sanctions, refuses to 'give in' to threats, 2023. 08. 02.
Al-Jazeera, Who is Omar Tchiani, leader of Niger’s new military government?, 2023. 07. 28.
[관련정보]
1. 나이지리아, 쿠데타 이후 니제르 전기 공급 중단 (2023.8.04)
2. 나이지리아 상원, 대통령의 니제르 파병 계획 반대... 정치적 해결 촉구 (202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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