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산층 이상 가정의 거실에는 대부분 프로젝션 TV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PDP와 LCD TV가 급속도로 보급됨에 따라 프로젝션 TV는 서서히 중심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PDP와 LCD TV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프로젝션 TV는 서서히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프로젝션 TV의 몰락을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른 듯하며, 이런 사실을 반영하듯 일본의 빅터, 엡손, 아리사와와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20일 ‘마이크로 디바이스 디스플레이 컨소시엄(MDDPC)’을 결성, 프로젝션 TV의 보급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각기 3LCD, LCoS, DLP라는 새로운 방식을 내세워 치열하게 경쟁하던 이들 업체가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맺은 것은 상당히 이채로운 일. MDDPC에는 앞서의 4개 업체 외에 SCRAM 테크놀로지, 3M, 삼성, 루미너스 디바이스가 찬동 회사로 참가한다.
MDDPC는 앞으로 리어 프로젝션 제품을 만들고 있는 브랜드의 참가를 독려하는 한편, 프로젝션 TV의 장점과 특징을 정리한 팜플렛 및 공동 자료 작성, 웹사이트를 통한 홍보 등을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해나갈 예정이다.
사실 MDDPC의 핵심 업체들은 2003년 인터내셔널 디스플레이 워크샵(IDW) 이후 프로젝션 TV의 시장 확대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빅터 기술개발 본부의 DP유닛 그룹장 나카가키 신타로는 컨소시엄 발족식에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일부 리서치 회사가 프로젝션 TV의 미래가 비관적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위기감이 더해지면서 프로젝션 TV의 장점을 올바르게 전달할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구됐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의 활동은 일본과 북미가 중심이 될 예정. 더불어 3LCD를 추진하는 엡손이나 DLP를 추진하는 TI 등 각기 다른 디바이스 메이커 사이에 벌어지던 네거티브 캠페인 역시 서로의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한편 MDDPC 측은 소니에게 지속적으로 동참을 요청했지만 끝내 참가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의 CRT 기반이 아닌 3LCD, LCoS, DLP라는 새로운 방식이 적용되며 프로젝션 TV의 화질이 크게 개선된 것은 분명한 사실. 또 영상 퀄러티와 더불어 주된 단점으로 지적돼왔던 두께 역시 갈수록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MDDPC의 적극적인 행보가 프로젝션 TV의 부활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MDDPC 측은 풀 HD 시대를 맞이하며 프로젝션 TV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임을 적극 강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