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에 서울 뚫렸는데,
정찰 드론 예산 8800만원 뿐… 국회, 국방 드론 예산 260억 깎았다
北 무인기 5대, 26일 서울·경기 상공 침범… 정찰한 뒤 돌아가
주호영 "우리가 철저히 당했다…국방은 단 한순간의 빈틈 있어선 안 돼"
신원식 "尹정부, 곧바로 北에 무인기 투입… 확실하게 대응했다는 건 의미"
국회, 드론 국방예산 260억 삭감… 정찰드론 예산 8800만원에 불과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뒤 7시간 가량 헤집고 다닌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우리가 철저히 당했다"고 평가하며 군 당국을 향해 빈틈없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를 탐지한 이후 100여 발 사격을 가하며 격추를 시도했으나 끝내 실패하면서 대공 방어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북한의 무인기 여러 대가 서울 상공에도 나타나고 강화도에도 여러 대가 영공을 넘어서 침범을 했다"며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 항공기 착륙이 중단되는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경기도 일대 민가 지역까지 내려왔다는 데에서 국민 불안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같은 전략적 도발을 거듭하다가 기습적으로 전술적 도발을 시도한 것 같다"며 "우리가 철저히 당한 것 같다. 대응 과정에서 전투기가 추락한 것은 둘째치고 적의 무인기가 서울 중심까지 아무 제재 없이 날아온 것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국방은 단 한순간의 실수나 한틈의 빈틈도 있어선 되지 않는다"며 "8년 전 이런 침범이 있었음에도 왜 그때부터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는지 철저히 검열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방위를 중심으로 철저히 대책을 마련해서 두 번 다시 우리 영공을 침탈 당한다든지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격추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우리 군의 대응을 추켜세우며 과도한 비판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4년 첫 북한 무인기 침투 당시엔 식별할 레이더도 없었다"며 "이후 전력증강을 했지만 문재인 정부 1년차인 2017년에는 지금 무인기와 똑같은 크기와 형태의 무인기가 상주 사드 포대까지 정찰하고 돌아가다가 추락해서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번에는 북쪽 지역에서 부터 남하하는 걸 포착해 추적감시 한 것"이라며 "추적감시 부분에서는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침투하자마자 동일한 수, 동일한 비행거리로 북쪽 지역에 우리도 무인기를 보내 정찰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전혀 대응을 하지 않았다. 움직임조차 없었다. 우리 대응을 전혀 식별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격추하지 못한 건 아쉬운 점"이라면서도 "윤석열 정부가 확실하게 대응했다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있다. 상호주의에 입각한 철저한 대북 정책을 가지고 있다는 걸 과시했다"며 우리 군 대응을 추켜 세웠다.
앞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0시25분쯤부터 경기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 5대가 포착됐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으로, 북한 무인기들은 경기 김포와 파주,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다. 무인기들은 각기 다른 형태의 항적을 보이며 민가 지역까지 내려왔다.
우리 군은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부터 포착·식별해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 또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 대응 전력을 통해 격추 작전을 실시했지만 1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이에 북한 무인기들은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우리 방공망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국회는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방위사업청의 무인정찰기 관련 예산을 대규모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당초 방위사업청은 '해안정찰용 무인항공기' 예산에 304억2200만원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120억원이 삭감됐다.
또 '근거리 정찰드론' 도입 예산도 방위사업청이 141억1000만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140억2200만원 삭감돼 불과 8800만원 편성에 그친 만큼 논란이 과열될 전망이다.[김희선 기자 2022-1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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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1000대 보유… 軍, 강화도 침투 4대는 항적도 못쫓아
일반 항공기보다 비행 고도 낮아… 발열 적고 크기 작아 탐지 어려워
드론 레이더 교란 '한국형 재머' 박차… 2026년 1월까지 시스템 마무리
▲ 소형무인기대응체계(Block-I) 형상 및 운영개념. ⓒ방위사업청 |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서울과 경기도 일대를 5시간이 넘도록 활공해 방공망이 무력화된 것과 관련, 북이 자폭용 드론을 포함해 1000여 대의 다양한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해 우리 군은 무인기 무력화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한국형 재머'(Jammer) 체계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군 등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 중 대표는 방현-I과 방현-II로, 중국에서 대공사격 표적용으로 도입한 D-4를 개량한 모델이다. 1990년대부터 개발·생산한 방현 시리즈는 300여 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찰을 비롯해 적 기만전술, 훈련 표적용으로도 이용된다. 길이는 3.23m, 작전반경은 50km 정도이고, 고도는 약 3km 이상, 운용시간은 2시간 정도다.
북한은 미국제 무인표적기인 MQM-107D '스트리커'를 자폭 무인기로 개조해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시속 925km의 빠른 속도로 최대 600~800km 떨어진 목표물에 자폭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트리커는 시리아로부터 밀수입해 개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러시아에서 단거리 무인정찰기 프라체-1T와 VR-3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인기는 일반 항공기보다 속도가 느리고 비행 고도가 낮아서 비행기라고 특정하기가 쉽지 않고, 기체에서 내는 열이 적어 열상 감시가 어려우며, 전파 반사 단면적이 작아서 레이더에 원활하게 포착되지 않는다. 크기도 1~3m 정도에 불과해 요격도 쉽지 않다. 우리 군이 26일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을 동원했음에도 격추작전에 실패했던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2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6일 강화도 지역 4개의 무인기는 미상항적으로 확인됐다"며 정확하게 항적을 쫓아가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3m 이하 무인기는 상당히 제한된다"고 말했다.
우리 군에 포착된 북한의 무인기는 지난 2017년 당시 경북 성주의 '사드(THAAD)' 기지를 촬영하고 돌아다가 강원도 인제 야산에 추락해 발견된 기계가 가장 최근이다. 당시 무인기는 군 당국의 아무런 방해 없이 조용하게 490여km를 비행해 한미 군자산을 촬영했다. 5시간 30여분을 날아다닌 이후 자체 엔진고장으로 추락하지 않았다면, 우리 군은 북 무인기의 첩보활동조차 몰랐다.
당시보다 5년이 지난 현재 북의 무인기 기술이 어느정도까지 발전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 군의 입장에서는 또다른 위협요인이다. 북은 노후화된 공군 전력 대신 차세대 기술인 무인기 개발에 집중해 왔다.
통일연구원 정구연 부연구위원은 지난 2017년 보고서에서 "북한의 공군 전력은 한국 대비 상당한 열세이고 군사용 위성 부재로 대남 정보, 감시 및 정찰 임무 수행이 어렵다"며 "이를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인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북한 무인기를 레이더를 통해 이북에서부터 탐지했고, 이에 따른 경고사격 등을 실시했다는 점은 우리 군의 탐지능력이 진일보했는 반증이라는 평가다. 이전까지는 추락한 북 무인기의 잔해를 통해 북의 정찰활동을 뒤늦게 확인해왔다. 이번에는 북 정찰기가 남하하기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북의 무인기 개발에 대응한 기술개발에 열심이다. 가장 최근에는 북한 무인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한국형 재머'(Jammer)의 연구개발이 시작됐다. 244억원을 투입하는 소형무인기대응체계(블록-I) 체계개발 사업은 지난달 시작돼 오는 2026년 1월까지 이어진다.
재머는 통신 또는 레이더 체계의 사용을 방해·제한·격하시키는 데 쓰이는 장치로, 잡음이나 불연속 주파수 등을 이용해 전파를 방해하는 전자전 장비다.
군은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잡아낼 수 있도록 개발된 국지방공레이더(TPS-880K)를 통해 탐지한 북의 정찰자산을 재머를 통해 경로에서 이탈시키거나 추락을 유도해 무력화시키는 '소프트킬'(Soft kill) 방식을 현시할 방침이다. 3차원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인 국지방공레이더는 육군 군단급과 해병대 서북도서 야전부대에 지난 2018년부터 실전 배치되고 있다. 기존 저고도 탐지레이더(TPS-830K)보다 탐지거리가 더 길다.[이바름 기자 2022-12-27 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