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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진실 앞에서 벌벌 떠는 수사 외압 피의자들
- 국정조사, 특검 필요성 입증된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 한동훈 물타기 무시해야 -
2024. 6. 2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증인으로 출석한 채 상병 사망 및 수사 외압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차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일제히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이들이 거부한 선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진술이나 서면답변에 거짓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서합니다’
거짓말 안하겠다는 말 한마디를 하지 못해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직 장·차관과 사단장이 마치 짜고 들어온 듯 선서를 거부했다. 선서는 했으나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 다른 증인들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핑계를 대며 수시로 증언을 거부했다. 똑같이 수사 받고, 재판까지 회부된 전 해병대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거리낌 없이 증언하는데,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들만 진행 중인 수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말을 아끼니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이미 명약관화하다.
증인들은 선서는 거부하더니 수시 때때로 손을 들고 발언권을 달라하며, 청문회를 진행 중인 국민의 대표들과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청문회를 법적 책임 없는 자기 변명의 장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다. 양심 없는 증인들이 국회와 국민을 농락하는 무책임한 거짓말 릴레이가 종일 계속되었다.
그러나 거짓말 하는 사람은 늘 앞뒤가 안 맞아 탄로가 나는 법이다. 이종섭 전 장관은 증언대에서 7월 31일 자 이첩 보류 지시는 본인이 판단하고 본인이 하달했다고 말해놓곤, 한편으로 8월 2일 대통령으로부터 관련하여 3통의 전화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장관이 부처 내에서 알아서 내린 지시가 잘 이행되지 않았다고 하여 휴가 중인 대통령이 해외 출장 중인 장관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상의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간 국회에는 외압에 가담한 피의자들만 출석하여 자기 변호만 일삼아왔는데, 오늘 청문회에는 처음으로 박정훈 대령이 출석했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단 한 명 나왔을 뿐인데, 선서와 증언을 거부한 나머지 증인들에겐 답변 내내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국정조사를 통해 해병대수사단장 뿐 아니라 수사관, 군검찰, 경찰 실무자들까지 망라하여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더 촘촘한 준비로 더 많은 진실의 입이 국민 앞에 나설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선서를 안했다고 거짓말 한 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지켜본 오늘의 기막힌 행태가 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입법청문회로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의 필요성이 남김없이 폭로되었다. 국회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신속한 국정조사 실시로 더 많은 진실의 입이 국회에 나설 수 있도록 돕고, 특검 도입으로 거짓을 심판해야 한다. 여당도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무작정 역성을 들 일이 아니다. 귀를 닫고 국회에 불출석한다고 거짓이 진실이 될 수 없다. 생각이 있다면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듣고, 보고, 양심에 따라 판단하기 바란다.
한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며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 전 위원장은 야당이 추진 중인 특검법 대신 국민의힘이 새로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선수로 뛰는 야당에게 심판 추천권을 줄 수 없기 때문에 특검 추천권을 여, 야가 아닌 제3자에게 줘야 한다는 것이다. 착각도 유분수다. 압도 다수의 국민이 특검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한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 특검을 만드는데 왜 아무런 대표성도, 민주적 정당성도 갖추지 못한 제3자에게 특검 추천권을 부여한단 말인가?
게다가 여야는 지금 스포츠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관여된 명백한 범죄 혐의에 대해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수사 기관을 만들라는 국민의 요구를 앞에 두고 선수, 심판을 운운하는 한 전 위원장의 물타기를 경계해야 한다.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 국민의힘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신범철 전 국방부차관 등이 모두 연루된 사건에서 국민의힘이 특검 후보 추천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은 상식이다. 임종득, 신범철에게 나란히 공천장을 준 한동훈 전 위원장이 특검 필요성 운운하며 특검 추천권에 시비를 거는 건, 특검법 논의를 무력화시키려는 꼼수가 아닐 수 없다. 국회는 수사 외압 공범을 공천한 한동훈 위원장의 얕은 수에 휘둘리지 말고 공정한 수사를 담보할 수 있는 특검 도입을 망설임 없이 추진하라.
2024. 6. 24.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