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모두 설 잘 보내셨나요? >ㅁ< 냐하하-
-_-;아아..정말 명절때마다 겪는 고속도로 장사진..죽어납니다..!!!
아무튼- 설 연휴로 재충전-!'ㅁ')/♥
정해낸 모두 행복하세요~
28.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핼쓱하다.
아마 어제밤 잠을 한잠도 못자서이기 때문이겠지...
"아가씨, 어제 제대로 주무시지 않으신 건가요? 얼굴이..."
눈 밑에 푸르스름한 그늘까지 진 것을 보고 차르미안이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그녀는 피곤에 찌든 것이 역력한 내 얼굴이 조금이라도 생기있게 보이기 위해서 열심히 화장품을 펴바르고 있었다.
고운 진주가루를 내 볼에 바르며 단장해주는 그녀의 손놀림이 바빴다.
"왕자님께서 오늘 청혼하러 오실 텐데, 하필이면 이런 모습이실게 뭐예요."
부족한 수면으로 피부가 거칠어져 화장이 잘 먹지않자 그녀가 불평했다.
...하아.
내가 어떻게 잠을 잘 수 있겠는가. 그것도 푹!
내가 간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은 절대로, 저어얼~때로 메르넵타에게서 받는 청혼에 가슴이 두근거려서가 절대로 아니다.
난 이 고대 이집트의 사람이 아닌 현대인.
미라 발굴 후 그 섬뜩했던 미라와의 접촉으로 어느날 뚝하니 이 고대 이집트의 여인네 몸에 들어와 버린 상황.
다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돌아가지 못한다는 보장이 없는 이상 언젠가는 현대로 회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차에 '결혼'이라는 것으로 이 고대의 사람과 인연을 맺게 된다면, 그 뒷감당은 어찌하란 말인가?
물론 거절하면 되는 일이겠다만 그래도 명색이 그가 '왕자'이기에 함부로 거절할 수도 없고, 혼담을 거절하는 이는 왕가에 큰 누가 될 것이기 때문에 내가 몸담고 있는 이 귀족가에 화가 미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한마디로, 사면초가.
"..하아..."
"어머, 왜 자꾸만 한숨을 쉬세요. 이렇게 좋은 날에.
입을 조금만 벌려보세요, 입술을 붉게 칠해야 하니까."
너무 피곤해서 머리도 무겁고 난 자연히 모든일이 귀찮은 상태가 되었다.
그녀가 주홍빛 화장품에 담갔다 뺀 붓을 들어 내 앞에 오자 난 시키는대로 입을 조금 벌렸다.
"이제 다 됐어요! 아름다우시네요, 아가씨."
거울 속에는 차르미안이 최대한 기교를 부려 화장한 내 얼굴이 멍하게 날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난 여자의 화장은 정말 무기라는 말이 새삼스레 생각나는 것이었다.
"왕자님께서 언제 오실까요? 기대돼요!!
전하께서 아가씨께 청혼하는 모습을 제가 엿봐도 될까요? 네?"
이곳에서의 아버지, 이부네네프가 낙트메켄 오빠가 귀띔해준 말에 박장대소하며 흥겨워하던 어제의 모습이 선하다.
.....아...이거...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거지...?
"휘황찬란하군요."
메르넵타의 옷차림을 본 이즈테아트가 한마디했다.
"옷이 잘 어울려? 이상하거나 하지는 않은 거지?"
헤르시아에게 청혼을 하기 위해 한껏 차려 입은 왕자가 이리저리 움직여보며 친구의 의견을 물었다.
옷자락 끝은 모두 금직처리를 한 하늘거리는 리넨으로 짜여진 긴 칼라시리스가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그의 몸을 감쌌다.
터키석을 위주로 한 푸른 보석과 황금세공을 한 장신구를 엮어 만든 여덟줄짜리 목걸이, 그 중앙에는 스카라베가 떡하니 자리잡아 빛을 발했다.
하늘을 나는 매, 호루스신이 묘사되어 있는 붉은 허리띠, 팔목을 두른 황금 팔찌, 새하얀 샌들까지 그를 치장하고 있었다.
"잘 어울리십니다. 이제 가서 청혼하시는 일만 남으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이즈테아트가 단조로운 어조로 축하 인사를 건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마냥 기분좋은 메르넵타는 활짝 웃으며 친구를 껴안고는 감사를 표했다.
"자, 난 그럼 가봐야지! 다녀와서 술 한잔 하자고, 친구들~"
살랑살랑 손을 내저으며 말을 매어둔 곳으로 가는 왕자의 뒷모습을 보며 제드이샤크는 터지는 속을 참느라 냉수를 들이붓고 있었다.
"물을 그리 급하게 먹다간 체합니다, 제드이샤크."
"컥!"
그 말이 씨라도 된 듯 바로 사례가 들려버려 제드이샤크는 한참이나 컥컥대며 씨근덕거렸다.
"얌마! 넌 나한테 말 하지마!"
"...멍청이.."
"...뭐야? 야~!너 왜 어제부터 저기압이 돼서 왜 나한테 시비거는거야? 앙?"
이상하게도 어제부터 유난히 자신을 놀려먹는 수위가 고도로 높아졌음을 감지한 제드이샤크가 씩씩대며 묻자 이즈테아트가 서늘한 눈으로 한번 째려봐주었다.
"시끄럽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당연하지요.
당신도 알 거 아닙니까, 제드이샤크?"
"...아. 그건..그렇지만 뭐..."
제드이샤크도 낙트메켄이 떠올라 그저 혀만 쩍쩍 다시며 서있을 뿐이었다.
"에잇..뭐 상황이 이래~!!
난 그래도 낙트에게 위로해줬다구. 후회하지 말라고 말이야!
낙트녀석,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상황에 뭘 어쩌겠습니까?
이미 왕자님은 저렇게 청혼하러 말을 달리고 계시는걸요."
"에휴..."
"..자네..멋지구만, 메르넵타.."
"아아,고맙네, 낙트! 오늘같은 날 차려입어야지,안그래?"
"..그렇지.."
"어, 근데 얼굴이 왜그래? 어디 아픈가?"
어제와 달리 하룻새에 몰라보게 수척해진 낙트메켄의 얼굴을 보고 메르넵타가 염려해했다.
"아니..별로..
..들어가게, 헤르시아는 후원에 있어."
"아, 고맙네."
"..아, 저, 메르넵타?"
"음?"
자신을 지나 들어간 메르넵타를 낙트메켄이 다시 불러세우자 메르넵타가 돌아보았다.
"....한가지만..약속해주게."
"무엇인데?"
"......."
낙트메켄이 고개를 푹 숙이자 메르넵타는 순간 에르쉬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슬픔에 빠져 방황하던 낙트의 과거가 생각났다.
"...헤르시아를.....그녀를..."
탁-
메르넵타의 손이 낙트메켄의 양 어깨위에 힘있게 얹어졌다.
"평생 행복하게 지켜주겠네. 절대로 에르쉬와 같은 삶을 살지 않을 거야."
신뢰가 가득한 친구의 말에 낙트메켄은 몸에서 긴장이 풀리는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그래, 이것으로 된 것이다.
내가 새로이 사랑하게 된 그녀는, 절대로 옛날의 내 사랑과 같은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메르넵타와의 사랑 속에 나날이 행복하겠지...
"...자넬 믿네.메르넵타."
참방..
물결위로 파동이 번져나가며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연못에 손을 담그고 때아닌 물장난을 치고 있던 헤라스는 멍하니 수초가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저벅..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움찔했다. 바짝 긴장되면서 숨이 가빠왔다.
결국엔 이렇게 되는 것일까..?
아직 자신은 뒷일에 대한 생각조차 다 하질 못했는데, 시간은 너무도 빨리 흘러갔다.
"흠.. 물놀이가 하고 싶소?"
다정하면서도 부드러운 낮은 목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려왔다.
곧 그는 옆으로 다가와 자신도 손을 넣어 물장난을 치며 찰박거렸다.
"..........."
물 속에 넣어 참방대던 손을 메르넵타가 가만히 잡자 헤라스는 순식간에 몸이 굳어 움찔했다.
"....낙트메켄이 그대에게도 이야기해준 모양이지?
난 그대에겐 비밀로 해 달라고 했는데.."
그녀의 반응에 그가 조금 서운해하며 말했다.
"메르넵타, 나는..."
헤르시아가 잡힌 손을 빼내려고 애쓰며 말하려고 하자 메르넵타는 그 손을 더욱 꽉 잡고는 여인을 자신의 품 안에 꼭 안았다.
"그대에게 청혼하겠어. 내 아내가 되는 거야."
왕자의 가슴과 팔에 안겨 오도가도 못하게 된 그녀는 그 말에 더욱 당황해하며 몸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메르넵타의 힘은 더욱 강해져 헤라스는 약간의 갑갑함마저 느끼게 되었다.
"그대가 아직 날 완전히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도 잘 알아."
메르넵타가 여인을 안은채 고개를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난 그런 당신을 최대한 배려할거야. 원한다면 잠자리도 그대가 원하는 때까지 미뤄주겠어.
그러나 나는 당신이 내 '아내'라는 호칭을 받아들이길 원해.
그대는 전과 다름없이 지내면 돼. 그러다 언젠가 내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 그것이 완전해지면 그때 내게 말해주면 되는거야.
내가 원하는 것은 당신이 언제나 내 곁에 있어주는 것 뿐이야. 내가 손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가만가만 속삭이듯 말하는 메르넵타의 말을 헤라스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었다.
그는 말을 끝내고는 허락을 기다리는 듯 여인을 팔에서 풀어주고는 고요한 연못을 응시하며 묵묵히 앉아 있었다.
그녀 또한 연못을 바라보며 아무 말이 없었다.
"나와 결혼해줘."
한참을 울어대던 연못가의 풀벌레 소리가 잦아들 무렵, 메르넵타가 다시 속삭이듯 말했다.
그리고 물고기가 꼬리를 들어 연못의 수면을 참방였을 때, 사내가 수줍은 청혼의 말을 건넸던 그 아가씨는 약혼자의 크고 따뜻한 손에 자신의 작은 손을 포개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가 뭐라고 그랬어요, 그녀는 왕자와 결혼하게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하트호르가 질책하는 어조로 낮게 말했다.
그 말에 낙트메켄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이 앉은 옆자리에 돋아난 풀을 잡아뜯기만 하였다.
그들은 한참을 강가에 앉아 오랜 시간동안 풍경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건가요? 그대는 또다시 사랑을 잃었어요.
에르쉬처럼, 그녀도 당신이 떠나보낸 거예요."
"..아니, 아닙니다. 하트호르."
"뭐가 아니라는 건가요?"
"헤르시아는 행복할 겁니다. 둘은 서로 사랑하고 있으니까.
에르쉬처럼 알아주지 않는 사랑이 아닌..."
"어쨌든 당신 동생이 당신이 아닌 왕자와 결혼해도, 당신이 날 받아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요."
"나는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
"..그 말은, 오히려 내가 해야 할 거예요.."
"..무슨..?"
그러나 하트호르는 대답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숄을 걸쳤다.
그리곤 말없이 돌아갔다.
혼자 남은 낙트메켄만이 다시 멍하니 풍경을 응시할 뿐이었다.
달깍-
투트모세는 오랫동안 들리지 않았던 방에 천천히 들어왔다.
사람이 살지 않아 싸한 한기가 도는 넓고 큰 방. 호화로운 침대도, 세련된 장식이 들어간 화려한 탁자와 의자도, 의자에 놓인 골풀을 다져넣은 푹신한 쿠션도 모두가 다 그대로인데 사람만 간데가 없었다.
6년전에 사망한 섭정공비 에르쉬의 방.
이제 아름다운 금발의 웃음이 아름답던 섭정공비는 세상을 떠나고 주인잃은 물건들만 방안에 남아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
투트모세는 천천히 방안을 둘러보며 가구와 침대 이것저것을 만져보고 들춰보았다.
문득, 베게 밑에 놓여진 향주머니가 눈에 띄었다.
잠자리에 눕던 그가 베게 밑의 이 주머니를 발견하고는 무엇이냐고 묻자,작게 미소지으며 섭정공이라는 막중한 지위로 항상 업무에 시달리는 그를 잠이라도 편히 자게 해주고 싶다면서 숙면을 도와주는 향료를 넣어둔 것이라는 에르쉬의 설명이 떠올랐다.
향주머니를 한참을 응시하곤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위로 시선을 옮겼다.
일기장인듯 보이는 파피루스 묶음이 놓여 있었다. 곧 그는 한장한장 천천히 넘겨가며 깔끔한 글씨체를 눈으로 더듬어갔다.
'.....나의 이런 생활이 언니는 못내 못마땅한 듯했다. 하지만 난 이대로도 만족한다.
그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를 미워하기에는 난 그사람을 너무도 사랑하니까..
난 그런 언니에게 다음 생에서도 이 사람의 아내가 되고 싶다는 이야길하며 내켜하지않는 그녀를 달랬다. 그러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조금 슬픈 듯 웃더니 꼭 그렇게 되도록 도와주겠노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한다는 뜻이겠지.
지금 그는 잠들어 있다. 자면서 몸을 뒤척이는데 어린아이가 투정을 부리는 것 같은 모습이 귀엽다.
내가 사랑하는 내 남편의 이런 모습은 아내인 나만이 알고 있는 것이다.
왠지... 내가 혹시라도 이 사람보다 먼저 떠나게 된다면 그의 잠투정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플 것 같다..'
첫댓글 꺄아>_< 일등이다
..이제예측불가..ㄱ-
+_+ 일등 축하드려요잉~꺄꺄꺄-♥
아싸~~!!! 메르 완전 좋겠다.
-_-ㅋㅋ 과연..좋을까요? 우하하하- (또다시 괴롭히기 작전 모드 시작)
와 오랜만이에요 ~님들께서도 모두 즐거운 설 보내셨길..암튼 오늘도 넘 잼있어요~!!>_<//
>ㅅ< 쿄쿄 감사합니당~!! 설은 잘 보내셨나용? 우힛
삭제된 댓글 입니다.
-_- 음...소용돌이라고도 할수있겠죠~>ㅅ<
으..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ㅅ// 오널은 메르와 헤르의 결혼날-꺄아
꺄훙<<<< 잘보고갑니당 >ㅁ<~! 건필하세요~!!
네네!!>ㅁ< 항상 응원 감사드립니닷!!
뒷내용 어서 올려주세용~~~~~~~~~ㅎㅎ
예압~오늘도 올라갑니다~
너무 재미있네요. ^^ 이집트에 대해 너무 잘아시는 듯... 이 소설 보면서 공부도 되는 것 같네요.. ㅎㅎ 건필하세요!
//ㅅ// 아앗, 감사; 쪼끄만 얼마 안되는 지식을 갖고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당..-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