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의를 느낄만치 뜨거운 태양아래
붉게 달구어진 쇳덩이들
회색 외벽이며 시꺼먼 아스팔트 모두
그저 여름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덥다.
그리고 그 공간을 비좁게 오가며
부대끼는 사람들도 겨드랑이 땀만큼이나
짜증스럽다.
그 속에서 조氏는 오늘도
삶이라는 단어를 움켜쥔 채 분주히 움직인다.
그의 팀원들중 가장 나이도 많고
연륜이란게 있어 조금도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고집스런 사람이다.
아니 고집이란 표현보단
그를 그닥 좋아하지 않으므로
아집이나 똥고집으로 수정하고 싶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여서인지
말도 막 하는 편이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는 전혀 없다.
남이 지각하면 정신상태가 글러 먹었고
그가 지각하면 전날 열심히 일한 것이 되는
자기중심적인 인간이다.
그가 심상치 않다.
요즘 조氏는 바나나우유를 자주 사곤한다.
첨엔 그 음료를 무지 좋아하나보다 했지만
그도 아닌것이 3개를 사면 하나만 먹는다.
그리곤 쉬는 시간 끄트머리에
2번 계단쪽을 기웃거리며
어떤때는 서성이다 되돌아오고
또 어떤때는 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가 다니는 현장은 이제 막바지로 접어든다.
준공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아
이젠 뒷정리 중심의 작업을 하다보니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백여명 투입되었다.
출입구며 계단이며 곳곳에
한두명씩 포진되어 쓸고 닦기를 반복한다.
어느날 쉬는 시간 끄트머리에
현장을 목격하고야 말았으니.
그가 왜
바나나우유를 3개씩 사는지
2번 계단에서 배회를 하는지
배실배실 웃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지...
그 건조한 회색더미에서
로맨스가 꽃피고 있었으니...
첫댓글 천지불인님 뭔가 줄 수 있어 행복한 그의 삶을 잘 읽었습니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라면 말도 가려서 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텐데요. 그래야 진짜 그의 삶이 행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