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1. 불날(화요일). 날씨: 지난주 춥더니 이번주 날이 포근해서 늦가을 정취가 물씬난다.
[교육상]
교육상을 주는 모임에 다녀왔다.
2023. 11. 22. 물날.
[겪어보기]
일본에서 어린이들이 왔다. 맑은샘학교 겪어보기다. 내년에 다니기 위해 미리 만나는 과정인데, 어린이들이 정말 밝고, 뛰고 달리고 자기앞가림도 야무지게 한다. 친절하게 형님들이 알려주고 도와주고, 동무들과 동생들이 신나게 어울려 논다.
2023. 11. 23. 나무날.
[텃밭 마무리]
지난 달날처럼 1학년과 아침산책으로 텃밭에 가서 고구마 캐는 삽질 놀이를 또 했는데 고구마가 또 나온다. 고구마밭은 10월에 다 캔 뒤지만 캐도 또 나오는 재미가 있다. 박경실 선생님이 김은지 선생님이 아이들과 삽질하는 동안, 나는 속이 차지 않아 꽃 배추가 된 배추를 다 뽑고, 쪽파도 뽑았다. 김장 때 남은 양념으로 버무리기 위해서다. 두 바구니 가득 담고 학교로 돌아왔다. 이제 텃밭은 휑하니 겨울을 기다린다.
부엌에서 들고 온 꽃배추를 김은지 선생님이 씻어주셔서 소금에 절였다. 절이니 정말 양이 얼마 안 된다. 밥 선생님이 김장 때 남았던 갓이랑 쪽파도 같이 넣으니 김치통 하나가 가득 찼다. 알뜰하게 김장 양념을 남기지 않고 마무리한 셈이다. 아이들이 캔 고구마는 깎아서 아이들이 잘 먹었다. 쪽파지짐을 얼른 해서 어린이들에게 갖다 주었다. 맛있는 학교는 재미있다.
2023. 11. 25. 흙날 –11. 26. 해날.
[일하는 기쁨과 협력하는 즐거움을 줄 때]
일놀이이룸학교 마지막 주말 수업, 재미있고 신나는 활동에 어린이들이 쉬지 않고 손을 놀렸다. 토요일에는 직조와 바구니, 일요일에는 손뜨개와 손끝활동을 했다. 10월 벼 베기 부터 11월 주말마다 수업하느라 일놀이이룸학교 어린이, 교사, 학부모 모두가 애를 썼다. 일 년 동안 하는 주말학교가 두 달 동안 집중해서 이루어지다 보니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게 많다. 그저 공모사업일 뿐이다.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꾸는 뒷받침과 마을의 네트워크 구축 노력 없는 공모사업의 한계를 뚜렷하게 느낀 시기다.
짧았지만 일놀이이룸학교는 재밌다. 어린이들 집중력이 대단하다. 교사와 어린이들이 함께 숨바꼭질을 하고 서로 몸놀이를 하며 노래를 배우고 글을 쓴다. 어린이들은 때로는 요리사가 되고 농부가 되고, 손끝활동의 달인이 되어간다. 집중하는 순간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만 하고 쉬라고 해도 쉬지 않고 손을 놀린다. 손끝활동 맛이다. 아이들에게 일하는 기쁨을 돌려줘야 교육은 살아난다. 아이들에게 협력하는 즐거움을 줄 때 아이들은 성장한다.
어린이들이 행복한 순간이 좋아 주말없이 일을 했는데 막상 마지막 수업이라니 허하다. 그래도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