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 좌봉오(베네딕타·서문본당) 할머니는 1912년생, 우리 나이로 101세다. 좌봉오 할머니가 3월 25일 오전 황사평성지 성가정노인복지센터에서 봉헌된 주일미사 제2독서를 하는 모습에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은 잠시 숙연해졌다.
좌 할머니는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로 시작된 제2독서 160글자를 떨지 않고, 더듬지도 않은 채 또릿또릿한 음성으로 조금은 노래 부르듯이 차분하게 읽어 내려갔다.
제주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현경훈 신부) 산하 애덕의 집, 가롤로의 집, 성가정노인복지센터 150여 명의 식구들은 101세 할머니를 통해 하느님 말씀을 들으니 미사가 더욱 은혜롭게 느껴졌다.
미사를 주례한 현성훈 신부(애덕의 집 원장)는 “101세 할머니가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그 나이에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도 오래도록 건강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신 것”이라며 “좌봉오 할머니 한 분이 계셔서 노인사목 종사자들이나 고령과 병고로 고생하는 많은 노인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성가정노인복지센터 노인들 30여 명이 좌 할머니처럼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미사에 참례했다. 대부분 80~90대 노인들로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몸이 불편해 몇 차례 자리를 고쳐 앉아야 했다. 그러나 좌 할머니는 독서를 하고 다시 신자석으로 내려와서도 미사가 끝날 때까지 꼿꼿한 모습을 잃지 않아 미사에 함께한 신자들로부터 “정말 대단하시다”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성가정노인복지센터 김정숙 원장 수녀는 “베네딕타 할머니는 지금까지 두 번 독서를 하셨는데 레지오 마리애의 까떼나와 묵주기도는 매일 열심히 바치고 계시다”고 자랑했다.
좌 할머니의 아들 이경근(바오로·서문본당)씨는 “아버지께서는 95세까지 자전거를 타실 정도로 건강하게 사시다 97세에 돌아가셨다”며 “아마도 고향인 한경면 용수리 물이 좋아서 어머니도 장수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근씨는 이어 “어머니께서 지금도 젊은이 못지않게 맑고 정정하게 사시는 것은 어머니의 끊임없는 기도생활과 신앙의 힘 덕분인 듯하다”고 감사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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