隨 珠 彈 雀
隨 : 따를 수 珠 : 구슬 주 彈 : 쏠 탄 / 탄알 탄 雀 : 참새 작 (수후(隨後)의 구슬로 참새를 쏘다 / 작은 것을 얻기 위해 큰 것을 버림)
수주(隨珠)는 수후의 구슬이라는 뜻이다. 전국시대 수나라 제후가 큰 상처를 입은 뱀을 구해준 보답으로 받은 야광주를 일컫는다. 화씨지벽(和氏之璧)과 함께 수주화벽(隨珠和璧)으로 불리며, 천하제일의 보물로 비유된다. 노나라 군주 애공은 구슬을 가진 안합(顔闔)이 도(道)를 터득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보물을 빼앗을 요량으로 사신을 시켜 예물을 들고 가서 모셔 오게 했다. 안합은 누추한 집에서 삼베옷을 입고, 소에게 여물을 먹이고 있었다. 사신들이 안합의 집에 이르자 안합이 몸소 맞이했다. 사신들이 예물을 바치자 안합은 사람을 잘못 찾아온 것인지도 모르니 돌아가서 다시 한번 확인해 보라고 했다. 사신들이 돌아가 확인한 뒤 다시 와서 안합을 찾았으나 그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장자 양왕편에 실린 고사다.
장자는 이 고사를 인용하며 몸을 위태롭게 하고 생명까지 버리면서 부귀공명을 쫓는 자들을 꾸짖는다. “무릇 성인은 마음이 향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미리 잘 살핀다. 지금 여기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가 수나라의 매우 귀중한 구슬로 천길 벼랑 위를 날고 있는 참새를 쐈다고 하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비웃을 것이다. 이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건 그가 사용한 것은 귀하고 그가 취하려는 것은 하찮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 생명의 귀중함을 어찌 수주의 구슬에 비하겠는가.”
‘수주의 구슬로 참새를 쏜다’는 의미의 수주탄작(隨珠彈雀)은 이 구절에서 나왔다. 작은 것을 취하기 위해 큰 것을 버리는 어리석음을 비유한다. 이주탄작(以珠彈雀) 또는 명주탄작(明珠彈雀)으로도 쓴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놓친다는 소탐대실(小貪大失), 조그만 결점을 고치려다 정도가 지나쳐 큰 것을 놓친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 우리나라 속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도 함의가 비슷하다.
눈앞의 이익만 쫓다 정작 귀한 것을 놓치는 게 ‘이성적 동물’이라는 인간이다. 가끔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그래. 뭐가 중헌디?”
출처 : 장자(莊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