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경호 선생님이신가요? - 네, 그런데 누구시죠? - 저 성현이 아빤데요. - 아…네, 아버님. 무슨 일이시죠? -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아서 좀 물어보려고 전화했습니다. - 네, 말씀하세요. 성현이 아버님. - 성현이 엄마가 그러는데 애들 다 보는 앞에서 저희 아들 잘못한 거 야단치셨나요? - 야단이요? - 네! 야단이요! - 제가 왜 불렀는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만. 그게 야단이면 야단이겠죠. - 애들 다 보는 앞에서 왜 부르셨는데요! - 성현이가 말 안하던가요? - 애가 울면서 자기도 모르겠다던데요! - 자꾸 제가 안 보면 애들한테 욕을하고 애들 물건을 가져가서 불렀습니다. - 그럼 따로 불러야죠. 왜 다 있을 때 불러서 애 망신을 줍니까! 이런게 아동학대잖아요!! - 죄송한데요. 성현이 아버님. 제 생각에는 아버님이 아동학대를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뭐요!!! 당신 말 다했어? - 성현이가 욕하고 친구들 괴롭히는 거 애들이 봤습니다. 아닌가요? - 그런데요! - 그 모습이 성현이의 진짜 모습인가요? - 네? - 저는 성현이가 남을 괴롭힌 행동을 반성할 줄 알고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아는 아이라는 걸 다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게 아동학대인가요? - … - 성현이의 잘못을 우리 반 모두가 보는 앞에서 지적했다고 성현이의 자존감이 무너질만큼 약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 - 성현이를 비롯해서 저희 반 아이들 다 어리고 미성숙합니다. 아버님. 다들 서로 실수할 수 있다는 걸 보고 배우는 곳이 교실이고 학교에요.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바로 아동 인권이고 학생 인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아버님 생각은 저와 다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