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Calculator 라고.
"계산하는 인류"라는 뜻이며, 제가 그냥 막 한 번 지어본 신종어입니다. 엌ㅋ
오늘은 그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손익과 관련된 계산에 기반하여 행동하는 인류에 대한 얘기입니다.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 ! .
흔하게 회자되는 위의 속설은,
진화생물학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진화생물학의 기초는 매우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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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형질[유전자]만이 살아남는다.
세대가 지날수록, 우수한 형질 위주로 걸러지게 되며, 그 결과, 후대는 유리한 형질의 결정체로 존재하게 된다.
그러한 과정을 "진화"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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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간단하게 얘기를 뭉뜽그려보자면,
유전자에는 '정보'가 있는데,
그 모체의 행동일체는 그 유전자의 정보가 발현되면서 이루어지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근데, 그 유전자의 정보가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좋은 정보다,
이 경우엔, 당연히 살기도 오래 살고, 짝짓기도 남보다 잘 할 테니,
해당 유전자의 "복제 및 확산"이 더 쉽게 일어나겠죠.
반면, 유전자 정보가 노 쓸모다 이러면,
생존도 힘들고, 짝짓기도 힘들 테니 해당 유전자의 확산은 어려워 질 겁니다.
이런 일들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누적되면,
쭉정이 정보들은 점차로 사라지고, 고급 정보들만 대물림되고 살아남겠죠.
이러한 과정을 진화라 부른단 겁니다.
즉, 진화란, 뭐가 좋게 업그레이드되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원래부터 좋았던 것과 나빴던 게 세월에 따라 걸러지게 되면서(좋은 건 확산, 나쁜 건 소멸)
최종적으로 좋은 형질 위주로 남게 되었다 이런 개념으로 이해하는 게 맞는 얘기입니다.
각설하고,
어떤 배우자를 만나야 하는가의 의사결정 역시,
유전자 속에 정보화되어 있으며, 그게 구석기 때부터 대물림되어 우리에게 전해졌다라고 보는 관점이
진화생물학에서 파생된 진화심리학 쪽의 견해입니다.
결국, 생물학적인 견지에서 최중요 요소는
생존과 번식으로써,
어떠한 생물체든지 각각 생존능력과 번식능력이란 걸 갖고 있는데,
생존능력_은 이를테면, 무력, 지식, 경험, 지위, 재화 같이 살아남는데 유리한 능력을 일컫으며,
번식능력_은 피지컬, 건강, 젊음, 생식력, 외모 같이 짝짓기하는데 유리한 능력을 가리켜요.
근데, (구석기) 선인류의 경우,
남자는 약육강식의 환경 상, 전투력 등의 생존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월했고,
여자는 임신과 출산의 주체라는 측면에서 번식능력에 특화돼 있었지요.
여기서 좋은 조합은, 응당 "상보성의 원리"에 따르는 조합이 되는데, 즉,
생존능력은 받쳐주지만 번식능력이 뒤쳐지는 남성은 번식능력이 뛰어난 여성과 매치업이 되고,
번식능력은 받쳐주지만 생존능력이 떨어지는 여성은 생존능력이 뛰어난 남성과 매치업이 됨으로써,
상대적으로 부족한 능력을 배우자로부터 적절히 수혈받는 형국이 되는 거죠.
다시말해서,
남자는 배우자를 고를 때, 여자의 생존능력보단 번식능력을 보는 편이,
여자는 배우자를 고를 때, 남자의 번식능력보단 생존능력을 보는 편이,
생존과 번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데 보다더 효과적인 전략이었을 거란 추정인 거고,
이런 식으로 배우자를 선택한 구석기인들이 더 잘 생존하고 더 잘 번식한 결과,
해당 유전자가 계속 대물림되어 결국엔 현재를 사는 우리 후대들 또한,
남자들은 여자의 외모를, 여자들은 남자의 능력을 우선 스캔하게 되었단 스토리가 되었단 겁니다.
그러니까, 유전자에 박혀 있다는 거죠.
여자를 볼 땐, 번식능력 위주로 봐라, 남자를 볼 땐 생존능력 위주로 봐라 이런 메세지가요.
근데,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최근 몇백년간, 인간의 삶이 너무나도 빨리 급변한 결과로,
유전자 정보가 미처 그 변화를 못 따라갈 정도까지 돼 버린 거죠.
즉, 구석기라면 먹혔을 우수한 유전자 정보가, 이제는 더 이상 먹히는 않는 노 쓸모 정보가 될 수도 있단 얘기.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 ? .
수백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치 원숭이들한테 그러하듯이,
우리 인류의 환경은 구석기 때나 별반 다를바 없었습니다.
여전히 남자는 생존능력이, 여자는 번식능력이 상대적으로 특화돼 있었고,
여전히 유전자가 주는 메세지대로 행동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던 시기였죠.
하지만 지금은?????
하이테크놀로지 사회에선 더 이상 남자들이 생존능력을 독점하고 있지 않습니다.
여성들과 공유하고 있죠. 또한, '메트로섹슈얼'이란 신종어가 대변하듯이,
현 시대는 남자들 또한 외모를 중요시하고 가꾸는 시대가 되었죠.
즉, 현대는 양성 모두 어느정도의 생존능력과 번식능력을 둘 다 갖추고 있단 얘기입니다.
이제는 남자들도 여자의 능력을 얼추 보고,
여자들도 남자의 외모를 얼추 봐요.
생존능력과 번식능력이 예전처럼 칼같이 좌우로 갈리는 시대가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양성성의 시대인 거죠.
이젠 효과적인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라면,
배우자를 고를 때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더 계산을 때려야 하는 시대입니다.
저 여자가 나한테 무엇을 줄 수 있나?
저 남자가 나한테 무엇을 줄 수 있나?
생존능력과 번식능력의 자기비율부터가 확 달라져버렸기에,
무턱대고 오 여자는 외모지, 오 남자는 능력이지 하고 땡치면
상보성의 원리가 모든 걸 해결해주던 시절은 지나가 버린 겁니다.
Interdepence Theory 라고.
인간의 관계는 이득을 최대로, 손해를 최소로 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진다는 심리학 이론입니다.
이는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의 연장선상이나 다름없는데,
현대 인류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우성 유전자의 집합체이므로,
생존과 번식이라는 측면에서 이득은 최대로, 손해는 최소로 하는 유전자 정보의 결정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 역시, 그러한 유전자들이 발현되는 결과로 인해 손익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그런데 이젠, 시대가 변했으니,
좋은 배우자를 고르기 위해서는,
예전처럼 본능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끝.인 게 아니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손익을 고려해 계산을 때릴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구석기남이라면 대체로
제 생존능력이 8-9고 번식능력이 1-2일 테니, 여자를 고를 땐 번식능력에 치우쳐 고르면 만사 ㅇㅋ였겠지만,
이제는 생존능력과 번식능력의 자기비율이 천차만별이니,
오히려 여자의 생존능력이 필요한 남자가 있을 수도 있고,
남자의 번식능력을 더 선호하는 여자가 있을 수 있어요.
외벌이론 감당할 수 없다라고 생각된다면, 상대녀의 생존능력을 추구할 테고,
내가 충분히 버는 여자다라고 자평한다면, 상대남의 외모 등에 더 비중을 두겠죠.
본능은 여전히 그러라고 하는데, 시대는 아니라고 하는 것
본능은 여전히 여자는 외모, 남자는 능력이라 하는데,
시대가 변해버려, 이젠 양성 모두 배우자의 번식능력과 생존능력을 모두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 돼 버린 겁니다.
여전히 본능은 나더러 여자의 외모를 보게끔 해도,
시대가 변한 관계로 이젠 본능이 시키는 대로 하면 만사 ㅇㅋ인 시절은 지나가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생존과 번식을 위해선,
내가 가진 자원과 능력을 계산해보고, 그에 맞는 배우자를 골라야 하는 시대가 온 거죠.
현대 남녀가 생존능력과 번식능력에서 둘 다 평균치를 왔다갔다거린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바야흐로 "양성성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겁니다.
전통적인 남자와 여자의 역할 경계선이 무너져 가고 있어요.
물론, 현대사회가 아직은 가부장적 면모를 많이 띄고 있기에,
남자는 능력이고, 여자는 외모다라는 공식에 따르는 모습들이 여전히 많이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허나, 온전한 남녀평등이 도래할 수록, 위 속설은 점차 사라져갈 것이라고 생각해요.
"남능여외" 사상은 각자의 성역할이 한 쪽에 치우칠 때나 효과적인 배우자선택방식이지,
앞으로 등장할 양성성이 지배하는 시대와는 맞지 않죠.
여성이 본격적으로 사회 진출한 지 한 50년 정도 됐다고 봤을 때,
글쎄 제 생각엔 한 150년 정도 지나면,
남자는 능력이고 여자는 외모다라는 얘기도 한 풀 꺾이지 않을까 싶은데..
글쎄요. 남성본위의 시대가 오히려 더 강세 지속된다면,
오늘의 제 이야기는 노 쓸모로 끝나버릴 수도 있겠군요. ㅋ
앞으로 살면서 눈여겨봐야겠습니다. 과연 "호모 칼큘레이터의 시대"가 올른지 어떨지.
※ 무명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더 힘들어지는거네요. 둘 다 갖춰야 하니... 글 재미나게 잘 읽습니다.
오~ 재미있고 이해가 쏙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무명자님 글은 늘 재밋어요. 잘읽었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동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성적인 저에겐 이런 현실과학적인 글이 참 도움 됩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