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라는 구단은 상당히 매력적인 팀입니다. 전력상의 측면이나 전력 외적인 측면에서 이들이 한국야구에 공헌할만한 건덕지는 참 많지요, 앞으로 이어질 SK의 행보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판단할 이유는 크게 세가지 입니다. 싱싱한 "영파워"들이 즐비하다는 점과, 인천이라는 최고의 어장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 그리고 강병철이 팀의 지휘권을 포기했다는 점이지요.
1. SK에는 신4룡만 있는게 아니다.
이승호는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영건이자 기대주입니다. 다른 7개구단에 만일 이승호선수가 있었다면 그는 선발투수중 가장 나이가 어린 축에 속하겠지요, 하지만 지난 여름 SK에는 이승호가 선발진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적이 있습니다.
고교시절, 소속팀의 부진으로 전국무대에 얼굴을 자주 비치지는 못했으나 매니아층 사이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제춘모는 물론이거니와 비록 올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라이온즈 스카우터들의 애간장을 녹였던 윤길현, 여기에 올해 SK마운드의 신데렐라 채병용 트로이카에 김진우급의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 오승준, 그리고 159라는 수치를 전광판에 찍어낸 바 있는 엄정욱 선수까지. 현재 SK 의 마운드는 향후 10년간 국내 야구의 대들보로 성잘할 재목들이 즐비합니다.
여기에 포철공의 김희걸과 시드니 신데렐라 정대현까지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상황을 보면 실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이지요. 특히 엄정욱 선수는 "보통수준의 제구력"만 갖춘다면 (물론 쉬운일은 아닙니다) 노장진이나 박명환보다도 더 뛰어난 직구 구위를 갖출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젊은 파워는 마운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하루빨리 김동수가 은퇴하기만을 바라고 있는 정상호가 그들의 안방을 차지할 것이며, 수년 이내에 김동건과 박남섭이 키스톤 콤비를 이룬다면 아마도 최근 몇년간 볼 수 없었던 최강의 내야진을 구성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작년시즌 김민재를 영입한 SK. 만일 그들의 목표가 <하루라도 빨리 4강>이 아닌 <향후 몇년이내 강팀으로 도약>이라면, 과감하게 김민재를 버리고 김동건 카드를 뽑아들어야 합니다.
2. 당장 공격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SK의 최대 관건은 바로 공격력입니다. 타선의 파괴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겠죠. 일단 목에 칼이 들어와도 페르난데스를 재계약해야 할 듯 합니다.그러면 그 뒤를 누가 받칠것이냐가 문제인데 바로 여기서 이 팀 공격력의 운명을 쥐고 있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호남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던 이호준선수이죠. 손목파워와 배트스피드에 관한한 상당한 수준급이지만 이선수 "중심이동"에 문제를 보이며 수년간 유망주로만 머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SK의 타격코치가 박승호라는 점이안타깝네요. 주로 상체의 파워로만 공격했던 박승호가 이호준의 중심이동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줄지 의문입니다.
맞추는 재능 하나는 박용택 못지 않은 이진영과, .280에 두자리 홈런을 보장해주는 정경배로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한다면, 그 뒤에 이어질 채종국과 페르난데스가 최소한 올시즌 만큼의 활약을 보이고 이호준이 자신의 기량을 꽃피운다는 최상의 가정까지 더해진다면 그들의 공격력은 훨씬 배가 될 수 있을겁니다. 물론 이러한 가정들의 최상의 조합을 이루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죠. 올시즌 한화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겠습니다..-_-
3. 왜 그들이 일어서면 한국야구가 사는가?
인천은 영, 호남에 못지 않은 강한 지방색을 갖고 있는 지역입니다. 현대유니콘스의 연고지 결별로 인해 상처입은 인천팬들은, 올시즌 문학구장의 개장, 작년과 올해 SK의 선전으로 인해 구름같이(?) 문학으로 모여들었고 그 결과 올시즌 SK는 관중동원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관중들이 단순히 문학구장에 대한 호기심에서 경기장을 찾았다는 가정을 하더라도, 향후 SK가 매력적인 팀컬러로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친다면, 4,000명을 넘어선 평균관중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인천지방의 강한 지역색과 서울서부지역의 팬들까지 흡수한다면 몇년 이내에 인천은 부산을 능가하는 최고의 야구도시로 성장할 가능성마저 보유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일단 롯데의 부활이 구도 부산팬들의 발걸음을 다시 찾게해야 겠지만 궁극적으로 한국의 야구시장이 커지려면 인천지역팀이 지금보다 더욱 선전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누군가가 강원지역을 개척하면 되는거지요.
4. 투수들 열심히 죽인 강병철! 떠나라~!
올시즌 이승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것은 두자리 승수도, 탈삼진 타이틀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국내 최강의 투수킬러 강병철 밑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죠. 이런 점에서 지난 여름 이승호의 훈련소 입소는 오히려 큰 축복이었습니다.
SK팬들 사이에서조차 "이승호가 병이라도 걸려 앓아 눕는것만이 그가 살길이다" 라는 말이 떠돌기도 했죠. 개인적인 견해로는 김성근씨가 SK의 2군감독으로 부임하여 그네들의 영건을 무럭무럭 성장시켜 주길 바라지만 그거야 뭐 실현 가능성이 없고, 일단 젊은 투수 킬러의 대명사 강병철 감독이 지휘권을 상실했다는 것만으로도 S이승호와 신 4룡의 앞날은 밝다고 봅니다.
* 위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은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입니다. 무한한 가능성으로 야구판에 뛰어들었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선수들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제 주장은 <이런 이유들로 인해 SK가 무적이 될것이다>가 아니라 <이런 가능성들을 부디 잘 살려달라> 라는 뜻임을 분명히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