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7. 달날.
[배움잔치 채비와 네팔아이덱 연수 나눔]
다 함께 아침열기 시간에는 주말 이야기를 하고 한 주 공부나 큰 흐름을 나눈다. 이번 주는 토요일에 배움잔치가 있는 주라 한 해 배우고 익힌 공부들을 갈무리하며 다시 익히며 내보이는 과정을 즐기는 배움잔치 채비가 본격으로 시작된다.
모든 어린이가 모여 배움잔치 흐름대로 무대공연을 해보며 차례도 익히고 설레는 마음과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을 하는 용기를 키워간다. 달날 첫 연습을 하고, 쇠날 마지막 연습을 하니 두 번 연습하고 무대에 서는 게다. 물론 이번 주는 모둠마다 배움을 갈무리하는 과정으로 악기 연습과 내보일 채비를 틈날 때마다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공연을 위해 지나친 연습과 힘주기로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배움잔치 정신이다. 내보이기는 배움의 나눔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용기와 설렘, 과정의 즐거움이 모두 살아있고, 무대공연과 한 해 배움을 갈무리를 위해 더 정성과 집중을 하는 기회로 삼는다. 틀려도 실수해도 괜찮고 마음껏 해보고 즐기자는 말을 반복해서 나누어왔고,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손님을 초대해서 정성을 다하는 주인된 태도를 배워간다. 다들 첫 연습치고는 아주 잘하고 있다. 그만큼 평소에 공부를 잘 해온 덕분이다. 완성되지 못한 공연은 한 주동안 부지런히 익혀서 두 번 째 연습 때는 또 달라진다.
학교 마치고 저녁에 줌으로 열리는 네팔아이덱 나눔 채비를 했다. 동영상을 만들고, ppt를 확인했다. 지난 10월에 네팔에서 열린 세계민주교육한마당에 참가한 맑은샘참가단이 함께 채비해 연수 나눔을 준비했다. 세 사람이 저마다 ppt를 채비하고 저마다 느낌과 배움을 전했다.
나는 해외연수 가운데 아이덱은 아주 특별한 연수이자 배움의 시간임을 확인하곤 했다. 세계에서 온 교육자들이 한 곳에 모여 저마다 나누고 싶은 꼭지를 채비해 함께 나누며 배우는 기회는 흔치 않다. 보통의 해외연수는 다른 나라의 교육기관을 둘러보고 간담회들로 구성되지만 아이덱은 세계 곳곳에 있는 민주교육 현장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 교육자, 교육연구자들이 모여서 함께 만들어가는 배움터다. 아이덱에 참가하면 여러 나라에서 온 교육자들과 교육을 이야기하고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고 성찰할 기회를 갖는다. 때마다 만나는 세계 친구들와 우정을 나누는 것도 재미난다. 지난해 써머힐아이덱을 꾸리고, 올해도 네팔아이덱을 채비한 까닭이다.
맑은샘 교사들이 모두 함께 참여해서 배움과 나눔, 성찰과 기쁨, 우정과 환대의 시간을 만들기를 꿈꾼다. 나라밖연수라 비용이 늘 걱정이지만 함께 꿈을 꾸고 이 년을 채비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협동조합 연수를 다녀온 경험이 맑은샘학교 교사회에게는 있다. 저마다 해외연수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고, 비용 부담도 있지만 함께 꿈을 꾸고 상상하려는 마음을 넘어설 수는 없다. 국내에도 좋은 연수 기회가 많지만, 해외연수가 주는 색다른 즐거움과 배움의 시간도 같은 무게이다. 비용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 함께 대만아이덱을 참여하면 좋겠다 싶은데, 늘 그렇듯 쉽지 않을 수 있다. 지금도 함께 교사들이 여행계모임을 이어나가는 뜻은 이렇게 혼자서 만들어내기 어려운 배움의 꼭지를 찾아내려는 마음으로 시작되었고 여전히 그렇다. 내년 대만아이덱은 7월 20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여름방학 기간이다. 여름방학 흐름으로는 보통 교사평가회가 있는 기간이라 교사회 여름방학 일정 가운데 교사평가회 주를 뒤로 미루는 조정을 해야 참여가 가능하다. 대안교육연대 차원에서는 대만아이덱 참가 학교가 크게 늘 전망이다. 올해 참가자 열기와 나눔 덕분이다. 네팔아이덱 참가자들은 K-DEC을 위한 네트워크를 줄곧 이어가고 있다. 2024년 겨울방학 기간 1월 13일-15일에 경북 영덕에서 모임을 이어간다고 한다. 대안교육 현장은 공립이나 민간이나 모두 어려운 현실이라, 서로 배우고 나누고 연결하려는 모임과 만남을 갈망하고 있다. 나는 앞날을 여는 소중한 기회로 본다. 함께 함이야말로 서로에게 영감과 자극의 기회이기에 더 많은 연결망이 쏟아지길 기대한다.
다들 바쁜 때이지만 네팔아이덱 연수 나눔에 참여해주신 분들 덕분에 잘 마쳤다. 특별하게는 네팔아이덱 한국참가단을 대표해 연락과 현지 모임과 소통을 맡았던 터라 2023네팔아이덱 조직위원장 Veda와 2024년Taiwan 아이덱을 준비하는 Heather Yang에게 영상 부탁을 했는데 두 분 모두 정성이 가득한 감사와 초대 영상을 보내주어 고맙다. 아이덱이 맺어준 인연들이 모두에게 힘주는 연결망으로, 앞날을 여는 마중물로 잘 쓰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