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을 하면 살림살이 재산 쏟아진다.
사람은 살면서 항상 죽을 때의 일을 마음에 두고
대도(大道)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격조 높고 품위 있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명예와 이익에 쫓겨서 조용한 여가도 없이 평생을 고뇌 속에 지내는 것은 실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재산이 많으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모르게 됩니다.
재산에 집착하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소인이 할 일이지
큰 사람은 자기 할 일에 신경 쓰지 재산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재산이 많으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모르게 됩니다.
재산을 지키려다 오히려 재산이 나를 망쳐버립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먹는 거에 그렇게 욕심을 부리는데,
우리는 이 세상에 나올 때 자기 먹을 거 다 가지고 나왔어요.
그걸 다 먹어야지 저세상에 가게 됩니다.
덜먹었으면 그놈 다 먹을 때까지 염라국에서 잡아가지를 않아요.
그러니 내 밥을 내가 먹고 가는 것이니, 구태여 더 먹으려고 욕심낼 것 없습니다.
팔자에 없는 음식을 더 먹으면 배탈이 나고 몸에 병이 생깁니다.
그 밥도 그렇게 많이 있지만 부자라고 하루에 백 그릇을 먹습니까?
딱 한 그릇 이상을 더 못 먹게 해놨으니 천지 이치가 묘하지 않아요?
그것이 내 재산이라고 해서 내 것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내가 임시로 보관하는 것이지 결국 다른 사람의 입으로 들어갈 밥입니다.
내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니라 임시 보관하고 있는 식밖에 안 되는 것인데,
이 세상에는 내 것이라는 게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남부러워할 거 없습니다.
인연 따라서 내 명대로 내 복대로 부지런히 살다가 갈 뿐입니다.
이렇게 재산이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하고 복잡하게 만들고 일이 많게 만듭니다.
그러니 재산을 지키려다가 하늘 땅보다도 더 귀중한 보물인 내 마음을 다 잃어버리고 삽니다.
영원한 재산이란 내 마음에서 나온 재산이라야 합니다.
내 마음에서 나온 것이 내 물건이지 남의 술 찌꺼기 같은 것, 똥 닦게 같은 것을 부러워할 게 뭐 있습니까?
나한테서 나온 물건, 내 재산을 그렇게 이용한 사람이래야 산 사람입니다.
그러니 참선이 그렇게 귀중해요. 참선하면 거기에서 내 살림살이에 쓸 재산이 막 나와요.
- 혜암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