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보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아들의 부탁으로 어린 손주
돌보기에 나선다
다섯 살 난 손주가
다섯 살 같지 않게 말하고
내가 자기를 걱정하는 것보다
더 할아버지를 걱정하고
정작 무더위에 신음하는
가끔 보는 할아버지를 위해
선풍기도 강풍을 틀고 아낌 없이
에어컨을 튼다
내가 다섯 살 난 손주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다섯 살 난 손주가 일흔이 다된
나를 돌보는 것이 아닌가
뜻하지 않은 역전으로 이 끝날 것 같지 않은
무더위가 싹 달아남을 느끼고
다만 이 어여쁜 아이가
이처럼 가끔 보는 할아버지를
언제까지나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
날 돌보는 손주를 힐끗 보며
살짝 눈물 짓는다
카페 게시글
시 (가~사)
손주 보기
노수현
추천 0
조회 36
25.08.18 17:3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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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섯 살이면 말썽 부리고 할 나인데 착하게 키웠네.
기특해유
보고 또 보고 싶은 쪼꼬미, 말씀은 또 얼마나 잘 하는지...
그 심정 알고 남습니다,
손주 사랑이 잘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