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최초로 대량생산한 것은 1908년 헨리 포드의 혁신적인 생산방식 덕분이었다.
이때서야 처음으로 일반 사람들도 말이 끌지않는 탈것을 적당한 비용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1세기가 지나자 전세계적으로 쓰이는 자동차는 10억 대를 돌파했다. 그중25퍼센트가
미국에 집중되어 있는데, 미국은 전 세계에서 자동차가 가장 인기있고 흔한 이동수단인
나라다.
역사상 처음으로 자체 추진되는 탈것을 만든 사람은 1769년프랑스의 군사 기술자
니콜라스-조지프 퀴뇨(Nicolas Joseph Cugnot)였다. 퀴뇨가 만든 증기기관차는 파리의
무기고에서 무거운 대포를 실어 나르는 데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 자동차는 최대속도가
시속6킬로미터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퀴뇨는
증기기관차를 조금 더 빠르게 개량하다가, 그 과정에서 주행 중 벽을 들이받은 최초의
엔진 달린 탈것의 운전자가되고 말았다. 1807년에는 스위스의 기계 설계자 프랑수아
아이작 드 리바즈(François Isaac de Rivaz)가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연소 기관을 만들어
특허를 신청했고, 무게가 1톤이 넘는 6미터짜리 차대에 엔진을 다는 데 성공했다.
그 뒤로 50년 동안 사람들이 디자인을 조금씩 손대고 특허를 얻으려는 시도를 한 끝에,
벨기에인 장 조지프 에티엔 르누아르(Jean Joseph Étienne Lenoir)가 스스로 추진 가능하며
실용적인 탈 것을 만들었고, 1870년 말에는 그가 만든 자동차 500대가 파리를 누비기
시작했다. 비록 최대속도는 시속 30킬로미터 정도여서 아직도 교통수단으로서 말을 대체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영국에서도 진전이 있었는데, 1865년 모든 자동차를 운행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세 사람이 필요하다는 '붉은 깃발법'이 시행되었던 것이다. 한 명은 운전수고,
한 명은 보일러에 연료를 때는 사람이며, 다른 한 명은 붉은 깃발을 들고 자동차에서
45 미터 앞 도로를 걸어 다니며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자동차가 온다는 사실을
알리고 필요하면운전수에게 자동차를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야 했다.
그러다 1908년 10월 포드가 모델 T를 생산하자, 곧 미국에서는1만 대 넘는 자동차가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오래된 자동차 회사의 제품에 모든 사람들이
열광한 것은 아니었다. 1909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지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냈다.
"자동차는 사실상 개발 상의 한계에 도달했는데, 그 이유는 작년에 근본적인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포드는 모델 T가 개선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고,1927년에는 그동안 1,500만 대가
넘게 팔려 나간 가운데 모델 T의생산이 중단되었다.
또한 헨리 포드가 1903년 포드 자동차 회사를 설립했을 때 서류작업을 도맡을 사무변호사로
래컴 앤 앤더슨의 호러스 래컴(HoraceRackham)을 뽑은 적이 있다. 포드는 래컴에게 자기
회사 주식을 사라고 권유했지만, 래컴은 고향 친구였던 미시건 저축은행의 은행장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충고를 들었다.
“말은 절대 어디 가지않아. 하지만 자동차는 기껏해야 반짝 등장한 신기한 물건, 한 번의
유행에 불과해."
하지만 래컴은 친구의 충고를 따르지 않고 돈을 빌리고 땅을 팔아 5,000달러를 모은 다음
포드사 주식 50주를 구입했다. 이로써 그는 새로 생긴 회사에서 10명에 지나지 않았던
주주의 한 명이 되었다. 나머지 주주 가운데는 1915년에 독자적인 자동차 회사를 세운
호러스 도지 (Horace Dodge)와 존 도지(JohnDodge)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로부터 5년
안에 래컴은 법조인으로 벌 수 있는 돈보다 포드 사의 주식 배당금 수익이 더 많아졌고,
곧 법률사무소 문을 닫고 포드사의 상근 회장직에 올랐다. 1919년에래컴의 전체 보유 주식은
1,250만 달러에 달했고, 그는 이후로 은퇴해 여생을 어린이 자선단체에 기부하며 지냈다.
1933년에 숨을 거뒀을 때 호러스 래컴의 재산은 1,700만 달러 정도였는데, 이 모든 게
은행장 친구의 조언을 무시한 덕분이었다.
자동차 산업이 곧 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전부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1899년
『리터러리 다이제스트(Literary Digest)』지는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말 없는 마차는 지금 부유층의 사치품이고 비록 미래에 가격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당연히 결코 자전거만큼 널리 쓰이지는 못할 것이다."
실제로 1965년까지 전 세계적인자동차 생산량과 자전거 생산량은 거의 비슷했다. 비록
2004년에는 1년 동안 자전거 판매량이 1억 5,000만 대였고 자동차 판매량은 거의 그
3배였지만 말이다.
- 앨버트 잭 저, '지금은 당연한 것들의 흑역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