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라는 최고의 농구 무대, 그것도 전체 넘버 원 픽으로 뽑히면서 커리어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는 이미 특별한 이력입니다.
그런데 올해 1 순위 픽 앤드류 위긴스는 저 특별함에 더해 독특한 이력 또는 전대미문에 가까운 이력을 갖게 될 듯 하여 흥미를 가진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일단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보죠.
1) 2 년 연속으로 같은 팀이 로터리에서 당첨받은 동시에 드래프트 당일 행사한 넘버 원 픽 수혜자.
이렇게 보면 앤써니 베넷도 역시 별종의 이력을 갖게 되는데, 무엇보다 이 친구의 가장 큰 포커스는 '가장 허접한 일순위 루키'가 '가장 향상된 일순위 사퍼모어'가 될 것이냐입니다.
워낙 루키 시즌이 넘버 원 픽들 중 단독 꼴찌의 생산성이라서 이번에 팀에 어지간히 플러스가 되는 수준으로 활약한다면 MITP(Most Improved Top Pick)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2) 위와 연결된 것으로 2 년 연속 동일 팀이 뽑은 캐나다 출신 넘버 원 픽.
태어나 보니 그렇게 됐네요.
그래서 여기까지 뭐 진짜 잡상식에 가까운 내용이라면 다음 두 가지는 요즘 가장 뜨거운 화제인 미네소타와의 트레이드 루머에 관련한 것인데요.
만약 성사되더라도 또는 성사되지 않더라도 위긴스는 NBA 역사에서 정말 드물은 이력의 넘버 원 픽이 될 것입니다.
일단 저 딜이 성사될 경우,
3-1) 로터리에서 배정받은 넘버 원 픽이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 된 사례.
이건 제가 며칠 전 번역칼럼 게시판에 올렸던 http://cafe.daum.net/ilovenba/7i/26581 이 글에도 나와 있듯이, 넘버 원 픽이 채 꽃봉우리를 만들기도 전에 트레이드된 적은 1993 년 크리스 웨버 (올랜도 매직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이후로 없었습니다.
저 당시에도 이번 캡스와 마찬가지로 이년 연속으로 넘버 원 픽을 가졌던 올랜도가 전년도에 뽑은 샤킬 오닐과의 궁합 차원에서 크리스 웨버를 앤퍼니 하더웨이와 미래 퍼스트라운드 픽 세 장을 받고 줬었죠.
그러니까 저 경우는 물론 한 쪽에 드래프트 행사권들이 첨가되긴 했지만 동기 드래프티 간의 트레이드였죠.
반면 지금 떠도는 루머가 현실로 될 경우, 위긴스 입장에서는 향후 얼마나 큰 선수가 될지에 상관 없이 마음의 상처를 받고 NBA 커리어를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현대 NBA 역사에서 전대미문의 불명예스런 주인공이 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저 딜이 성사되지 않고 계속 캐벌리어스에 남아 있을 경우,
3-2) 초년생의 실수가 그닥 허락되지 않을 것만 같은 팀의 성적.
자, 위에 1993 드래프트가 나온 김에, 저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2 학년이었던 1993 년부터 일순위 픽을 행사한 팀의 전 시즌 성적과 해당 선수 루키 시즌 성적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1993 년 실제 일순위 픽을 데려간 골든스테이트는 .415 에서 .610 으로, 즉 올랜도와 마찬가지로 50-32 마감)
(* 블레이크 그리핀은 드래프트된 년도의 루키 클래스가 아닌 그 다음 시즌이 루키 시즌)
년도 | 팀 | 일순위 픽 | 전년성적 | 합류후성적 |
1993 | ※ ORL | 크리스 웨버 | .500 | .610 |
1994 | MIL | 글렌 로빈슨 | .244 | .415 |
1995 | GSW | 조 스미쓰 | .317 | .439 |
1996 | PHI | 앨런 아이버슨 | .220 | .268 |
1997 | SAS | 팀 던컨 | .244 | .683 |
1998 | LAC | 마이클 올로워칸디 | .207 | .180 |
1999 | CHI | 엘튼 브랜드 | .260 | .207 |
2000 | NJN | 케년 마틴 | .378 | .317 |
2001 | WAS | 콰미 브라운 | .232 | .451 |
2002 | HOU | 야오밍 | .341 | .524 |
2003 | CLE | 르브론 제임스 | .207 | .427 |
2004 | ORL | 드와이트 하워드 | .256 | .439 |
2005 | MIL | 앤드류 보것 | .366 | .488 |
2006 | TOR | 안드레아 바르냐니 | .329 | .573 |
2007 | POR | 그렉 오든 | .390 | .500 |
2008 | CHI | 데릭 로즈 | .402 | .500 |
2009 | * LAC | 블레이크 그리핀 | .354 | .390 |
2010 | WAS | 존 월 | .317 | .280 |
2011 | CLE | 카이리 어빙 | .232 | .318 |
2012 | NOH | 앤써니 데이비스 | .318 | .329 |
2013 | CLE | 앤써니 베넷 | .293 | .402 |
2014 | CLE | 앤드류 위긴스 | .402 | ??? |
대충 보시면 넘버 원 픽이 들어온다고 그리 성적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낮아지는 경우도 제법 보일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리빌딩 팀들이 일순위 출신 루키의 타임 테이블을 고려해 당해에 전력 증강을 애써서 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93 골든스테이트의 경우는 원래 두 시즌 전에 있던 RUN-TMC 멤버들이 하나 하나 빠져 나가면서 웨버가 합류했던 것이구요.
저기 콰미 브라운은 들어왔더니 '마이클 조던이 복귀하더라'의 개인으로선 불운 케이스구요.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의 변화 또는 해당 드래프티의 루키 시즌 성적들 중 최고치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들 수 있습니다.
승률 .683, 승-패로 따지면 56-26 인데요. 요전 시즌에서 56-26 성적을 기록했던 팀이 동부 1 위 인디애나 페이서스였습니다.
참고로 르브론이 마지막으로 있던 2013-14 마이애미의 성적은 54-28 (.659)였지요.
그리고 만약 위긴스가 남아 있을 경우, 2014-15 캐벌리어스의 성적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50 승을 채우면 .610 승률이 되고 49 승이면 .598 입니다.
동부에서는 5 할이면 백퍼센트 플레이오프 티켓을 끊을 수 있어 왔고, 3/4 위 토론토 및 시카고의 48 승에서 5/6 위 워싱턴 및 브루클린의 44 승 사이가 (.585 ~ .537) 가장 무난한 예상일 듯 한데요.
이번 시즌에 '우승 못하면 맴매' 식으로 생각하는 클리블랜드 팬들은 없을 거에요. 그러나 어느 정도의 성적에 대한 기대값은 있기 마련이죠. 르브론이 있는 팀이니.
1997 샌안토니오가 일순위로 드래프트돼 들어와 봤더니 제독도 뛰고 있을 건 다 있더라 케이스였다면,
2014 클리블랜드는 일순위로 드래프트돼 들어와 봤더니 산전수전 다 겪은 르브론 제임스가 돌아와 있더라 케이스가 되겠습니다.
포지션에 있어서도 제임스와 위긴스는 사수 부사수의 관계가 되겠는데요.
요즘 미디어에 보이는 정황으로는 르브론이 느긋한 마음은 아닌 듯도 한데, 위긴스에게 어떤 사수가 될지 궁금해 집니다.
'똑바로 안해?' 다그치는 사수가 될지, '이렇게 하면 어떨까?' 푸근한 선배 같은 사수가 될지, 또는 '알아서 잘 해' 시크한 사수가 될지 아직은 모르는 거죠.
또는 어쩌면 '걸리적 거리지만 마라' 식으로 길을 터줄 생각이 없을 수도 있구요.
그냥 위긴스 하나만 바라 봤을 때, 우려되는 점은 위긴스가 역할의 제한때문에 원래 성장 정점보다 훨씬 낮게 성장하는 경우입니다.
지금껏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윙 플레이어들 대부분이 초년생 시절부터 퍼리미터는 자기들의 독무대였던 경우였는데 반해 위긴스는 볼을 언제 만져 볼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에요.
게다가 팀이 성적도 챙겨야 하기 때문에 루키의 성장통을 배려해 주지 않을 수도 있구요.
반면 이 시대 포지션 불문 최고의 플레이어를 직접 보면서 배울 수 있는 정말 특별한 혜택을 입는 것일 수도 있구요.
아마 대부분 클리블랜드 팬들의 바람이 이것이겠죠.
모르겠습니다. 전에 제가 썼던 대로 알아서 잘하겠지요. ㅎㅎ
첫댓글 최근 3년간 1픽은 앤씨 세상이군요 ㄷㄷㄷ
새 총재가 뽑아서 이름부른 첫 선수라는 이력도 되죠 제 기억이 맞다면 스턴옹이 불렀던 첫선수는 하킴 그리고 3순위에 그분....이번드랩이 84드랩 못지않길 바랍니다
던컨은 정말 경이롭네요
전년성적: .244 합류후성적.683........오자마자 팀 프렌차이져됫네요...
던컨의 합류도 합류지만 제독의 부상이 컸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나저나 저때 올랜도의 천운은 정말 ㅎㄷㄷ
1.53 퍼센트의 확률을 뚫고 1 순위 당첨이었으니까요. 진짜 1.53 퍼센트는 뭐에 비유해야 할지도 난감한 ㅋㅋ 5할 승률로 넘버 원 픽을 차지하는 일이 앞으로 또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스퍼스는 던컨 없었어도 비슷한 성적 냈겠죠..
웨버 이후로 4할팀이 딱2팀잇군요
시카고랑 클블...역대급 운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