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태국엔 4골 폭격… 2연승 16강 조기확정
男축구 조별리그 2차전 4-0 낙승
안재준-엄원상 2경기 연속골, 전반에만 4골 잔치… 압도적 경기
북한도 키르기스스탄 1-0 제압, 2연승… 승점 6으로 16강 유력
‘하이파이브’ 골 세리머니 한국 축구대표팀 안재준(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차전 태국과의 경기 전반 20분에 2-0을 만드는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안재준은 19일 쿠웨이트와의 1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4-0으로 이긴 한국은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진화=뉴스1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역대 처음으로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이 조별리그 두 경기 만에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컵 등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는 주요 대회에서 2연승을 기록해 3차전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가 없게 된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21일 중국 저장성 진화에서 열린 태국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19일 쿠웨이트와의 1차전 9-0 승리에 이어 2연승으로 승점 6점이 된 한국은 24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 1위를 확정해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도 바레인과 같은 조에 속했는데 당시 황의조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등 6-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앞서 열린 같은 조의 쿠웨이트-바레인 경기에선 두 팀이 1-1로 비겼다. 바레인(2무)은 승점 2점, 태국과 쿠웨이트는 나란히 1무 1패로 승점 1점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6개 조 1, 2위 12개 팀과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이날 전반 15분 홍현석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4골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20분에 안재준, 39분 엄원상, 전반 추가시간엔 이재익이 골망을 흔들었다. 안재준과 엄원상은 쿠웨이트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골맛을 봤다. 전반전에 9개의 슈팅(유효슈팅 7개)을 기록한 한국은 태국에 슈팅을 단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황선홍 감독과 합류한 이강인 21일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왼쪽)이 이날 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황선홍 대표팀 감독과 벤치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강인은 태국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진화=뉴시스
이강인은 이날 오후 항저우에 도착해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태국전에 출전하지는 않았다. 교체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이강인은 선수단 벤치 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관중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엔 황 감독과 단둘이 벤치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강인은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소속 팀 파리 생제르맹과 도르트문트(독일)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뛰고 항저우로 향했다. 허벅지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재활에 집중했던 이강인은 이 경기를 통해 그라운드에 복귀했었다.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한 한국은 3차전에서도 이강인을 아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이강인은 바레인과의 3차전에 출전하지 않거나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교체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F조의 북한은 이날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역시 2연승 했다. 북한은 전반 20분 김국진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켰다. 북한은 인도네시아와의 3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른다. 개최국 중국도 A조 2차전에서 미얀마를 4-0으로 꺾고 2연승 했다.
김정훈 기자
‘역대 최약체’ 야구대표팀… 빠른 투수 교체-스몰볼로 승부
이정후 이어 구창모도 부상 낙마
마운드 믿고 맡길 에이스 부재
타선 강백호-김혜성 ‘좌타’ 쏠림, 우타 거포 노시환 9월 홈런 1개
김영규-김성윤 최종 엔트리 합류… 대표팀, 내일 고척서 첫 공식훈련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강백호(KT·왼쪽 사진)와 김혜성(키움)은 한국 야구 대표팀 타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던 둘은 24세의 젊은 나이에도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평가받는다. 동아일보DB
‘(구)창모도 없고, (이)정후도 없고….’
한국 야구 대표팀이 결국 왼손 투수 구창모(26·NC) 없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르게 됐다. 이정후(25·키움)가 7월 발목 수술을 받으면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핵심 투수마저 빠진 채로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부상 중인 구창모와 이정후 대신 왼손 투수 김영규(23·NC)와 외야수 김성윤(24·삼성)을 최종 엔트리 24명에 포함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구창모는 6월 2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5개만 던진 뒤 팔뚝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프로야구 1군은 물론이고 퓨처스리그(2군) 출전 기록도 없는 상태였다. 구창모는 19일 류중일 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KT를 상대로 2군 경기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실전을 치르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 역대 최약체 AG 대표팀
한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 박찬호(50), 김병현(44) 등으로 ‘드림팀’을 꾸린 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국내외 최고 선수들로 야구 대표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병역 특혜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른 뒤 이번 대회부터는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리기로 했다. 이번 대회 선수 선발 기준은 만 25세, 프로 4년 차 이하다. 나이와 상관없이 뽑는 와일드카드 3명도 만 29세 이하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 경기를 믿고 맡길 만한 에이스의 부재는 류 감독의 고민이다. 구창모가 낙마하면서 5이닝 이상을 책임질 왼손 선발 투수는 이의리(21·KIA) 정도만 남게 됐다. 류 감독은 “선발 투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면 빠른 교체를 통해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일 현재 타자 쪽도 사정은 비슷하다. 9월 이후 김혜성(24·키움)이 타율 0.412를 기록 중이고 강백호(24·KT)도 같은 기간 타율 0.346으로 부활 조짐을 알렸지만 모두 왼손 타자다. 올 시즌 30홈런을 친 ‘우타 거포’ 노시환(23·한화)은 9월 이후로는 홈런을 1개밖에 치지 못했다. 류 감독은 “쳐서 점수를 내기 힘들 경우 번트 작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 만만치 않은 일본-대만
항저우에서도 결국 일본과 대만전 결과에 따라 성패가 갈릴 확률이 높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프로 지명을 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시속 150km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2명 정도가 한국을 겨냥해 등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에는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선수 7명이 합류했다. KBSA 관계자는 “대만의 의무복무 기간이 4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나면서 좋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기 위해 많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표팀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번째 공식 훈련을 시작한다. 28일 중국 항저우로 출국하는 대표팀은 다음 달 1일 홍콩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결승전은 같은 달 7일이다.
이헌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