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70년 상징 ‘브라운각서’ 등 공개
역사박물관 특별전 ‘동행’ 오늘 개막
‘베트남 추가 파병땐 차관 제공’ 서한
상호의존적 한미동맹 변모 보여줘
‘주한미군 성조기’ 등 185건 선보여
한국군의 베트남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약속한 ‘브라운각서’ 원본. 서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22일부터 열리는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 ‘동행’에서 3주간 공개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국군의 베트남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 측의 보상 조치를 약속한 ‘브라운각서’ 원본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 각서는 미국의 군사 원조를 받던 한국이 우리 군을 베트남전에 파병하며 상호의존적 한미동맹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담은 상징적 사료로 꼽힌다.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22일 시작하는 특별전 ‘동행’에서 외교사료관이 소장해온 브라운각서 원본을 3주간 특별공개한다. 1966년 윈스럽 브라운 주한미국대사가 한국 정부에 전달한 이 문서의 정식 명칭은 ‘한국군 베트남 증파에 따른 미국에 대한 협조에 관한 주한미국대사 공식 서한’이다. 총 5장, 16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문서는 한국이 베트남전에 2차 전투부대를 파병하는 대가로 미국이 군사 지원과 경제적 협조를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대월(對越) 수출을 지원하고 기타 경제 개발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적당한 경우, 1966년 중 1500만 달러의 신규 원자재용 차관을 제공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앞서 한국은 1965년 10, 11월 1차 전투부대를 파병했다.
함영훈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한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베트남전에 파병한 여러 국가 중 가장 많은 군인을 보낸 나라”라며 “브라운각서는 동맹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을 보여주는 핵심 문서”라고 설명했다.
1953년 7월 27일 마크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이 정전협정문에 서명할 때 사용한 책상.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전시에선 주한미군 의장대가 유엔사령부 내 기념행사 때 사용했던 ‘주한미군사 소장 성조기’ 등 한미동맹 70년사를 상징하는 자료 185건을 선보인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당시 미국 측 대표인 마크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이 협정문에 서명할 때 사용한 책상과 6·25전쟁 이후 미국 미네소타대가 한국의 재건을 돕기 위해 서울대에서 8년간 실시한 교육 원조 ‘미네소타 프로젝트 공식 서한’ 원본도 공개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문’(1953년)과 ‘정전협정문’은 복제본을 볼 수 있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부터 오늘날 한미 간 협력관계를 종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 개막일엔 학술대회 ‘동맹 속의 냉전과 발전’도 열린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열리며 무료다.
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