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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 내일 체크하고”, 두 달 뒤 주가가 네 배 뛰었다:
슬로우레터 7월12일.
이종호가 말한 V1과 V2.
-이종호(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입을 열었다. “후배들 앞에서 폼 잡는다고 허세를 부린 것인데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고 했다.
-이종호는 “내가 VIP한테 이야기할 테니 사표 내지 말라 했다”고 한 녹취록 발언을 두고 “VIP는 대통령이 아니라 김계환(해병대 사령관)”이라고 해명했다.
-이종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때 김건희(대통령 부인)의 주식 계좌를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람이다.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 이종호의 카카오톡 대화방 멤버였던 김규현(변호사)은 한겨레 기자에게 “이종호가 평소 윤석열(대통령)과 김건희를 V1과 V2로 지칭하며 친분을 과시했다”고 말했다.
-이종호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김건희와는) 결혼한 뒤로 연락한 적 없다”고 말했다.
쟁점과 현안.
“삼부 내일 체크하고.”
-지난해 5월14일 임성근과 골프 약속을 이야기했던 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이종호가 한 말이다.
-5월16일 올레나 젤렌스카(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다음날 윤석열이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틀 뒤부터 삼부토건 주가가 치솟기 시작해 윤석열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기까지 주가가 무려 네 배 이상 치솟았다.
-김종대(연세대 교수)는 “이종호의 정보력이라면 굳이 과거처럼 주가 조작을 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뭘 할지 사전에 알고 주식을 사두기만 하면 차액이 저절로 수익으로 굴러 들어온다”는 이야기다.
-이종호와 대통령실의 관계가 매우 가까웠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다.
-삼부토건은 윤석열과 특별한 관계다. 조남욱(삼부토건 회장)은 15년 동안 명절 선물을 보냈다. 골프 접대를 받은 정황도 있다. 김건희와 최은순(윤석열 장모)과도 가까운 사이라고 알려졌다.
“국방부 장관을 추천했는데 우리 것이 될 거야.”
-지난해 7월 녹음된 이종호의 녹취록에 있는 말이다. 실제로 9월 말에 이종섭(당시 국방부 장관)이 경질된다.
-이런 말도 했다. “이번에 아마 내년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를 만들 거거든.” 실제로 이듬해 4월 윤석열이 해병대 4성 장군을 만들기로 하고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 4성 장군이 임성근이 될 예정이었다는 이야기다.
-김종대는 “군사 문제만 30년 이상 다룬 내가 볼 때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신공”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자폭.
-전당대회를 앞두고 막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동훈(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노상방뇨하듯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마타도어”라고 말할 정도다. 나경원(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을 겨냥해 “본인 살자고 정권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 깊게 읽기.
박근혜 정부가 왜 무너졌겠나.
-“한 번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탄핵까지 당하진 않았을 장면이 100개는 된다.” 박근혜 정부 비서관 출신들이 하는 말이다. 몇 가지만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김무성(당시 새누리당 대표)과 불화를 일찌감치 정리했어야 했다. 옥새 파동과 친박 감별사 논란을 겪으면서 총선에서 졌고 갈등이 격화됐다. 한 번은 박근혜와 김무성을 화해하게 하려고 두 사람이 따로 만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는데 박근혜가 그냥 지나쳤다고 한다.
-둘째, 집안 싸움을 통제하지 못했다. 유승민(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국민들이 심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연금 개혁을 야당과 합의한 걸 두고 박근혜가 ‘격노’했다.
-최재혁(조선일보 정치부장)은 “수많은 판단 착오와 아집, 오해와 불신, 자기 과신과 불운이 고리처럼 연결돼 탄핵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연결됐다”면서 “지금 국민의힘 상황이 그때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때처럼, ‘이것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일들이 또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건희와 한동훈이 말하지 않은 것.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중략) 제가 모든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김건희가 한동훈에게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 가운데 일부다. 김건희는 한동훈을 비방한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댓글팀 같은 건 없다고 해명하지는 않았다. 이런 이야기가 돌았다는 건 한동훈도 댓글팀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이 “뭘 아는 사람들의 대화”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장예찬(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댓글팀은 한동훈이 운영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는 이야기다.
-한동훈은 특별히 반박하지 않았다. 원희룡(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은 “(한동훈이) 논평도 반박도 고소 고발 이야기도 못하는 건 반박하다가 사실 관계 확인으로 넘어가면 불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진성준(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런 말을 했다. “이명박 정권이 국가정보원의 심리전단을 동원하고 국군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해 댓글공작을 벌인 것과 무엇이 다른가.”
다르게 읽기.
성장이 고용을 만든다.
-고용탄력성은 1990년대 0.38%에서 2000년대는 0.3%로 줄었지만 2010년대는 0.51%로 늘었다. 경제 성장률이 1% 늘면 고용이 0.51% 늘었다는 이야기다.
-한국 경제가 고용 없는 성장을 한 것처럼 보였던 건 첨단 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줄었기 때문이지만 한국의 고용 탄력성은 여전히 우상향했다.
-최병천(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고용을 만드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여전히 경제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니라 오히려 고용이 증대되는 성장을 해왔다”는 이야기다.
-“수출-주력 산업에 종사하는 일자리는 상위 30% 지위를 갖게 되고, 나머지는 사실상 중하위 70% 일자리에 갇히게 된다. ‘좋은 일자리’는 나와는 무관한 ‘그들만의 일자리처럼’ 느껴지게 됐다.”
-결론은? 경제 전반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좋은 일자리가 늘어난다.
버텨라, 한은.
-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1년 6개월 연속 동결이다.
-주택 담보 대출이 올해 상반기에만 26조 원 늘었다. 이창용(한은 총재)은 “차선을 바꾸고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면서도 “수도권 집값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성기명(CBS노컷뉴스 논설위원)은 “한은은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집요한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 집값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 그리고 한계에 직면한 자영업자와 영끌족 지원이란 상호 모순되는 변수들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권력으로부터 중앙은행 독립성을 보장해온 건 지금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 달러 초강세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서둘렀다가 원화 가치 하락으로 환율이 오르면 물가가 다시 들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섣부른 금리 인하가 가져올 후폭풍이 더 클 수 있다”는 경고다.
“서울 집값 추세적 상승 아니다.”
-한은의 금리 동결에 맞춰 나온 박상우(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은 금리 인하할 때가 됐다는 정부의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값이 0.24% 올랐다. 16주 연속 상승이고 5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박상우는 “몇 십%씩 상승시킬 힘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은 준공후 미분양이 2만 가구가 넘는데 서울 일정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걸 두고 시장 전부를 진단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해법과 대안.
대형 병원, 중환자 중심으로 돌린다.
-빅5 병원의 일반병상을 5~15% 줄이기로 했다. 중환자 비율이 50%가 넘도록 병상 구조조정을 한다는 계획이다.
-중증이 아닌 환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지역 병‧의원으로 돌려 보내고 다시 상급 병원 진료가 필요할 때는 최우선 예약을 잡는 진료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불운과 불의의 사고는 없다.”
-“아래를 비난하지 말고 언제나 맨 위를 보자. 누가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는가.” 제시 싱어(전 빌리지보이스 기자)가 쓴 ‘사고는 없다’에 나오는 말이다.
-김종목(경향신문 사회부문장)은 “노동자 사망 사건도 채 상병 사망 사건처럼 ‘맨 위’를 겨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극을 초래한 근원 토대를 허물어야 하는데, 그 실질적 대책의 최소 요건인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국 종부세와 미국 보유세의 차이.
-최병천은 효능감과 반감, 수용성, 세 가지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보유세는 지방세다. 지역 주민들의 편익과 연계돼 효능감은 높고 반감은 적다. 자산은 있는데 소득이 없는 경우 나중에 몰아서 내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의 종부세는 효능감이 낮고 반감이 크다. 재산세를 내는데 종부세를 또 내야 한다. 그냥 살고 있는 집인데 집값이 뛰면 세금도 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이 두 배 뛰면서 종부세 결정세액이 10배 뛰었다.
-“종부세에는 5개의 정책목표가 짬뽕되어 있다. ①보유세 ②부유세 ③부동산 가격상승억제세 ④다주택자 규제세 ⑤지역균형발전세다.” 최병천이 종부세의 ‘이데올로기적 염원’을 ‘미션 임파서블’이라고 보는 이유다.
먹사니즘과 부자감세.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재명의 먹사니즘과 감세론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더 써야 할 국가 재정이 부실한 상황에서 감세와 민생은 양립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재명이 출마 기자회견에서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언급한 걸 두고 하는 말이다. 금투세를 유예하면 연간 9808억 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종부세는 2021년 4.4조 원에서 지난해 9487억 원으로 줄었다.
노인 인구 1000만 시대.
-7월10일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겼다. 전체 인구의 19.5%다.
-세계은행은 노인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은 내년 상반기에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이 월드 챔피언.”
-OECD 보고서에 나오는 표현이다. 한국 통계청 전망보다 더 부정적이다. 2084년 한국 인구를 3080만 명으로 전망했다. 2020년의 60% 수준으로 줄어들 거라는 이야기다.
-“근본적으로 규범과 관행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급 육아휴직이 일과 가정의 양립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경제적 두려움 때문에 사용률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낮다”고 지적한 대목도 아프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출산율 끌어내린다.
-역시 OECD의 분석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산업 생산성을 끌어내리고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요인이라는 이야기다.
-사회보험 강화를 해법으로 제안했다. “한국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완전하고 중소기업 가입률이 대기업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다”고 지적했다.
오늘의 TMI.
최저임금 1만 원 넘었다.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9860원에서 170원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인 202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노동자 위원 4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배달의민족 4000억 원 배당 논란.
-2만 원짜리 치킨을 팔면 2000원에 가까운 중개수수료에 배달비와 카드 수수료, 부가세 등을 더해 6000원 정도가 빠져 나간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빼면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배민은 8월9일부터 배민1플러스 중개 이용료를 주문금액의 6.8%에서 9.8%로 올린다. 중개 수수료를 높이는대신 배달료 부담을 낮췄다고 해명했지만 업주들은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즈(DH)에 매각됐다. 지난해 배민의 영업이익 7000억 원 가운데 4000억 원이 DH에게 배당으로 빠져나갔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사과를 못하게 한 건 윤석열이었다.
-판단력은 윤석열보다 김건희가 낫다는 말이 나온다.
-김건희는 사과를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것처럼 말했다. 이기홍(동아일보 대기자)은 “대통령 말고 누가 여사의 뜻을 좌절시킬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한다.
-“대통령 주변의 인식이 국민 상식과는 동떨어진 섬나라, 극단적 강경 음모론이 지배하는 외계 행성에 머물고 있다.”
-이기홍은 새 당 대표가 윤석열을 김건희 수렁에서 건져내야 한다고 본다.
-“고집 센 사람이 생각을 바꾸는 건 상대 의견이 옳다고 여길 때가 아니라, 자기 힘이 현저히 뒤져 불리하다는 걸 절감할 때다. 권력자를 설득하려면 눈물로 호소하되 등뒤에는 압박할 수 있는 칼자루를 갖고 있어야 한다.”
진영 정치가 공공 의제를 밀어낸다.
-박명림(연세대 교수)는 “탈진영적 공공의제의 실종”을 “소극적 실종을 넘어 적극적 방치”라고 본다. “공공 의제의 실종과 악화는 진영 정치와 포퓰리즘의 악성 조합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를 가공할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승자독식의 철폐 및 권력분립과 협치, 지방분권과 지방소멸, 세계 최고·최악의 자살률, 세계 최장·최저 출산율과 국가소멸 위기,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기후응급 상황과 지속가능한 발전…. 이 모두는 지금 정부와 의회, 파당과 진민 사이에 격렬히 대립하는 어떤 의제보다 더 깊은 공적 토론과 대안 마련이 화급한 공통 의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