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보러 가기로 한 날 비 예보가 있다
이 날을 위해 하루 연차까지 쓴 짠딸
우리 가족의 못 말리는 나들이 근성이다
비 오면 오는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다 느낌이 다르기에 비가 와도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
이번엔 비에 섞여 떨어지는 꽃비를 맞으며 걸을 것 같다
역시나 우리가 좋아하는 데크길 계단엔 꽃잎이 가득하다
레드카펫보다 더 멋진 벚꽃카펫 걸어보자구요
인도에 물이 고여있으면 어김없이 꽃잎이 가득하다
차도 사람도 많지 않으니 호젓하고 좋다
씽잉 인 더 레인을 고연 시리 불러가며 둠칫둠칫!
짠딸도 신났대요
해마다 늘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는다
마치 벚꽃나들이의 시그니처 증명사진 같은 것이라 할까
비 내리는 오늘은 꽃도 꽃이지만 먼 산의 운무가 더 멋지다
분홍빛 꽃과 하얀 운무는 무척이나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이곳에 오면 작은 규모의 차밭에 눈길이 많이 간다
공장식 대규모의 차밭보다 조금씩 일구어
시간에 쫓기지 않으며 찻잎을 따, 콧노래와 함께 덖어 조금씩 만들어내는 차맛이 더 향기로울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우리가 늘 가는 카페 '더로드 101'에서 바라보면 바로 옆 산자락에도 차밭이 있어 정겹다
카페 안의 부겐빌레아는 어찌 저리 자태가 이쁘고 색도 연연하게 피었을까
남다른 재배기술이 있는 모양이다
실내에 있는 관엽식물들이 모두 싱싱하고 활력이 넘친다
커피와 곁들인 빵 좀 보소
화사하게 피어난 벚꽃빵인가요?
점심 먹기 위해 찾아간 일일구이집은 여행지의 흔한 음식점 같지 않은 깔끔한 외관 사진에 선택했는데
푸짐하고 먹음직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아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다
그리고 올 초에 남편이 골프여행 중에 갔었다는 카페 다온을 찾아 다압면까지 달려갔다
비 때문에 실내에 앉았지만 실외공간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다
섬진강 위에 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을 가까이에 품은 설계가 너무 시원하다
매화꽃 보러 왔다가 들러도 좋고, 강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을 때 찾으면 참 좋을 만한 장소다
오늘은 정말 먼 산의 운무가 너무 환상적이다
이 카페 화단에 심겨진 튤립은 이제껏 보지 못한 종이다
삼각형의 뾰족한 꽃송이가 새초롬하고 이쁘다
섬진강, 좀 가까이 있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