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고포상제(학원 파파라치) 도입과 학원 심야 교습시간 제한, 방과후 프로그램 강화 등 잇따른 사교육 경감대책을 내놓자 도내 학원계가 공교육 부실과 사교육비 문제를 학원에 전가하는 정책이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인 수도권의 대형학원과 불법고액과외를 막지는 못하고 중소·영세한 지역학원만 규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도학원연합회는 최근 ‘사교육경감대책 강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11일 오전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원정책현안 타개를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신고포상제를 만들어 학원종사자를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취급하면서 학원교육의 숭고한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국내 사교육비의 대부분을 재벌학습지가 차지하고 있으며, 불법과외 역시 만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주일 내내 주말도 반납하고 공부시키는 학원에서 월 20만원 정도 받는 것이 고액 사교육비냐”며 반발했다. 더욱이 “불법고액과외는 음성적이기 때문에 거의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결국 제도권 내에 쉽게 접할 수 있는 학원만 단속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정부가 사교육비 증가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외면한 채 부실한 교육정책 책임을 학원가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내 한 교육계 인사는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상당수 학부모들이 공교육에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갖춰 사교육을 받아도 별 도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방과후 학교 강화, 학원규제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어 외려 사교육비가 음성적으로 더 증가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불합리한 대입제도가 존재하는 한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며 “대입제도의 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원규제 등으로 불법과외가 늘어나는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김성진 창원시학원연합회 회장은 “최근 분과위원회 회의를 통해 일부 학원강사들이 학원에서 이탈, 불법과외시장으로 빠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결국 불법과외만 양산하는 꼴이 되어버렸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운영난에 시달리던 일부 학원 원장들이 개인과외 사업자로 전환하는 추세도 증가하고 있다”며 “공교육의 부실과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를 학원에 전가하면서 서민들의 사교육기관인 지역 영세학원을 말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leejh@knnews.co.kr
Copyright ⓒ 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입력 : 2009년 7월 13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