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각나는 시대의 인물 가운데 자주 떠오르는 분은 5년 전에 고인이 되셨지만, 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님이시다. 사적으로는 제가 사무차장으로 몸담았던 연세대학교총동문회에서 조선일보 방우영 회장님을 8년 간 모신 후, 두 번 째로 모시게 된 회장님으로 새로운 희생과 헌신을 강조한 분이다.
전경련 회장이 되시던 해에 연세대학교총동문회 회장을 맡으신 그분은, 한국 매킨지에 컨설팅을 의뢰하여 총동문회의 현 16개 분과위원회를 도입하여 기반을 강화하였다. 기획관리/조직/재무/출판/섭외 등 집행 분과위와 금융/체육/ROTC 등 교류분과위를 통해 오늘의 연세대학교총동문회의 기틀을 잡으신 것이다.
물론 전임 방우영 회장님께서 연세 창립 백주년 기념사업 후원사업 성료, 동문회관 건립 등을 완수하실 때, 김우중 회장님은 앞의 사업을 재정 지원하시고 국내 최고의 장학재단 설립 등의 성과를 내신 장본인 이시기도 하다.
또한 실업인으로서 우리 역사에 김우중 회장님처럼 역동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개척하라, 도전하라, 실험하라는 것으로 고인의 업적을 기업 활동적인 측면에서 말한 것이지만, 연세 신앙의 하나님 나라를 증진시킨 위대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분으로부터 네 차례에 걸쳐 상(공로패, 감사패 등)을 받는 영광을 얻었다. 과분한 일인데 잊을 수가 없어서, 아마도 이 가을에 그분이 더 생각나는 것일까?
2019년 12월 9일 그분의 부음을 들은 저는 혼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가, 문상하고 눈물을 삼키며 돌아왔다.
시간을 아끼시려고 하루 점심을 두 군데, 저녁을 네 군데 약속하시고, 호텔 한켠에서 멸치 볶음과 깍두기로 급히 식사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원주 매지(현 미래) 캠퍼스 부지 60만 평 기증,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로 회의장에 입장하시다가 저지하려는 총학생회장단을 제압하시던 일, 해외 출장을 마치시고 국제공항에서 바로 총동문회 회의를 주재하러 곧바로 오시던 일, 동문회보 혁신호 발행 등등이 스쳐간다.
모교 상경관에 있는 김우중홀이 새로워 보이는 오늘은, 그분이 소천하신지 5년이 되어가는 날을 더욱 붙잡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