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민의 득과 실
us123 님
아주 주관적인 글이라 생각합니다. 저와 제가족이 15년전 오월에 이민을 왔습니다. 미국이민이란게 저와 제 가족
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돌이켜보건데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글을 쓰는 또 다른
이유는 이민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될까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주관적인 글이므로 다른 상황에 계신 분이나,
제 생각과 다른 분들도 계실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15년동안 살면서, 학교와 직장생활만 해와서 사업경험은 없습니다. 당연히 제이야기는 애들교육, 취업,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로 국한될 것 같습니다.
제 소개를 먼저 하겠습니다. 저는 클린턴, 노무현대통령과 띠동갑인 58년 개띠입니다. 슬하에 두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86년 아들, 90년 딸. 1999년 5월 이민 올당시, 큰애는 중학교1년, 작은애 초등2년이었습니다. 이민을
오게된 동기는, 1999년 IMF사태로 제 직장생활이 파국을 맞기 일보직전이었고, 우리나라 학교교육에 대한 실망
(제아들이 6학년때 학생회장, 제처가 후원회장하면서 학교의 문제점을 더욱 절실하게 봅니다.) 당시 제 처는 뉴욕
으로 갈것을 주장했으나, 제가 우겨서 캔사스로 오게 됩니다. 우긴이유는 생활비가 싸고, 애들에게 안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의 이치란게 결국에는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그러는데, 아이들 초등학교 성적은 엄마의
능력(?)이지만, 중학교 고학년이 되면 엄마가 끌고 가는데 한계가 오고 아이성적은 원위치하게 마련이다. 어떤
공부 못하는 애를 엄마허영으로 어찌어찌해서 미국 일류사립대에 입학을 시켰지만, 결국 졸업을 못 하거나 졸업은
했지만 취직을 제대로 못하는 애들도 봅니다. 우리애들도 결국엔 제 처가 원하는대로 뉴욕으로 원위치 했습
니다. 큰애는 8년전, 작은애 5년전에. 저희도 가야 되는데, 아직까지 시골에 발목이 잡혀있습니다. 마음의 반이
뉴욕에 가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미국이민의 좋은 부분중 하나는, 아이들 교육환경입니다. 미국의 공교육이 문제가 많다하지만, 우리
나라와 비교해서, 또 제 경험으로는 훨씬 좋습니다. 제도가 좋고, 제도가 좋으니 분위기가 좋습니다. 학생들이 편안
하게 자존심을 가질수 있는것 같습니다. (처음와서 어느 비오는 날 애들 데리러 학교를 갔는데, 여자교장이 교문
입구에서 큰우산을 받쳐들고 나오는 애들을 우산씌여주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참 느낌이 좋았습니다.)
애들의 자치적인 교내외 활동을 학교, 부모, 지역사회가 써포트 해주고, 많은 애들이 이런 학교내외 활동에 적극
참여합니다.제가 있는 시골고등학교 교내 서어클입니다. 농구,배구,수영, 밴드, 합창단,연극,테니스, 골프, 크리
스찬모임, debate, forensic, 야외가서 자연생활하는 캠핑그룹, 미술, 학생회, 등등
공부도 하지만, 교내외 활동을 통하여, 소시알스킬, 커뮤니케이션, 리더쉽, 멤버쉽등 소양을 키웁니다. 이런활동은
4년의 대학생활까지 계속되고, 직장생활에서의 팀웍과 커뮤니케이션 능력배양의 기초가 됩니다. 공부에 편중되어
있는 경직된 한국교육과의 큰 차이라 봅니다. (들은 이야기중에 강남에 가면 대원외고에 가는 학원이 있답니다.
이 학원에 등록하면, 시험전날 시험문제의 약 50%을 얻을 수 있답니다. 또, 삼성고시학원 폐해를 줄이려고, 삼성
입사시험패턴을 이번에 확 바꿨다는 신문기사가 있었습니다.)
대학도 비슷합니다. 한국에서 교환프로그램으로 온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수와 맞서 가차없이 논쟁을 하고,
권위없는 교수들의 태도가 인상적이란 말을 듣습니다. 다 아시는 이야기 같지만, 교육환경의 차이는 크다고 봅니
다.
저희경우에는 시골에 살다보니, 더욱, 과외지옥을 안격었습니다. 저희 큰애는 공부하는 걸 싫어하고, 성격이 좀
느긋한 편인데, 이애 집에서 공부하는 걸 못봤습니다. 숙제하는 것도 못 봤습니다. 제처는 절대로 공부 잔소리 안
합니다. 그런데도, 학년 300명중 4년간 십등급에 들고, 졸업시 honor student. 아니, 우리애가 천재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시골학교라 애들이 전부 돌머리라서 그런건지 아직도 이해가 잘 안됩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큰애에겐
과외지옥이 없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대학교는 뉴욕시립대로 갑니다. 입학허가 받은 학교중에
스토니 부룩 주립대가 롱아일랜드에 있어서 견학차 방문한적이 있습니다. 뉴욕시에서 차로 불과 1-2시간거리인
것 같던데, 뉴욕시만 벗어나니 바로 시골이더군요. 저 사는 캔사스와 많이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뉴욕시립대로 입학을 시켰습니다. 느슨한 시골생활은 그만하고 도시물 먹으라고. )
제가 사는 시골도시 인구 26,000명에 5,000명 학생수를 가진 주립대가 있습니다. 미국시골이란데가 모티베이션
이란게 별로 없습니다. 이민자가정의 교육열이나 자식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물론 조언이야 하겠지만 대체로
내버려두는것 같습니다. 모티베이션있는 애들은 더 큰 도시로 더 큰 기회를 보러 벌써 떳습니다. 그러니, 야망있는
애들은 더 줄어들고, fun chasing 하면서 세월보내는 애들이 더 많은듯합니다. 우리동네보다 더 작은 마을로 가면
이런 현상은 더 심해 지고, 이건 미국시골의 문제점입니다.
공부 아무나 하는게 아닙니다. 공부하는 애가 있습니다. 옛날 어른들 말씀대로 공부는 파고 해야 합니다. 죽을
똥싸면서 해줘야 뭐가 되도 됩니다. 대충, 남들 하는대로 이렇게 해선 아무것도 안됩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좀 부끄럽습니다.
제가 미국회사를 다녀봤지만, 한국회사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매니지먼트가 앞서있다고 느꼈습니다. 월마트에서
막일도 해봤는데, 잘 부려먹습니다. 최저임금 주면서, 오버타임 못하게 하고(왜냐하면, 주어진 일을 주어진 시간에
끝내서 인건비 줄이려고), 땡땡이 절대로 못칩니다. 칠만큼 관리가 허술하지가 않습니다. 제가, 뉴욕에서 한국사장
님이 하시는 구두가게에서도 일해봤는데, 개인 사장님 눈치봐야하는 한국가게보다 월마트가 훨씬 편하게 느껴
집니다. 이게, 체계적인 관리능력의 차이입니다. (그렇게 인건비 짜내고 마케팅 잘해서, 월마트 창업주는 돈을 많이
벌고 미국 10대 부자중 창업주 가족이 3명이 끼어 있습니다.)
미국 문화수준이 우리나라 보다 앞서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시는 분들 보면, 도시뿐 아니라 시골분
들도 계를 들어서라도 동남아 여행 안가보신 분들이 없으십니다. 그런데, 저 사는 곳엔, 해외는 커녕, LA나 뉴욕한
번 못 가본 미국사람들 많습니다. 그래도 다른 점이 있습니다. 제가 일을 하면서 학교 건물입구에서 무거운짐을
밀고 들어가면, 많은 미국애들이 문을 잡고 도와줍니다. 한국애들은 덜 도와줍니다. 자기일에만 바쁘고, 남배려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영어로 standardization 이란 말을 쓰던데, 한국애들은 잔머리가 세고, 중국애들은 돈에
지독을 떱니다. 하나의 예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다른 예도 있지만, 굳이 더이상 언급 안하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미국의 좋은점 3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1. 앞선교육환경, 2.앞선회사체계, 3. 앞선 문화수준.
이민 1세가 이민을 오시면, 여러가지를 손해 보시는데, 그 첫번째가 언어장벽입니다. 무엇을 해도 문제가 됩니다.
사업이면 사업, 직장생활이면 생활. 언어때문에 손해를 많이 보게됩니다. 불경기가 온후, 사업이나 취업상황이
악화된것도 당면한 큰 문제라 봅니다.
누가 저보고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민에 대해 물어본다면, 저는 이민 잘 했다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애들에게 좀더 편안하고 좋은 교육/직장 환경과 문화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그런 환경에서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제 개인적으로 60%비중)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에 있었어도 별볼일 없을 것이 불보듯 분명하고, (20%비중)
돈을 못 벌어서, 경제적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일하고 사는 생활이 대체로 마음이 편하다 느끼기 때문입니다. (20%
비중)
어떤분은 말씀하시길, 아이들 교육하나만 보고, 부모가 희생하면서 이민하는 건 찬성하지 않는다 말씀하시던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희생이란건 예수님이나 테레사 수녀같은 분들이 전혀 모르는 남을 위해서 자신을 헌신
하는 이런게 희생이지, 부모가 자식의 장래를 위하는 건 자기 종족의 본능인거지요. 그래서, 제 이야기는 자식교
육만을 위해서 이민을 온다면 오는 거지요. 그게 부모에게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이민오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아이들 잘나온 사진한장 올립니다. 작년 이맘때쯤 제 딸 졸업식날 사진입니다.
첫댓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