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이렇게 손발이 잘 맞으면..

나라 훔치러 가입시더. 신 선생님 함께라면 자신 있습니더. 좀 도둑은 깜방가고.. 나라 훔치는 양반은 영웅 된다 카데예. 아님 도리깨 들고 함 갈까요? 머절이 밥통 같은 놈들 보리타작 한번하게요. 이기 뭐꼬? -옹헤야! -구케 의원? _옹헤야! -살리 주까? -옹헤야! -그라마 안되지. -옹헤야! -정치 하라 -옹헤야! -보내 논께 -옹헤야! -밥그릇 싸움 -옹헤야! -색깔 싸움 -옹헤야! -다부 죽는 것, -옹헤야! -시상 사람이, -옹헤야! -다 아는데, -옹헤야! -장관이락꼬, -옹헤야! -앙그렇까이? -옹헤야! -사정없이, -옹헤야! -뚜디리라. -옹헤야! -여기도 살았고, -옹헤야! -요것도 살았네. -옹헤야! -우잇샤! -우잇샤! -우잇샤! -우잇샤! -인자 됐다. -옹헤야! -늘어진 꼴이, -옹헤야! -관동 할배, -옹헤야! -부랄이다. -옹헤야...... 도리깨를 돌려서 때리면 힘이 없어요. (돌려서 때린다함은 360도 빙글돌려서 둥그런 원을 그린다는 뜻) 그럼 정토파 농사꾼은 어떻게 때리느냐. 하하 요것! 하번 패대기를 치고난 도리깨 끝이 뒤로 넘길때. 일단 하늘을 보고 춤을 추고 뒤로 넘어 오지요. 이걸 고도의 순발력으로 다시 왔던 궤도를 따라서 내리쳐야 합니다. 이거 말은 쉽지만 잘못하면 도리깨 끝이 보리를 패기전에. 도리깨 날과 자루의 이음새 부위가 땅을져서 도리깨 생명이 다하게 되지요.저도 몇게 뿌샤 먹어서 잘 알지요. 댓가로 굼밤 몇대 맞고...히히히 다섯개쯤 뿌샤 먹으니 제데로 되든만요. 보리 카시락 이거 눈에 들어가면 결 따라서 자꾸만 들어가니. 잘 나오지도 않고 고생이 엄청이지요. 이때 먹는 막걸리가 없었다면....이게 제일로 꿀맛입니다. 하나 빠진것이 있내요. 이 보리 밭이 청춘 남녀 들에게는 좋은 데이트 장소 였지요. 요즘세대야 무슨 맛이 있겠냐고 할지모르지만. 이거 아주 왔담돠. 보리 깔고 앉으면 물침대 저리 가라지요. 조명은 휘엉청 둥근달에 밭뚝에 허드러 지게 핀 하얀 찔레꽃. 향기는 또 얼매나 좋노.바람불면 날아갈듯 아름다운 박꽃... 음악 이것 빠지면 무드가 없지요. 저 건너 삼순이 논배미에서 개구리들의 합창이 들려옵니다. 처음에 할아버지 개구리가 시작하면.아들 손주 며느리 질세라 모두 합창 합니다. 베이스는 중간 중간에 소쩍새가 넣어주지요. 이거 황홀합니다. 그 다음날 보리밭 주인 호통소리가 들판을 울립니다. "어뜬놈의 쒜이가 놈의 보리밭을 깔고 뭉게갖고... "호랭이 물어갈놈 잡기만해봐라.... "보릿 타작을 해버릴테니께... 이건 뒤에 나올거라구요? 아이고! 제가 너무 나갔군요. 옛날 소시적 얘기 나오니 신이나서..... **제가 신 선생님 글을 허락없이 사용했습니다. 이해를 바랍니다. --------------------- [원본 메세지] --------------------- 무엇일까요. 변변찮은 글이나마 자꾸 올려드리는 거라고 믿습니다만 어쩐지 쑥스럽기만 합니다. 답글 형식으로 글 한편 송고합니다. 단편-'노동 2代' 중에서 보리밭은 나에게 있어서 공포의 원시림이었다. 그곳에는 나의 평화를 위협하는 온갖 것들이 살고 있었다. 내 키보다 더 자란 보리의 숲 속에는 지렁이를 위시한 각종의 벌거지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징그러운 뱀들의 본거지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배고픈 문둥이들이 입맛을 다시며 우리 같은 어린아이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곳이 바로 보리밭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무시무시한 보리밭을 마음대로 드나드셨다. 때로는 옆으로 쓰러뜨린 보리를 깔고 보리밭에서 주무시기도 하였는데 아버지의 표정 그 어디에도 공포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버지의 코고는 우렁찬 소리의 위력에 짓눌려 보리밭은 각별한 정적을 유지하였다. 뿐만 아니라 누렇게 무르익은 보리밭은 바야흐로 아버지의 정복을 기다려야만 하였다. 아버지는 대지의 정복자였다.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달구어진 대지가 열기로 후끈거리는 흙 내음을 물씬물씬 피워 올리면 검붉어진 아버지도 곧바로 낫을 들고 6월의 뜨거움에 신열을 앓고 있는 싯누런 보리를 쓱싹쓱싹 베어 눕혔다. 그러면 공포의 대상이었던 원시림은 아버지의 의욕적인 낫질에 힘없이 무너져서 그만 대지에 드러눕고 마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지나간 보리밭 골은 일체의 신비와 공포가 베어지고 벗겨져서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온갖 억측과 혼돈이 깃들었던 수풀이 벗겨진 곳에는 언제나 아버지의 번쩍이는 낫이 빛나고 있었다. 푸른 하늘아래 정통파 농사꾼인 아버지의 낫질은 우리의 목숨을 노리는 그 어떠한 문둥이도 존재하지 않음을 명확하게 밝혀주었다. 정복자로서의 아버지의 노동은 참으로 역동적이었다. 농사일에 몰두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농사꾼을 괴롭히는 노동의 고통을 또한 어떻게 정복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셨다. 다른 사람들이 낫질 한번에 뜨거운 한숨 한번으로 더위에 허덕일 때 벌써 아버지는 보리밭골 저편까지 보리를 베어 놓고는 온 산천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볼호령을 떠뜨리는 것이었다. "어허, 이 쌈들아! 우째 일한테 지고 있노?" 아버지는 농사일의 정복자였다. 그러나 무자비한 정복자는 아니었다. 타작마당 가득 깔아놓은 보리를 타작하실 때의 아버지는 당신이 얼마나 위대한 예술가적 열정으로 농사일을 운치있게 정복하는가를 여실히 보여 주셨다. 도리깨를 든 칠 팔 명의 일꾼을 일렬로 세워 놓고 목도리깨질로 보리 타작을 주도해 나가는 아버지는 그 천부적인 리듬감각으로써 마치 교향악단의 지휘자처럼 자유자재로 타작마당의 신명을 꾸려 나가셨다. 출중한 음악적 재능이 있어야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통솔할 수 있듯이 목도리깨질 역시 마찬가지였다. 목도리깨를 든 사람은 도리깨질 못지 않게 우선 앞소리가 탁월해야 한다. 그 앞소리는 도리깨질의 박자와 어김이 없는 긴박성을 유지해야 하며 내용 또한 모내기 할 때와는 전적으로 다른, 격렬하고도 뜨거운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앞소리의 내용이 즉석에서 창작되어진 참신한 것이어야지 한번이라도 들어 본 적이 있는 낡은 것은 탁작마당의 신명을 되려 죽이는 까닭에 경지에 달한 문학적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언제나 참신한 앞소리로써 타작마당의 흥을 주도하셨던 아버지는 위대한 음악가인 동시에 살아 있는 문학이 어떤 것인가를 온몸으로 보여 주셨다. -이기 뭐꼬? -옹헤야! -보리가 살았네? _옹헤야! -살리 주까? -옹헤야! -그라마 안되지. -옹헤야! -가말댁 미너리, -옹헤야! -소박맞을거, -옹헤야! -살리 놓응께, -옹헤야! -가말댁이, -옹헤야! -다부 죽는 것, -옹헤야! -시상 사람이, -옹헤야! -다 아는데, -옹헤야! -보리라꼬, -옹헤야! -앙그렇까이? -옹헤야! -사정없이, -옹헤야! -뚜디리라. -옹헤야! -여기도 살았고, -옹헤야! -요것도 살았네. -옹헤야! -우잇샤! -우잇샤! -우잇샤! -우잇샤! -인자 됐다. -옹헤야! -늘어진 꼴이, -옹헤야! -관동 할배, -옹헤야! -부랄이다. -옹헤야...... -어허, 수고들 했네. 잠시 쉬었다 또 한마당 하지. 거 중참 가 오이라! 누구든지 아버지의 역동적인 도리깨질을 본 사람이라면 타고난 리듬 감각이 없이는 그렇게 후련하고도 리드미컬한 도리깨질이 불가능함을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늘 높이 치켜 들린 도리깨의 발은 한순간 무게의 중심을 잃고 허공에서 휘청대는가 싶은 찰나에 대지를 향해 내리꽂는 의중에 번개같이 낚아 채여 어느 새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지축을 뒤흔드는 타작매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일렬로 늘어섰던 사람들의 도리깨들도 일제히 아버지가 강타한 지점을 향해 집중적으로 두드린다. 타작마당에는 탱글탱글 여문 보리가 아버지가 주도하는 가공할 도리깨질에 의해 자르르 자르르 털려나갔다. 보리타작 한마당은 잘 다듬어진 한편의 연극처럼 기승전결에 의해 진행되었다. 도입 부분에서는 언제나 가만가만 어루만지듯이 절묘한 앞소리로 도리깨꾼들의 신명을 일거에 촉발시켜서 그 폭발된 신명을 몽땅 도리깨질로 전화시켜 역발산기개세를 연출해낸다. 그러면 타작마당의 뻣뻣하던 보리들은 삽시간에 쑥밭이 되어 도리깨질의 절정을 맞이하게 된다. 절정에 이르른 아버지의 도리깨는 풍물잡이의 상쇠가 휘모리 가락시에 간간이 묵음 장단으로 더욱 흥을 돋우듯 수직으로 내리 꽂던 도리깨질에서 나긋나긋해진 보리짚을 뒤집어 쳐넘기는 변신을 해 보인다. 아버지의 변칙적인 도리깨질에 타작마당의 푸른 하늘에는 폭죽에서 터져나온 폭죽 테이프마냥 노란 보리짚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이윽고 끝마당이 되면 대단원을 마감하는 마무리 타작질이 이어지고 이때쯤이면 아버지는 한손으로 도리깨질을 하는 도중 또 한손으로는 대충 마무리를 짓는 정리정돈을 지시하신다. 중참으로 내 온 막걸리와 국수를 한사발씩 비운 일꾼들은 또 한바탕의 신명풀이를 털고 나서 점심 후에는 낮잠을 즐긴다. 보리짚동 뒤 그늘에 누워서 눈부신 한낮에도 한밤중과 같은 코고는 소리를 내시던 아버지는 농사일 자체를 가장 아름답게 승화시킨 천부적인 농부셨다. 보리타작과 같은 고된 노동을 한바탕의 음악으로, 걸쭉한 문학으로 걸러내 버린 위대한 정복자셨다. 지금도 눈에 선하다. 푸른 들판 저켠에 우뚝 서서 온 산천을 쩌렁쩌렁 울리던 호령소리가. -어허, 이 쌈들아! 우째 일한테 지고 있노? *'다부 죽는 것' - '도로 죽는 것'의 경상도 사투리 *'이 쌈들아' - '이 사람들아'의 경상도식 발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