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올라간 등대, 완주 산속등대
외로운 섬이나 바닷가에 우뚝 서서 어둠을 밝혀야 할 등대. 이런 고정관념을 한 방에 떨쳐 버릴 수 있는 곳이 완주군 소양면 산속등대다.
40여 년간 내륙의 제지공장에서 연기를 내뿜었던 굴뚝이 산속의 등대로 거듭나 한국의 테이트 모던을 꿈꾸고 있다. 등대 옆에는 흰수염고래까지 유영하고 있어 상상력을 자극하게 해 준다. 일상에 찌들어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거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이곳을 어슬렁거려라. 갑자기 떠오르는 영감에 무릎을 탁 칠 수 있으니까.
산속등대는 1980년대 제지공장을 그대로 살린 복합문화공간이다. 매표소 앞은 기억의 파사드로 공장형태의 조형물이 보인다. 마당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잔디를 깔았고 ‘모두의 테이블’이라 불리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살펴보면 하천의 자갈을 토목재료로 사용되어 과거 우리 공사의 특징을 볼 수 있다. 길이 23m가 넘는 국내 최장 테이블에서 맛난 요리를 놓고 야외파티를 한다니 상상만 해도 즐겁다.
공장 벽면에는 ‘자조. 협동.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라는 빛바랜 표어를 그대로 살렸다. 그 안쪽에 ‘슨슨카페’라는 통유리 건물을 배치했는데 공장 건물이 새로운 건물을 껴안고 있는 형상이다. 가운데 연못을 배치해 카페의 반영을 볼 수 있다. 카페 내부에는 길이 7.2m 국내 최장 우드슬랩이 들어가 있다. 이 거대한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 왠지 대자연의 기운을 얻을 것만 같다. 80년대 공중전화부스 안에는 태블릿 PC가 있어 누구나 노래할 수 있다. 공중전화 노래방이라니 재미난 착상이다.
컨테이너 45개를 붙여 만든 어뮤즈월드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위한 체험 공간이다. 예술, 요리, 게임, VR 등 어린이와 청소년만의 전용공간으로 성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폐수처리장은 원래 벙커놀이터로 만들려고 했으나 철거 즈음 산에서 내려온 개구리가 쉬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과감히 개구리 놀이터로 바꿨다. 무당개구리, 청개구리. 맹꽁이 등의 보금자리로 그들이 쉴 수 있도록 조용한 관람을 부탁한다는 안내 문구가 왠지 고맙다.
폐수처리시설을 활용한 야외 공연장은 로마의 콜로세움을 닮았다. 안쪽에 피아노까지 놓아 색다른 느낌이다. 버스킹 무대이며 관람석은 공장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사용하고 있다.
높이 33미터 빨간 산속등대는 이 문화공간의 심장이다. 버려진 굴뚝은 망망대해를 밝히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문 닫기 10분 전, 등대는 은은한 불빛쇼를 보여준다. 등대 옆에는 흰수염고래가 유영하고 있다.
길이 33미터로 현존하는 고래조형물 중 가장 크다고 한다.
여행 팁
산속등대 입장료는 1만 원. 음료 1잔이 포함되었으며 카페, 미술관, 체험관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10시에 개장하며 21시에 문을 닫는다.
첫댓글 가보고 싶네요
언제나 모놀해 볼수 있을런지...
와우~~~!!
새로운 체험이 될 것 같아요ㆍ
아직도 가야할 곳들
가 볼 곳이 너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