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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와 전략가의 대결, 제갈량과 사마의
번호:193 글쓴이: dreamshinis (Politics회원 글중에서)
조회:9 날짜:2003/05/22 01:23
.. 삼국지 후반부 최고 클라이막스는 바로 촉나라의 재상 제갈량과 위나라 장군 사마의의 대결이다.
이 부분은 삼국지의 모든 전략과 지략이 다 담긴 전쟁으로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둘의 대결은 다른 위치에서 그 전쟁을 바라보고 있다.
제갈량은 정치가라는 위치에서, 사마의는 전략가라는 위치에서 그 전쟁을 바라보고 그 시나리오를 짜 나갔다.
정치가 제갈량의 위치에서 이 전쟁은 어떻게 보였을까?
그것은 국력이 약한 촉나라가 한제국 부흥이라는 국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치룬 국가의 명운이 걸린 전쟁이었다.
하지만 전략가 사마의의 위치에서 이 전쟁은 어떻게 보였을까?
단지 일게 변방의 약소국이 침입해 온 동쪽 방어선이 위태한 정도인 전쟁이었다.
결국 정치가 제갈량은 그 전쟁에서 커다란 패배를 해서는 안되는 싸움이었고, 전략가 사마의는 동쪽 방어선이 무너지지 않게 잘 막기만 하면되는 싸움이었다.
전쟁은 제갈량의 죽음으로 끝이 났고, 그의 죽음으로 한나라 부흥이라는 이상도 무너지게 되었다.
여기서 정치가와 전략가는 어떻게 차이가 날까?
정치가는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라고 할 수 있고, 전략가는 철저한 현실주의자라고 본다.
둘 다 현실을 정확히 보고 판단해서 움직이는 것은 같으나, 정치가는 이상을 향해 움직이는 현실이고 전략가는 당장의 현실에서 효과가 나타내게 하는 현실이다.
전략가는 이상이 없다. 단지 눈 앞의 현실이다.
제갈량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사마의는 결국 그의 후손이 위나라를 찬탈한다.
이상이 없이 현실속의 보이는 전쟁, 보이지 않는 전쟁 (정치)에서 항상 전략가의 위치로 살아온 사마의와 그 후손들은 결국 조조가 지켜낸 중국을 이민족의 손에 넘겨주는 중국으로서는 부끄러운 역사를 만드는 계기를 마련한다.
만약 사마의와 그의 후손들이 이상을 가지고 전략을 사용했다면 훌륭한 정치가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상이 없이 당장 정치적, 군사적 승리로 오만해졌기 때문에 결국은 국력의 낭비를 가져와서 다른 민족에게 국가를 넘겨주는 치욕을 당하게 된다.
현실에서도 정치가인지 전략가인지 모를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고 야단 법썩이다.
그들에게 제갈량과 같은 이상을 가지고 현실적으로 움직이는 것일까?
아니면 사마의처럼 당장의 전략적 승리를 위해서 움직이는 걸까?
모를일이다.
진정한 정치가는 제갈량처럼 자신이 죽고난 후의 국가마저 걱정한다.
하지만 전략가는 당장의 정쟁에서의 승리만을 구한다.
훗날 진정한 정치가가 있다고 역사에 쓰일 수 있는 사람들과 우리는 같이 숨을 쉬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이글을 읽으면서,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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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와 전략가, 제갈량과 사마의<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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