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자연농이 사과보다 더 힘든게 아닌가하고 절망하고 있었는데 희망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복숭아에서 가장 힘든 병해충이 흰가루 진딧물과 오갈병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불청객들이 많이 찾아왔다.
심한곳은 병든 가지 를 모두 잘라버리기도 하고 어떤 나무는 한 나무에서도 일부 가지만 남기고 잘라버리기도 하고 대부분은 병든 상태 그대로 그냥 방치해둔 상태이다.
오갈병이나 흰 가루 진딧물이 번지기 시작하면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애처로운 상태로 나무가 죽어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들 충이나 균들을 죽이거나 내쫓기 위해 천연독초액도 써서는 안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 때문에 그냥 가지를 통째로 잘라버리든지 아니면 병든 잎을 따내어 버리는 일 외에는 아무 조치도 할 수가 없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을 올해도 역시 피할 수는 없었고 이러다가 자연농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회의를 느낀 적도 많았다.
그러나 5년째인 올해는 병든 잎을 나무 스스로 떨어뜨리며 새순을 내면서 다시 살아나는 생동감 넘치는 현장이 곳곳에서 눈에 뜨인다.
신비한 장면을 보면서 자연의 힘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생물들이 오갈병을 들게 한 균과 흰가루 진딧물의 독무대를 결코 그대로 방치하지않고 생태계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감시하며 중재하는 인간의 편을 들어 복숭아나무를 지켜주기 위해 해충의 영역을 포위하여 몰아내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이제 스스로 해충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면역력이 생긴 것 같고 내년에는 이들의 고통을 약하게 받거나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무로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열렸던 복숭아도 수확 시까지 버티지 못하고 탄저병이 들어 나를 실망시켰었는데 내년에는 이런 일도 없을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생물들의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어 복숭아나무에서 생기는 트러블이 평화롭게 진압되고 있는 것 같다.
자연농은 이런 과정과정의 변화를 즐길 줄 알아야 버텨나갈 수 있고 꿈을 먹고 살 수 있어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진심어린 응원과 관심이 복숭아에게는
천연 독초액 보다 더 큰 힘이 될 것 입니다...